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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 하나 만드는데 20억~30억원이 듭니다. 만약 그 가수들이 데뷔해도 (제도권에)진입하지 못할 경우 그 부분을 어떻게 보상해야 합니까.” (JYP엔터테인먼트 표종록 부사장)
“행사해서 돈 벌라고요? 미사리에서조차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가수는 극소수입니다.” (가수 신형원)
화려해 보일 것 같은 연예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신인 탤런트 故정이율이 생활고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한데다 21일 병역회피 의혹에 휩싸인 뮤지컬 배우 김무열도 대중에게 알려지기 전 드라마 출연료로 회당 20만~30만원을 받는 등 생활고에 시달렸다는 정황이 제기되면서 연예계의 어두운 이면이 드러나고 났다.
지난 20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진행된 ‘대중문화예술분야 표준계약서 제.개정공청회’ 자리에서는 연예계의 ‘빛과 그림자’가 대비되는 자리였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JYP 엔터테인먼트 표종록 부사장은 “최근 아이돌 그룹 하나를 만드는데 20억~30억원의 비용이 든다”며 “최근에는 이러한 비용을 쏟아 부어도 (제도권에)진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어떻게 해결할지 계약 전에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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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가요관계자들은 이른바 연예계 Big3(SM, JYP, YG) 기획사의 경우 신인 아이돌 그룹을 제작하는데 그 정도 비용이 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신인 여성그룹을 양성 중인 한 중소기획사 대표는 “우리 회사는 중소 기획사라 약 5억원 남짓 들었지만 뮤직비디오 제작에만 1억원 가까이 사용하는 Big3는 30억 원 가까이 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기획사는 지망생들이 연습생으로 입소하면서부터 적게는 1~2년, 길게는 10년 가까이 이들의 트레이닝 비용(노래, 춤, 외국어), 합숙비용을 지불한다. 여성 가수 지망생은 외모를 가꾸기 위한 다이어트 식단, 성형 등의 비용이 추가된다.
그러나 모든 가수가 이같은 조명과 기대를 받는 것은 아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대중가수 출신 신형원 경희대 포스트모더니즘학과 교수는 “내 방송 출연료는 50만원, 라디오 출연료는 10만원 남짓”이라며 “방송 출연이나 미사리 행사 무대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가수는 전체 가수 중 1% 남짓”이라고 현실을 꼬집었다.
현재 대한가수협회에는 약 3만여명의 가수가 등록된 상태다. 그러나 이들 중 대중이 아는 가수는 1%정도에 불과하며 대다수 가수들이 최저 생계비용조차 벌지 못하는 현실이라는 게 신교수의 설명이다.
◈ 가수 퍼블리시티권, 누구에게 귀속되어야 하나때문에 신형원 교수는 예명권이나 퍼블리시티권은 기획사와 계약 종료 후에도 가수에게 귀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퍼블리시티권이란 영화배우, 탤런트, 운동선수 등 유명인이 자신의 성명이나 초상을 상품 등의 선전에 이용하는 것을 허락하는 권리로 인격권과 달리 양도가 가능하다.
신교수는 본인도 1982년 데뷔 당시 계약서를 잘못 써 현재 자신의 퍼블리시티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표준계약서상에는 계약 종료 후 퍼블리시티권이 연예인에게 이전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이날 공청회에서 기획사 측은 이 부분에 난색을 표했다. [BestNocut_R]
최성준 YG엔터테인먼트 이사는 “그룹명이나 음원사용, 퍼블리시티권 등은 가수가 1인인지 그룹인지, 그룹명을 누가 만들었는지, 상표권 등록 여부 등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이사는 “음원수익 중 제작사 몫은 곡당 66원에 불과하다”며 “100만 다운로드를 해도 회사가 회수하는 돈은 6,600만원에 불과하다. 뮤직비디오 한편에 1억원 이상 투자하는 제작사 입장에서는 손실이 크다”며 “가수들은 실연권을 보장받기 때문에 계약 이후에도 이러한 수익들은 회사에 귀속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990년대 그룹 노이즈로 활동했던 홍종구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부회장은 “연예인들의 초상권과 성명권을 재산권화하는 법안인 퍼블리시티법은 매우와 매니지먼트사의 수익과 직결되는 내용”이라며 “우선 퍼블리시티법의 조속한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