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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이근안에게 목사 안수 준 교단은?

    예장합동개혁, 15개 무인가 신학교 운영…뾰족한 해법 없어

     

    고문 기술자로 악명을 떨쳤던 이근안 씨에게 목사 안수를 준 교단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개혁이라는 교단이다.

    과연 어떤 교단이길래 이 씨에게 목사 안수를 줄 수 있었을까?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개혁 총회는 지난 1985년에 만들어진, 26년밖에 되지 않은 신생교단이다. 총회 본부와 신학교는 현재 서울시 관악구 남현동에 자리하고 있다.

    이 교단에는 이 신학교뿐 아니라 인천과 경기 등 15개 지역에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방 신학교인 셈이다. 또 총신 디지털 등 2개의 통신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신학교 모두가 무인가라는 것이다. 이 교단이 운영하는 총회신학 홈페이지를 보면 신대원의 경우 전공 필수 과목이 9개에 불과하다.

    장신대학원이 30여 개, 총신대학원이 40여 개의 전공 필수 과목을 개설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인다.

    또 이 학교는 방학 없이 1년에 4학기 제도로 운영하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2년 안에 학교를 졸업하고 목사 안수를 받을 수 있다.

    정식 인가를 받은 다른 교단 신학의 경우 최소 6년에서 10년 정도 걸리는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이런 목회자 양성 과정은 모두 교육부의 인가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신학을 공부하는 학생이 몇 명이고 몇 명이 졸업해 목사 안수를 몇 명이 받았는지 등이 공식적으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총회 홈페이지에 나온 교세에 따르면 이 교단에는 현재 6,600여 명이 넘는 목사와 전도사가 속해 있고, 교회는 3,60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이는 한기총에 속한 66개 교단 가운데 예장통합과 예장합동 다음으로 많은 숫자다. 무인가 신학교만 15개 운영하면서 교단 역사 26년 만에 3대 장로교단으로 성장한 것이다.

    이에 대해 예장합동개혁 총회 측은 1년에 1,000여 명이 신학교를 졸업하지만 목사 안수를 남발하지는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서영 총회장은 "목사 안수는 극히 일부만 받는다"며 "신학교 나왔다고 모두 목사 안수를 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 교단은 이근안 씨가 목사 안수를 받기 위해 교도소에서 2년 만에 수료한 통신 신학 과정은 모두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무인가 신학교 대책 마련 쉽지 않아

    이렇게 무인가 신학교들이 난립하고 있지만, 이를 제어할 뾰족한 해법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무인가 신학교는 대부분 학력 불문, 수시 입학과 조기 졸업 가능 등의 문구로 학생들을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이수해야 할 과목 수나 교수진 등이 턱없이 부족해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통신으로 신학을 공부하는 경우 신대원 3년을 공부하지 않고, 1년 만에 졸업을 할 수도 있어 문제는 더 심각하다.

    손인웅 목사(덕수교회)는 "무인가 신학교의 난립으로 교역자 양성 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런 무인가 신학교는 자연스레 무자격 목회자 양산으로 이어진다.

    충분한 소양도 갖추지 않고, 수준 낮은 교육을 받은 이들이 신앙 열정 하나만 가지고 목회 현장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심각한 것은 이처럼 무인가 신학교로 목회자를 배출하는 교단이 앞서 보도한 교단 이외에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정식 인가 학교를 갖고 있는 주요 교단은 전체 개신교단 가운데 25개에 달할 뿐, 200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 교단들 대부분은 무인가 신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신학교들을 제어할 뾰족한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교회 자체 정화 기능에만 맡겨 두고 있고, 한국교회 연합기관이나 주요 교단들 역시각 교단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문제라며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손인웅 목사는 "인가 신학교를 소유하고 있는 교단들이 이 문제만큼은 연합해 규제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무자격 목사들이 해마다 수 천 명씩 배출되는 무인가 신학교에 대한 대책 마련에 이제라도 한국교회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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