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오늘 엄청 맞았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정말 괴로워 죽겠다."
-"선생님께 말씀드려라."
-"안 돼. 그러면 나 맞아 죽는다. 혹시 나한테 무슨 일 생기면 우리 부모님께 얘기해 줘."
이것은 지난 19일 같은 반 친구들의 괴롭힘을 못 견뎌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구의 중학생이 숨지기 하루 전 친구와 통화한 내용이다. 그들은 부모에게 자신이 가장 힘든 사실을 이야기도 하지 못하고 이렇게 생을 마감하고 있다. 얼마나 외로운 삶을 보낸 것일까!
자살율이 증가하고 있다. 그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최근 5년간 중학생, 초등학생의 자살이 735명으로 집계되었다.
이들의 자살의 원인은 대부분 학교에서 집단 괴롭힘을 당하다 견디기 어려워 자살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의 자살을방지하고,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학교생활을 하는 원인규명과 대책마련이 매우 시급하다. 자라나는 청소년이 건강해야 국가가 건강해지는데 우리는 집단적으로 청소년을 죽음으로 몰아내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초중고생의 자살율이 앞으로 증가하면 증가했지, 줄지는 않는다는 점에 사태의심각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정과 사회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예방책을 수립하지 못하고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청소년 문제는 가정의 부모와 사회, 그리고 학교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어, 자신의 생각을 마음대로 표현하지 못하는어린이들이 결국 자살을 하는 것이다. 청소년 자살에 있어서는 가해자는 가해자 대로, 피해자는 피해자대로 특성을 보인다고 한다.
우선 집단따돌림을 가하는 학생들의 특성을 보자. 이들의 양태는 매우 다양하다. 가해자가 단순히 비행청소년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단순한 생각이다. 우등생, 모범생, 비행청소년 등등... 이들의 공통점은 가정에서 부모가 자신을 이해해주기 보다는 공부와 진학에 강요를 받아 반대급부의 스트레스를 친구에게 푸는 것이다. 그리고 혼자서 일을 저지르지 못해 패거리를 만들어 한사람(가장 심리적으로 나약한 친구)를 희생양으로 삼는 것이다.
피해자, 심리적으로 나약하지만, 집에서 자신의 힘든 생활을 한번도 이야기 하지 못하는 친구를 생각해보자. 부모에게 이야기하면 ''남자가 그렇게나 약해서 되겠느냐!'', 아니면 부모가 직접 학교 교사에게 이야기해서 대리로 사건을 해결하려 하지만, 가해자로 부터 또 다른 보복을 낳게된다.
그렇다면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무엇인가?
우선 가정에서 부모는 어려서 자녀의 입장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주고, 아이의 눈높이에서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이 사랑받는 아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면 세상의 힘든 일을 겪어낼 자질이 만들어진다. 이것은 가해청소년, 피해청소년 모두에게 해당된다. 가해청소년도 알고 보면 가정과 사회의 피해자이고, 피해를 공격성으로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학교와 사회에서는 너무 경쟁위주의 교육으로 내몰지 말고, 인성교육과 집단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야 한다. 그리고 학교에 폭력관련 상담자를 확보하고 이들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를 귀울여야 한다.
셋째, 학교는 너무 보수적인 집단이다. 자신의 학교에서 문제가 생기면 은닉하기에 급급하다. 이것은 학교의 잘못이 아니다. 학교를 평가하는 교육청의 시각이 문제이다. 문제가 생기면책임자를 처벌하는 부정적 평가가 아니라, 그 문제를 현명하게 처리하면 긍정적으로 평가해야만 책임회피가 없을 것이다.
총체적 해결방안 마련에 있어서 사고의 발상 전환이 매우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