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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계층 상실감 폭발?… 신자유주의가 키운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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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외계층 상실감 폭발?… 신자유주의가 키운 양극화

    "세계시장과 치열한 경쟁에 노출…기업들 불확실성 대비 비정규직 고용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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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여년 이상 택시영업을 해 온 50대 개인택시 기사 김 모씨. 한 달 매출 350만원에서 가스값과 정비, 보험료 등 운영비 150만원을 빼면 매달 200만원을 가져가기도 빠듯하다. 과거보다 상대적인 수입이 낮아져 아이들 대학 보내기도 힘들다.

    김 씨는 18일 "낮 시간대 서울시내 평균 속도가 시속 30km에 불과해 하루 240km 운행한다면 손님을 계속 태운다 해도 매일 20만원 매출에 불과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수입을 올리기 위해 과속이나 신호위반은 불가피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1997년 외환위기와 닷컴버블, 카드대란, 2008년 금융위기 등을 거치면서 우리 사회의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됐다. 중산층 붕괴는 각종 지표로도 확인되고 있다.

    소득분배의 불균형을 보여주는 지니계수는 지난해 0.315로 1997년의 0.264에 비해 급속히 악화됐다. 특히 재정위기의 진원지인 EU회원국의 0.310보다 높은 수준이다.

    소득별로 10등분해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하위 10%) 계층의 평균 소득은 1998년 38만2천원에서 지난해 59만9천원으로 56.8% 늘어난데 비해 소득이 가장 높은 10분위 계층은 165만8천원에서 328만9천원으로 98.4%나 급증했다.

    또 중위소득의 절반도 못 버는 인구비중인 상대적 빈곤율은 1997년 8.7%에서 지난해엔 14.9%로 치솟았다. 신자유주의의 여파로 고용불안이 심화돼 사실상의 청년층 실업을 의미하는 취업애로계층은 45%에 이른다.

    현대경제연구원 김동렬 박사는 "양극화는 세계화와 정보화에 따른 현상"이라며 "전세계적인 경쟁에 노출되다 보니 다른 나라나 경쟁회사에 비해 경쟁이 떨어지는 사업은 밀리는 것이고 기업은 불확실성에 대비해 정규직 보다는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신자유주의가 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데는 효과적이었으나 분배균등을 추구하는데는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자유개방 경제가 2008년 금융위기와 현재의 미국,유럽의 재정위기를 불러오고 있는데, 전체 파이의 분배가 승자독식으로 이뤄짐에 따라 빈부격차 확대와 실업증가, 이로 인한 대중의 빈곤화, 실업화를 낳았다"고 말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이어지는 월가 시위는 소외계층의 상실감이 폭발한 것으로 본다"며 "성장은 신자유주의적으로 하되, 분배는 신자유주의에 맡길 수 없으며, 결국 국가가 재분배 정책을 강화하고 부유층 및 대기업이 부담하는 사회복지세를 신설해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앞만 보고 달려온 한국경제, 이제는 계층간 갈등이 폭발하기 이전에 주변을 돌아보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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