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협동조합기본법'' 시행으로 자본주의나 사회주의를 넘어서는 대안경제의 모색이 가능해졌다. 협동조합은 민간 조직임에도 공익성을 띄는 경우가 많아 정부나 자치단체와의 협조가 빈번하지만, 그 관계를 놓고는 우려와 기대가 함께 나오고 있다. CBS는 5차례에 걸친 ''협동조합, 민관 조합의 황금률을 찾다'' 연속 기사를 통해 양자간 바람직한 관계를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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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협동조합''이 사라진 농업 협동조합 ②사회적 협동조합, 민관의 손잡기 ③''통제의 나라'' 속 협동조합 성장기 ④"Want to do good? Do well!" ⑤민관 조합의 황금률, ''불가원불가근'' |
싱가포르 탄종파가 지역에 위치한 ''페어프라이스(FairPrice)'' 슈퍼마켓.
전국노동조합(NTUC)이 운영하는 생활협동조합 형태의 슈퍼마켓 체인 250여곳 중 한 곳이다.
이곳에서 만난 마일라(Myla) 씨는 페어프라이스의 장점에 대해 "사는 곳에서 가까운데다 가격이 싸다"고 말했고, 레니자(Regina) 씨도 "어느 곳에서든 페어프라이스가 있고 다른 곳보다 싸서 자주 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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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경쟁력으로 조합원을 늘리고, 그 수익으로 다시 매장을 확대하며 접근성을 높이는 선순환이 이뤄진다.
이를 통해 페어프라이스는 싱가포르 전체 소매업의 60%를 석권했고, 연매출은 26억 싱가포르 달러(우리돈 약 2조 3,460억 원)에 이르게 됐다.
NTUC 기반의 협동조합은 소매유통업 외에도 주택·노인·보건·금융·보험 등의 분야에서 각기 세워져 성공적으로 안착된 상태.
NTUC 조합원들은 매월 9 싱가포르 달러(우리돈 약 8천원)를 내면 각 분야 협동조합에서 할인 혜택을 받는다.
이러한 협동조합의 성공 비결은 그 출발에서부터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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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협동조합연합회(SNCF) 돌리 고(Dolly Goh) 상임이사는 "누구나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업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전에 탄탄한 계획이 세워져야 하고, 정부 지원 없이 장기간 생존하기 어려운 협동조합이라면 인가 자체가 불가능하다.
협동조합 설립 이후에도 자립의 원칙은 확고해서 취약 계층 지원 사업을 하는 일부 협동조합 외에는 정부의 지원금을 기대할 수 없다.
정부는 다만 일반적인 기업들에게 부과되는 기업세는 받지 않고, 대신 일정액을 초과하는 이익은 CCF(Central Co-op Fund)라는 기금에 적립하도록 하고 있다.[BestNocut_R]
CCF는 각 협동조합들의 사업 확장이나 신사업 개발 등에 쓰이는데, 투자 역시 협동조합 스스로 해결한다는 취지다.
돌리 고 이사는 "협동조합은 자선단체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기업이어야 한다"면서 "최소한 본전을 유지하든가 얼마간의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느 곳에도 종속되지 않는 협동조합 발전의 전제는 스스로의 성장 능력이라는 것.
''Want to do good? Do well!(선한 일을 하고 싶습니까? 장사가 되도록 하십시오!)''를 강조하는 고 이사는 국내에서 협동조합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조언을 남겼다.
"협동조합의 기본은 자립과 자조입니다. 좋은 목적의 사업이라도,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으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취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