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사건/사고

    ''치매와의 전쟁'', 그 현장에 가보니…

    [치매는 불치병인가④]치매 의심되면 일단 보건소 찾아 무료 검사 받아야

    치매를 앓는 부인을 남편이 살해하고,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치매 실종으로 사망하는 등 비극이 잇따르고 있다. 치매는 불치병인가?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CBS는 심각해지고 있는 치매 실태와 대책, 예방법 등을 알아보는 연속보도를 5회에 걸쳐 마련했다.[편집자 주]

    1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금광동에 위치한 중원보건소와 맞닿아 있는 성남시 노인보건센터. 고령화 사회를 맞아 급증하는 노인성 질환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설립된 전국 최초의 보건.의료.복지 통합서비스 기관이다.

    지난 22일 노인보건센터를 방문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치매고위험군과 초기치매 상태의 노인들이 대상인 ''봉숭아학당''이 한창이던 지하1층 강당이었다. 여기서는 20여 명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인근 복지관에서 나온 중년의 여성 자원봉사자의 리드에 따라 노래와 율동, 요가, 체조 등을 진행하고 있었다.

    성남시 노인보건센터의 치매예방.관리프로그램인 봉숭아학당은 3개월 코스로 일주일에 세 번씩, 한 번 열리면 한시간 가량 이어진다. 참여 노인들의 연령은 60대에서 80대까지 다양했지만 공통점은 치매검진을 통해 치매에 걸릴 위험이 있거나 이미 치매 초기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봉숭아학당 노인들은 자신이 치매이거나 치매위험성이 높다는 사실을 아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처음에는 좌절감에 따른 자신감 결여로 시선도 안마주치고, 발표도 안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횟수를 거듭하면서 만족도가 서서히 오르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치매고위험군에 속했던 71살 이 모 씨도 "처음에 우울했던 마음도 싹 가신다. 여기에 오면 웃고 즐길 수 있다보니까 기다려진다. 우리한테 즐겁고 유익한 프로그램이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실제로 이 씨의 상태가 많이 좋아지면서 이 씨 뿐 아니라 떨어져 사는 자녀들도 상당히 안심을 하고 있다.

    강당에서 봉숭아학당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 맞은편 작은 교실에서도 경쾌한 음악소리가 흘러나오는 등 시끌벅적한 뭔가가 이뤄지고 있었다.

    2

     

    20여 명이 참여하는 치매예방 프로그램이었다. 정상군에 속하지만 혹시 모를 치매가 찾아오는 것을 막기 위해 참여하는 노인들이 위주다보니 봉숭아학당에 비해 더 활동적이고 더 역동적이었다.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 김 모 씨(72.여)의 프로그램 만족도 또한 매우 높아 보였다. "매일 집에 있으면 우울하고 그랬지만 여기 나와서 여러 사람과 만나고 선생님 말씀도 듣고 하니가 머리도 맑고 탁 트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치매관리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거의 모든 지자체들이 보건소나 치매지원센터, 노인보건센터 등을 통해 치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 양천구 치매지원센터에서도 성남시 노인보건센터와 비슷한 방식으로 치매고위험군,초기,정상군 노인들에 대한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치매가 의심되면 일단 보건소를 찾으면 된다. 그 곳에서 간단한 치매선별검사를 통해 인지저하가 의심되면 의사 진료를 통해 정밀검사를 받게 되는 데 이 과정이 모두 무료로 진행된다. 이렇게 검진을 받으면 데이터베이스화 돼서 치매예방.관리에 필요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성남시 노인보건센터 복합사업부 백미경 부장은 "치매는 불치병이라고 생각하지만 예방활동을 통해서 치매로 진행을 하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며 "나이드시 어르신 뿐아니라 젊은 세대에 대한 교육을 통해 부모님들이 빨리 진단받게 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BestNocut_R]

    하지만 한계도 많다. 인력과 예산이 부족하다보니 제 때에 검진을 받지 못하고 병을 키우는 경우가 아직도 비일비재하다. 2013년도 보건복지부의 치매관련 예산은 239억원인데 이 중 상당액은 치매병동 구축 등 하드웨어 부분에 들어가도록 편성됐다.

    65세 이상 노인에 대해서는 치매검진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상당한 돈과 인력이 드는 일이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