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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드라마에 나온 ''치매''…진실과 허구는?

    [연속기획②]치매는 불치병인가?

    치매를 앓는 부인을 남편이 살해하고,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치매 실종으로 사망하는 등 비극이 잇따르고 있다. 치매는 불치병인가?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CBS는 심각해지고 있는 치매 실태와 대책, 예방법 등을 알아보는 연속보도를 5회에 걸쳐 마련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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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막을 내린 한 공중파 방송사의 일일연속극에서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와 그 가족들이 겪는 고통이 사실적으로 그려졌다. 집을 찾지 못해 길을 헤매고 기억력 저하로 가족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엉뚱한데다 소변을 보기도 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전문가들은 이 드라마가 치매의 위험성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기가 됐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인지기능이 너무 빠르게 나빠졌고, 치매 환자의 기억력 장애보다는 성격 변화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일반적인 치매 환자의 모습을 정확히 반영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치매가 불치병?''…반은 사실이고 반은 틀려◈

    서울 양천구에 사는 77살 설 모 씨는 4년전부터 우울증이 생기고 기억력이 안좋아지자 치매를 의심하고 치매지원센터를 찾았다가 치매고위험군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이후 치매지원센터에서 마련해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운동 등을 꾸준히 한 결과 우울증과 기억력이 많이 개선됐다. 김 씨는 요즘도 치매지원센터에 일주일에 3회씩 나와 운동과 컴퓨터, 음악치료 등을 받으며 즐겁게 노년을 보내고 있다.

    치매는 기억장애를 비롯해 여러 인지기능의 장애가 서서히 시작돼서 나중에 일상 생활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쉽게 말해 뇌의 기능이 점차적으로 저하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치매는 모두 똑같은 병이고, 별다른 치료법이 없다고 생각해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치매라는 임상증후군을 유발하는 원인 질환은 수십 가지에 이른다.

    치매는 크게 알츠하이머나 루이체 치매같은 퇴행성 질환에 의해서 발생하는 치매가 있고 뇌혈과 질환에 의해서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가 있다. 우리나라 치매인구의 절반 이상은 알츠하이머성 치매이고 혈관성 치매가 20~30% 정도 된다.

    치매가 불치병이라는 인식은 반은 사실이고 반은 틀리다. 퇴행성으로 인해 오는 치매는 막을 수 없지만 적절한 생활습관 유지와 꾸준한 관리를 통해 상당 부분 치매를 막을 수 있고, 진행속도도 훨씬 늦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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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복용 꾸준히 하면 요양시설 입소비율 1/5로 급감◈

    서울시립 서남병원 권주영 전문의는 "치매가 오는 것을 아주 막을 수는 없지만 기억력 장애가 오는 것을 늦춘다든가, 기억력 장애가 이미 시작됐다 하더라도 생활습관을 통해서 스스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기간을 길게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약물치료는 상당한 효과가 있다. 국립중앙치매센터 김기웅 선터장(서울대 의대교수)은 "치매 치료제가 치매를 없앨 만큼 완벽하지는 않지만 초반부터 꾸준히 복용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5년 후에 요양시설에 입소할 위험성이 1/5로 줄어들기 때문에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김 센터장은 꾸준한 치매관리가 가져오는 경제적 효과도 강조한다. 활발하게 움직이고 운동하고, 머리를 활발하게 움직여서 2년만 지연시킨다 해도 20년 뒤에는 전체 치매환자의 20%가 줄어들고 전체 치매 관리비용도 35조원에서 7~8조원 감소된다는 것이다.

    치매를 막기 위해서는 검진이 필수적이다. 암의 경우 건강검진을 통해 미리 발견하면 생존률과 생존기간을 늘린다. 요새는 위암같은 경우는 일찍 발견만 하면 완치도 가능하다.

    치매도 마찬가지여서 검진을 통해 정상으로 판명이 되면 안심하고 생활하다 1년 뒤에 다시 검진을 하면 된다. 고위험군이나, 치매초기로 결론나면 그에 맞는 약물치료나 활발한 움직임, 두뇌활동을 통해 상당부분 다스릴 수 있다. [BestNocut_R]

    서울 양천구 치매지원센터 작업치료사 박종서 씨는 "치매진단을 통해 고위험군으로 판정을 받았지만 센터 프로램이나 교육에 참여해 6개월이나 1년 뒤에 정상으로 돌아와 정상을 유지하고 있는 분들이 많다"고 정기적인 검진과 꾸준한 관리 필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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