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내달 19일 자로 자사의 유료 약관 개정을 추진하면서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관을 통보해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네이버는 지난 3월 모바일 게임 내에서 사이버캐쉬를 판매하면서 환불이 불가하다고 고지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전례가 있어 이번 네이버 유료약관 개정을 바라보는 소비자의 시선은 곱지 않다.
지난 19일 네이버는 자사 가입 회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네이버 유료 이용약관 개정이 다음달 19일 자로 개정될 예정"이라고 언급한 뒤 "네이버코인(캐쉬)의 전자금융업 등록에 따라 유료서비스 약관을 유료서비스 약관+전자금융거래 약관으로 변경했고 법률명 변경 및 조문 변경에 따라 관련 내용에 부합되도록 변경했다"고 밝혔다.
네이버통보메일
이어 네이버는 "개정 약관에 동의하지 않으시는 경우에는 회원 탈퇴를 요청하실 수 있으며 개정약관에 대해 본 공지일로부터 30일 내에 별도의 의사표시를 하지 않으시면 신규 약관(유료이용 약관+전자금융거래이용 약관)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된다"고 덧붙였다.
이를 본 가입자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유료 약관을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해 놓고 맘에 안 들면 탈퇴하라고 하는 것이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김모(33) 씨는 "이번 유료서비스 이용 약관에는 콘텐츠 하자 등에 의한 회원 피해 보상 항목이 누락되는 등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개정됐다"며 "이 조항에 동의할 수 없을 시엔 네이버를 탈퇴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유료 약관 조항은 제19조(사용기간 등)와 제20조(콘텐츠하자 등에 의한 회원 피해 보상)이다.
먼저 제19조는 '유료서비스'의 사용기간에 대해 명시하고 있는데 기존 약관에는 사용 기간이 5년으로 명시돼 있는데 개정된 약관에는 1년으로 바뀌어 있다.
또 제20조 콘텐츠 하자 등에 의한 소비자 구제 방안에는 기존 약관과는 달리 공백으로 돼 있다.
네이버약관비교
약관을 본 한 네이버 가입자는 "네이버는 올해 초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사이버캐쉬를 판매하면서 환불이 불가하다고 고지하는 등의 방법으로 청약 철회를 방해한 행위로 시정명령과 과태료를 부과받았음에도 이번 약관에 사이버 캐쉬와 관련한 소비자 구제 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네이버 유료약관 개정안 시행 후 소비자로부터 불공정한 약관 심사청구가 제기되면 조사에 착수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공정위 약관심사과 이유태 과장은 "공정위에서는 현행 약관의 불공정 여부에 대해서만 판단할 수 있다"며 "네이버 유료 약관 개정안이 시행된 후 1년이라는 사용기간이 불공정하다는 소비자의 심사청구가 제기되면 심사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 측은 이번 약관 개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는 전자금융거래법 상 전자금융업 등록을 완료함에 따라 법적 요건에 부합하도록 동법의 적용대상인 네이버코인에 대해 유료서비스 이용 약관에서 분리해, 현재 하나인 유료 서비스 이용 약관을 유료 서비스, 전자금융거래 두 개의 약관으로 변경한다는 내용을 담아 지난 19일 이용자 대상으로 사전 고지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네이버 코인 관련해선 "네이버 코인(캐쉬)의 경우 기존의 유료 서비스 이용약관에서 전자금융거래 약관으로 이관될 예정이며, 기존 코인 이용자들은 소멸시효 변경 없이 그대로 사용하실 수 있다"며 "참고로 약관 개정 이후 코인의 소멸시효는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될 예정"이라고 답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의 제기 및 문의 공지 내용 관련해 "개정 약관에 대한 이용자 동의 또는 이의 제기 절차는 기존 약관이 정하고 있는 기준에 따라 사전고지 후 동의를 거치겠다는 내용을 담는 수준에서 진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