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정대협 "日대사관 앞에 평화비 반드시 세운다"

사회 일반

    정대협 "日대사관 앞에 평화비 반드시 세운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 정대협 윤미향 상임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오늘 수요집회 1000회 평화비 제막
    -日'평화비 반발'은 적반하장 코미디
    -13살 소녀 위안부 자궁수술 만행도
    -"일본 사죄하는 꼴 보고 죽겠다"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상임대표

    1992년에 시작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들의 수요 집회. 오늘로 1000회째가 됐습니다. 기간으로 따지자면 무려 19년 11개월. 그러니까 거의 20년이 됩니다. 하지만 달라진 건 없죠. 그 20년의 세월, 오늘 돌이켜보겠습니다. 먼저 13살에 일본군에 끌려갔던 소녀, 지금은 여든넷이 됐습니다. 길원옥 할머님부터 만나보죠.

    위안부 피해자

     

    ◇ 김현정> 수요일마다 일본 대사관에서 집회를 시작한 지가 벌써 1,000회입니다. 소감이 남다르실 것 같은데요..

    ◆ 길원옥> 저는 처음부터 나온 게 아니라 얼마 안 됐어요. 저 나온 지가.

    ◇ 김현정> 그러셨어요? 그동안에는 왜 참석을 안 하셨어요?

    ◆ 길원옥> 그러니까 아무것도 배운 게 없으니까 역사를 압니까? 아무것도 모르니까.. 역사도 알고 뭘 알아서 아, 이건 내가 죄인이 나만이 아니로구나 하는 건 알겠지만 몰랐으니까 그래서 이제 나와서 보고 나니까 위안부가 죄인이 아니라 일본 정부나 한국 정부가 죄인이지, 우리는 피해자인데 어째 내가 어째 죄인이라고 여태까지 숨어살았나 싶어서 이제는 수요 집회고 어디서 오라고 하면 아무데나 가요. 외국이고 한국이고 다녀요.

    ◇ 김현정> 왜 할머님이 부끄럽고, 할머님이 잘못하신 일이라고 생각하셨어요?

    ◆ 길원옥> 여자는 정조가 잘못되면 그 집안에서도 사람으로 취급을 안 하고 매일 부끄러운 건 줄 알았거든요. 그것만 알았지 이건 나가서 세상 사람에게 알려야겠구나 하는 생각은 조금도 없었어요.

    ◇ 김현정> 그러셨어요. 그동안 뭐가 가장 서러우셨어요?

    ◆ 길원옥> 13살에 병신이 되어서. 13살에 끌려가서 거기서 바로 병 얻어가서 수술하고서 아이 못 낳게 기계를 집어넣고 했으니까. 양쪽 다리 ‘요꼬네’라는 병이 있어요, 성병. 그게 어린 것이 그걸 당하겠어요? 못 당하지. 그래서 수술을 한다고 그러니까 수술하면 고쳐지는 줄 알았죠. 그랬더니 수술하는 게 그거 수술만 하는 게 아니라 뱃속으로다가 애를 못 낳게 만들어놨어요. 그러니까 일생 동안 정말 사람답게 하루도 못 살아보고 이렇게 나이만 84되도록 살았네요.

    ◇ 김현정> 그러니까 13살짜리 소녀를 끌고 가서 위안부로 쓰다가 성병에 걸려버리니까 아이를 못 낳게 아예 수술을 시켜버렸어요?

    ◆ 길원옥> 그렇죠. 그러니까 나 혼자만 알고 있을 게 아니라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해서 결국은 나와서 숨기지 않고 부끄러움도 없어지고 이제는 한 사람이라도 더 알려야만 우리 후손은 안 당하겠구나, 나라가 없어서 당했구나 하는 것을 알 테니까 그래서 그냥 후손을 위해서라면 열심히 싸운다고 싸우는 거예요.

    ◇ 김현정> 그렇게 세상에 알리고자 그저 힘드신 몸을 이끌고 수요 집회를 찾아다니고, 언론사 인터뷰 다니고 하는데 달라진 게 있습니까?

    ◆ 길원옥> 달라지는 게 없으니까 우리가 234명이 정대협에다 신청을 했는데 이제는 살아 있는 사람이 한 사람이 또 죽어서 이제는 63명밖에 안 남았어요.

    ◇ 김현정> 그렇게 할머님들이 돌아가실 동안 달라진 게 없어요?

    ◆ 길원옥> 달라지지 않고 우리 다 죽으면 저 사람들이 활개 칠 줄 알고 말 못 하는 그야말로 벙어리다 하고 답변을 안 하고 있더니 우리가 거기다가 기념비를 세워서 그 앞에다, 대사관 앞에다 세운다니까.

    ◇ 김현정> 주한일본대사관 앞에다 기념비 세운다고 하시고 계시죠?

    ◆ 길원옥> 우리가 그걸 세운다니까 일본 무슨 장관이라는 사람이 세우지 말라고 우리나라에다 통보를 했대요. 이전에 이건 법적으로 해결해야 될 일이니까 나와서 우리 회담합시다. 하니까 안 한다고 가만히 있다가 그 앞에다가 기념비를 세운다니까 그건 하지 말라고 했대요. 입도 뚫려서 말도 하고 듣는 귀도 있는 모양인데 그 외에는 아무런 답변도 안 했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우리 땅에다 우리 피해자들이 하겠다는데 누가 말려.

    ◇ 김현정> 알겠습니다. 할머님, 지금이 여든넷 되셨어요. 앞으로 나 눈 감기 전에 이건 좀 보고 싶다 하는 소망, 바람이 있으시다면요?

    ◆ 길원옥> 자기네가 진짜로 잘못했으면, 잘못했다고 사죄하는 꼴을 보려고 이렇게 살고 있지 않나 싶어요.

    ◇ 김현정> 진심으로 사죄하는 꼴을 좀 보고 싶다는 말씀이세요..

    ◆ 길원옥> 네. 아무 소원이 지금 뭐가 있겠습니까? 생각해 보세요. 부모님이 계시니 부모님을 만나고 싶어요, 동지가 있니 동지를 만나고 싶어요, 자식 낳고 호화롭게 가정을 가져보지 않았으니까 그것도 없죠. 우리 돌아가신 양반들도 다 그것 못 받고 죽은 게 억울하지 다른 거 아무것도 서운한 거 하나도 없어요. 뭐가 서운하겠어요.

    ◇ 김현정> 할머님들의 절절한 목소리가 그들에게도 닿아야 할 텐데 왜 이렇게 꿈쩍 않고 할머님들의 애를 태우는지 정말 답답한 노릇입니다. 할머님 건강하시고요. 끝까지 살아남으셔서 그 사과 받으셔야죠.

    ◆ 길원옥>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길원옥> 고맙습니다.

    ㅋㅋ

     

    ◇ 김현정>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님 먼저 만나봤습니다. 이어서 이번에는 수요 집회를 첫 회부터 이끌어온 분입니다. 그때는 간사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대표가 되셨네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대표 연결해 보죠.

    ◇ 김현정> 앞에서 할머님 말씀 들으니까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 윤미향> 정말 그렇네요.

    ◇ 김현정> 이분들을 모시고 매주 수요일마다 수요 집회를 한 게 벌써 1000회, 한 20년 됐죠?

    ◆ 윤미향> 네, 그렇습니다. 제가 20대 때였으니까, 처음에는. 지금 벌써 40대, 50대를 향해서 달려가고 있는 상황인 거죠.

    ◇ 김현정> 이때까지 수요 집회가 계속되리라고 상상이나 하셨어요?

    ◆ 윤미향>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었고요. 이 문제에 대해서 일본이 알게 되면, 역사의 진실을 알게 되면 그 해결하지 않겠는가 이런 아주 상식적인 수준에서 저희들은 이 시위를 시작했어요. 그러니까 길어봤자 5년, 그 정도로 생각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1000회까지 왔습니다. 소감이 어떠세요?

    ◆ 윤미향> 할머님 말씀 들으니까 더 슬프고요. 그러면서도 답답하기도 하고 또 그동안 이렇게 피해자들을 길거리에 세워둔 그런 한국 정부, 한국 사회 생각하면 또 화가 나기도 하고요. 만감이 교차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0회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우리 스스로를 이렇게 들여다보면 희망도 가지게 되고 힘도 생기게 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오늘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평화비를 세울 계획이었는데 일본 관방장관은 “정대협의 평화비 설치를 중단시켜달라” 이렇게 우리 정부에 요구를 했고요. 또 일본 대사도 우리 정부에다 “이 비 설치 막아 달라” 요구를 한 상태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 측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 윤미향> 정부는 지금 반응이 없어요. 저희들에게 안 했으면 좋겠다. 라는 요청도 없고요. 일종의 묵인이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사실은 저희는 일본 정부의 이런 태도가 뭐라고 할까요, 코미디 같다고 할까요. 이 사람, 저 사람 다 코미디를 하려고 해서 그래서 저희들이 참 웃을 수밖에 없는데.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윤미향> 사실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지 않아서 1000회까지 이끌어온 책임은 바로 일본 정부한테 있는 거죠. 평화비를 설립하기까지 이 과정은 전적으로 그 책임입니다. 일본 정부에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한-일 외교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평화비 설치라든가, 피해자들의 수요시위가 아니라 바로 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있는 일본 정부의 태도, 뻔뻔한 이 태도,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일본, 이것이 바로 한일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거죠.

    ◇ 김현정> 지금 양국의 외교문제를 외교관계를 어렵게 하는 게 어느 쪽인지에 대한 상황판단을 못하고 있는 거다, 이런 말씀이세요?.

    ◆ 윤미향> 그렇죠. 적반하장이죠.

    ◇ 김현정> 그러면 오늘은 어떻게 하실 거예요?

    ◆ 윤미향> 저희는 세웁니다. 세우고 그 1000회 수요시위 속에서 개막식을 아주 평화롭게 멋지게 할 것이고요. 사실 평화비, 이름이 평화비지만 이 평화비는 할머니들의 과거 역사와 현재 모습뿐만 아니고 미래 세대들에게 어떤 것을 우리가 주고 싶은지가 담겨 있는 거예요.

    ◇ 김현정> 혹시라도 일본이 이걸 가지고 문제 삼아서 외교문제로 비화되거나 이럴 가능성은 없을까요?

    ◆ 윤미향> 사실 그렇게 되면 외교적으로 굉장히 문제가 생길 텐데요. 저희들은 그렇지는 않으리라고 봅니다. 정말 그렇게 되면 외교적으로 국제적으로 문제를 발생시키고 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라는 것을 세계적인 이슈로 만드는 그런 일을 바로 일본 정부가 하게 될 텐데요.

    ◇ 김현정> 이슈가 크게 되면 오히려 우리에게 좋을 수도 있겠네요?[BestNocut_R]

    ◆ 윤미향> 갈등이 있고 지금 일본 정부가 우리를 향해서 압박을 넣고 있는 이런 모습 자체가 드러나는 것이 오히려 이 문제의 지금 현실을 그대로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일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로 1000회를 맞은 수요집회.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빨리 끝나야 될 텐데요.

    ◆ 윤미향> 저희는 1001회는 지금 보니까 할 수밖에 없을 것 같고요. 우리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외교적인 정책, 외교적인 활동을 총동원해서 일본 정부에게 적극적인 요구를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올 안에 이런 일에 대한 그런 결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일이 만들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할머니들도 웃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이 되네요.

    ◇ 김현정> 윤미향 대표님, 오늘 1000회 수요 집회 잘 치르시고요. 정말 1002회부터는 보지 않도록 그런 일이 생기기를 저희도 함께 기대하겠습니다.

    ◆ 윤미향>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홈페이지 바로가기]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