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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부실' 경찰, 조현오 사퇴로 안돼…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총체적 부실' 경찰, 조현오 사퇴로 안돼…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실망한 국민들 진정시킬 수 있을지 미지수

조현오

 

조현오 경찰청장이 수원 20대 여성 살해 사건에서 드러난 경찰의 총체적 부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청와대도 조 청장의 사의를 받아 들이기로 하면서 이제 관심은 새로운 경찰 총수로 누가 올 지에 쏠린다.

하지만 조 청장의 사퇴 카드가 국민 생명선이나 다름 없던 112의 부실한 체계와 대처에 놀라고 실망한 국민들을 진정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내가 당했을 때도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겠나'라는 불안을 해소하기에는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는 것이다.

국민적 불신을 떨쳐 낼 재발 방지책 마련과 경찰의 대대적인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총체적 부실에 대한 책임을 수뇌부에서 짊어져야 하는 상황에서 조 청장의 사의 표명은 시기적으로 적절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특히 조 청장이 사의를 표명한 이후 불과 몇 시간 만에 피의자 우모씨의 범행이 당초 경찰 발표대로 우발적인 게 아니라 계획적이었고, 사건 초기 CCTV 확인 조차 제대로 안했다는 사실이 또 다시 드러났다.

자칫하면 거듭되는 변명과 거짓말에 분노한 여론에 떠밀리듯이 조 청장이 경찰청 문을 나서야 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조 청장의 사의 표명으로 후임 청장이 내정될 때까지 경찰 조직은 당분간 사실상 지휘부 공백 상태에 놓이게 됐다.

특히 북한이 오는 12일부터 16일 사이에 광명성 3호 로켓 발사를 예고한 상황에서 경찰의 리더십 부재 사태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 내부에서는 내심 총선이 끝난 직후 곧바로 후임 청장이 정해지기를 바라는 눈치다.

하지만 총선 이후 청와대 개편이나 정부 부처 개각 필요성이 제기될 수 있고 이 경우 인사를 한꺼번에 하는 관행에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인사검증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해 후임 청장 인선이 더 늦어질 수도 있다.

여기에 국회 인사청문회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경찰 내부 권력 공백 상태가 예상보다 오래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경찰 내부의 문제일 뿐이다.[BestNocut_R]

조 청장의 퇴진과 새로운 경찰 총수의 등장이 총체적 부실을 여실히 드러낸 경찰에 생명과 재산을 맡길 수 없다는 국민적 불신을 해소시켜 줄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다.

경찰이 뼈를 깎는 심정으로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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