- 어제 당사자 구단 찾아와 사과문 제출
- 30세 회사원... 서포터즈 아닌 개인팬
- 향후 10년간 입장금지 조치
- 한일 모두 응원문화 자정 필요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전북현대 손지훈 홍보팀장, 조영증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장
“일본의 대지진을 축하합니다” 한일전 축구경기장에 이런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경기 시작 20분 만에 이 사실을 안 구단 측이 급히 현수막을 철거했지만, 이미 일본 언론에 포착이 됐고 격렬한 항의와 함께 자칫 외교논란으로 번지는 건 아닐까 우려 되는 상황인데요. 이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당시 경기를 치른 팀, 전북현대축구팀의 손지훈 홍보팀장 연결돼 있습니다.
축구
◇ 김현정> 지금 구단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난처해지셨어요. 사과문 게재를 어제 하셨습니다만, 이 사태에 대한 구단의 입장을 먼저 간략하게 밝혀주시죠.
◆ 손지훈> 일단 이번 일로 뜻하지 않게 많은 피해를 보고 실의에 빠진 일본 국민들한테 죄송하고요. 축구를 사랑하는 축구팬들한테 다시 한 번 사과를 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어제 이 글을, 문구를 내건 당사자가 구단으로 찾아와서 사과문을 제출을 했거든요.
◇ 김현정> 찾으셨어요? 그 당사자를?
◆ 손지훈> 네.
◇ 김현정> 그러면 온라인상에 지금 사과문 올린 그 편지를 쓴 당사자가 맞습니까?
◆ 손지훈> 네.
◇ 김현정> 찾으셨군요?
◆ 손지훈> 그게 어떻게 유출이 되어서... 제가 오늘 아침에 발표를 하려고 했는데, 지금 발표가 좀 혼선이 생기면서 입장이 그런데요. 일단 당사자가 와서 사과문을 제출을 했고요. 한 개인의 잘못된 행동이 이렇게 큰 파장을 일으킬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고, 아무 뜻 없이 원정경기에서 지고 왔다는 이유로 그걸 게재를 했다고 합니다.
◇ 김현정> 화가 나서요?
◆ 손지훈> 네,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변명을 늘어놓기에 저희도 당황스러웠는데요. 일단 당사자는 저희들이 향후 10년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지는 저희 경기를 입장할 수 없는 조치를 내렸습니다.
◇ 김현정> 입장금지. 법적책임까지도 대응을 하실 생각이세요?
◆ 손지훈> 일단은 저희들이 생각은 갖고 있지만, 그게 과연 법적인 책임까지 갈 수 있을지 없을지는 저희들도 검찰이나 경찰이나 한번 질의를 해 본 다음에 결정을 내려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당사자가 서포터즈 중에 한 명이던가요? 아니면 한 명의 단순한 개인 팬이었습니까?
◆ 손지훈> 서포터즈는 아니고요. 오로지 혼자 게임을 보러 왔다 갔다 하는 사람이랍니다.
◇ 김현정> 나이대가 어떻게 되는 사람이에요?
◆ 손지훈> 30살이고요, 회사원이었어요.
◇ 김현정> 전주 분이었어요?
◆ 손지훈> 네.
◇ 김현정>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요? 진 게 화가 나서?
◆ 손지훈> 네, 아무 뜻 없이 진 게 화가 나서 그렇게 했다고 하는데. 저희들도 그런 말에 너무나 당황스럽고 해서 여러 가지 말을 나눠봤지만, 한 사람의 행동이 그렇게 큰 아픔과 혼란을 줄줄은 본인도 몰랐다면서 재차 머리 숙여 사과를 하더라고요.
◇ 김현정> 지금 외교문제까지 비화가 되고, 사실 구단이 현대차이기 때문에 이게 일본에서는 불매운동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이런 걱정도 있어요?
◆ 손지훈> 글쎄, 이번 일로 해서 기업이 이미지나 이런 건 많이 손상이 되었다고 보지는 않고요. 어차피 한 사람 개인의 행동이기 때문에 그런 것은 큰 영향은 없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사실관계 확인을 할 부분이 있습니다. 이 현수막이 경기 시작 전에 걸린 겁니까? 후에 걸린 겁니까?
◆ 손지훈> 글쎄요, 지금 저희가 주변 인물들, 주변 서포터들 얘기를 듣다 보면, 경기 전에는 아니고 경기 시작하면서 이게 걸린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런데 20분 동안은 전혀 모르셨어요?
◆ 손지훈> 일단 일어로 써 있기 때문에 몰랐고. 경기에 집중을 하기 때문에 관중석이나 이런 걸 구단직원들은 쳐다볼 수가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럼 20분 만에 알게 된 건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
◆ 손지훈> 세레소 오사카팀의 관계자가 “저 글귀가 이런 글귀다”라는 얘기를 해 줘서 알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전북현대가 홈팀이라, 사전에 발견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참 아쉽다, 이런 이야기도 있는데. 상황이 좀 어려우셨다는 말씀이시군요?
◆ 조영증> 당시 1만 6천명 정도 입장관중이 왔는데, 저희들이 K리그도 마찬가지지만 AFC경기에, 경기에 앞서서 입장한 관중 검문검색을 더 강화를 합니다. 검문검색이라는 것은 흉기로 둔갑할 수 있는 철제봉이라든지 병, 캔, 이런 것들을 저희들이 웬만하면 반입금지를 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문구나 이런 것들은 종이로 접어서 오기 때문에 그런 부분까지는 저희가 미처 확인을 못 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세레소 오사카 측, 일본 구단 측에서는 현장에서는 항의는 했고, 그 후에 AFC(아시아축구연맹)와 우리 한국축구협회에도 공식항의를 했다고요?
◆ 손지훈> 일단 아시아 축구연맹에 공식 항의를 했고요. 저희들도 경기가 끝나고 그 다음 날 바로 세레소 오사카 측에 공식사과문을 발송을 했고요.
◇ 김현정> AFC측에서는 전북현대에게 벌금부과라든지 경고 같은 징계를 생각하고 있다고 합니까?
◆ 손지훈> 일단은 징계위원회에 저희 구단이 회부된 것으로는 알고 있고요. 징계 여부가 언제 결정이 날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어느 정도 수위가 될 가능성이 있나요, 다른 해외사례랑 비교해 보면?
◆ 손지훈> 글쎄요, 이런 경우가 없기 때문에.
◇ 김현정> 없습니까?
◆ 손지훈> 네, 국제간 클럽리그이기 때문에, 클럽리그에서 이런 일이 없었던 걸로 아는데요. 아시아권에서는 특히나 더 없었던 걸로 알고 있어서 어떻게 징계가 이루어질지는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지금 구단에서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어떤 부분일까요?
◆ 손지훈> 일단은 이런 일 자체가 벌어진 것이 대단히 크게 잘못된 거고, 일단 징계수위가 최소한 최대로 낮춰지는 게 저희 구단에서는 바라는 것이고요. 설마 그럴 리는 없겠지만 무관중 경기라든지.
◇ 김현정> 한 네 경기 정도는 무관중으로 가라, 이런 징계가 나올 수 있다면서요?
◆ 손지훈> 그런데 그렇게까지는 안 될 거라고 예상은 하는데. 한번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재발방지 대책 같은 게 가능할까 모르겠습니다. 어떠세요?
◆ 손지훈> 재발방지대책이라면 검문검색이나 이런 것들인데요. 이렇게 일반 팬들한테 저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흉기로 둔갑할 수 있는 부분이나 유리병 이런 것들이거든요.
◇ 김현정> 그런 것이 아니면, 사실은 어려운 상황... 응원단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식수준이 올라가야 된다, 이런 말씀이세요?
◆ 손지훈> 아무래도 그런 부분도 있어야 되고. 한 팀을 좋아하다 보니까, 너무 좋아하다 보니까 이런 행동들이 발생이 됐는데, 조금 이성적으로 더 생각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김현정> 네, 어려운 중에 인터뷰에 응해 주셨습니다. 전북현대의 홍보팀장을 먼저 만나봤고요.
축구계는 이 상황을 지금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교육국장이었고 현재는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장이세요. 조영증 센터장 연결을 해보겠습니다.
◇ 김현정> 센터장님, 이번 사태 어떻게 보세요?
◆ 조영증> 글쎄, 일어나지 말았어야 될 일이죠. 축구는 운동장이나, 장외나 어디서나, 페어플레이를 모토로 해서 하는 경기거든요.
◇ 김현정> 스포츠맨십.
◆ 조영증> 그렇죠, 특히 축구에서는 어느 경기보다 그걸 더 중요하게 여기는데, 일반 관중들이 이런 특히 불미스러운 일을 끄집어내서 플래카드 했다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죠.
◇ 김현정> 가장 관심은 구단의 책임이 어디까지냐 하는 건데. 어떻게 되는 건가요?
◆ 조영증> 글쎄, 일단 구단이 이런 방지를 하지 못했다는 게 책임이 크죠.
◇ 김현정> 큽니까?
◆ 조영증> 네, 그 다음에 그 이면적으로는 거기에 안전요원들이라고 대형업체가 있는데, 사실 구단이 경기행사를 하다 보면 이런 데까지 신경 쓰기가 참 인력이나 여러 가지 부족한데.
◇ 김현정> 앞에서 굉장히 바쁘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 조영증> 그래서 안전요원을 계약해서 쓰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분들이 이런 걸 다 사전에 차단을 해야 되겠죠. 그렇기 때문에 연간계약을 해서 쓰는 것인데 참 안타깝습니다.
◇ 김현정> 이 정도 작은 일 가지고 뭐 이렇게 흥분하느냐, 하실 수도 있지만요. 사실은 이게 잘못하면 외교적 문제, 우리 수출에도 타격을 입히는 문제까지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사실 짚어보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해외에도 이런 비슷한 사례가 어떻게 좀 있었나요? 똑같지는 않더라도?
◆ 조영증> 왕왕 있죠. 정치적 구호, 그 다음에 비하발언, 이런 걸 하면 결과적으로 운영구단에 상당히 여러 가지 제재를 가했는데. 뭐 외국에서도 왕왕 이런 일은 있을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럴 때 어떤 정도 제재가 가해졌어요?
◆ 조영증> 일단은 지금 AFC챔피언스리그니까 일단 AFC 사과나 거기에 대한 정확한 진상을 전달해야 될 것 같고요. 그 다음에 당사자인 J리그 사무국이나 일본축구협회, 오사카 세레소 같은 데 정중히 사과를 해야겠죠?
◇ 김현정> 그런데 말입니다. 사실 인터넷상에서 어떤 의견이 많은가 하면, 이번에 우리에게 항의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도 일본 홈에서 경기할 때 무례한 응원을 한 경우가 있다, 김연아 선수가 악마가면을 쓴 현수막을 내건다, 그런데 우리가 굳이 뭐 이렇게까지 사과할 필요가 있느냐, 역시 일본도 자정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의견이 많거든요?
◆ 조영증> 일단은 잘못된 것은 사과하고 그 후에 일어난 것에 대해서 우리도 공식적으로 어떤 대응은 해야 되겠죠. 일단 지금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전북서포터즈가 잘못한 건 누구나 다 인정한 것 아닙니까?
◇ 김현정> 일본에서 유치한 짓을 했다고 우리 쪽에서도 똑같이 유치하게 응수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씀이세요?
◆ 조영증> 네.
◇ 김현정> 일본에서 그런 무례한 응원을 했을 때 우리가 항의하고 그랬습니까?
◆ 조영증>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면 지난번 1월에 있었던 아시아선수권대회에 기성용 선수가 우승하고 원숭이 흉내를 내는 세리모니도 하고. 그때 당시도 제가 단장으로 갔었는데 일본 단장한테 만나서 제가 정중히 사과하고 그래서 사실 오해가 풀렸는데.
◇ 김현정> 반대로 일본이 우리 경기 응원할 때 욱일승천기 올리고 김연아 선수한테 악마분장을 한 현수막을 건다든지 했을 때, 우리가 항의한 적은 있나요?
◆ 조영증> 그것도 저희가 항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그림을 그린 것하고 문구를 쓴 것하고는 차이가 있죠. 지금처럼 문구를 써서 직접적으로 표시하는 것하고 사실 어떻게 보면 그림 그린다는 포괄적 의미도 있는데, 그런 게 명확하면 그건 뭐 항의 내지 사과를 받아야 되죠.
◇ 김현정> 그러니까 우리도 그런 게 있을 때는 정확하게 항의를 하고 사과를 받고. 또 일본 너희도 자정해라, 이런 것도 요구해야 될 것 같고요?
◆ 조영증> 그렇습니다. 그건 일본뿐만 아니라 어떤 나라, 어떤 축구계에 일어났던 모든 장면을 당사자도 문제 있지만, 해당 연맹이 그런 것에 대해서 상당히 엄하게 다루니까 거기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제재를 가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스포츠맨십이라는 말 앞에서 언급하셨는데, 한국이든 일본이든 어느 나라든 어떤 스포츠든 스포츠맨십이 기본이 된 경기와 응원 정말 있어야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일로 문제가 되고 축구팬들을 실망시켜서는 안 될 것 같아요.
◆ 조영증> 그렇죠. 제가 보기에 참 안타까운 것이 뭐냐 하면 사실 6:1로 이기면 대승이거든요.
◇ 김현정> 우리가 대승했어요.
◆ 조영증> 그런 잔칫집에 가는 상황까지 올라갔는데, 이런 문구 가지고... 어떻게 보면 큰 차원에서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사실 그 자체만 봐도 우리가 일본을 압승으로 모든 게 크게 통 크게 다시 바라보고 크게 해야 되는데, 참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것은 참 유감스럽습니다.
◇ 김현정> 앞에 전북현대구단 관계자들은 지금 잠을 못 자고 있다고 합니다. 목소리가 다 쉬어 있으시더라고요. 그 정도로 마음고생을 하는데, 왜 이겨놓고서 이런 고생을 해야 되나, 이런 생각도 들고요?
◆ 조영증> 저도 동감입니다.
◇ 김현정> 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