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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한상대 총장의 퇴임식으로 채동욱 대검찰청 차장 직무대행 체제가 공식 출범한다. 한 총장과 맞섰던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도 전날 사표를 제출해 이날 법무부에 전달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내분 사태가 일단락된 검찰의 급선무는 이번 파동의 도화선이 된 뇌물 검사와 성추문 검사의 사법처리 문제. 검찰 수뇌부는 이번주 중으로 두 비리검사를 기소하고 조직 추스리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숨을 돌리고 생각하려던 검찰개혁 문제가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새 정권 출범까지 최소 3개월간 수장 공석 상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벌써부터 여야 대선후보발(發) 개혁 외풍이 불어 닥치면서 검찰 내부의 혼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여야 대선 후보는 전날 오전 약속이나 한 듯 고강도 검찰개혁안을 발표했다.
대검 중수부 폐지에는 한 목소리를 냈고 검찰통제를 위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상설특검제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를 약속했다.
검찰은 일체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대검 대변인실이 "양당 대선후보가 발표한 검찰개혁방안에 관해 검찰이 의견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만 밝혔을 뿐이다.
그러나 검찰 내부에서는 '막을 명분이 없다'는 수용론과 '충분한 검토와 논의가 없는 공약'이라는 반대론이 팽팽히 맞서며 하루종일 벌집 쑤셔놓은 듯했다.
[BestNocut_R]검찰개혁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문제 인식과 대책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서울의 한 평검사는 "검찰개혁안은 사실상 검찰이 자초한 것이기 때문에 지금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검찰인사위원회 현실화와 적격심사제도 강화, 감찰 강화 필요성은 검찰 내부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된 내용"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도 "국민들이 검찰을 못 믿겠다고 한다면 옥상옥이 됐든 별도 기관이 됐든 그것을 막을 명분은 없지 않나 싶다"라며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건은 어떤 수사결과를 내놓아도 한 쪽에서 비난을 했는데, 이런 사건들을 다른 기관으로 넘기는 것이 검찰 본연의 임무를 더 잘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라고 밝혔다.
반면, 지방의 한 부장검사는 "내용에 대한 평가를 떠나 대통령 공약이라는 형식으로 특정한 제도를 건드리면서 시행 여부를 말하는 것은 단견이고 무모한 일"이라며 "검찰이 미우니 검찰이 가진 권한을 빼앗겠다는 천박한 제도개혁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의 일부 검사장들은 "할 말이 없다", "새 정부가 들어서고 새 총장이 임명돼야 검찰 입장이 정리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들은 다만 실효성 있는 검찰개혁을 위해서는 검찰은 물론 경찰의 기능과 역할, 실태, 한계 등 현행 사법제도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논의가 필요한데,이런 과정 없이 제도의 신설과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제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입을 모았다.
'문제가 있으니 일단 바꿔보자', '문제가 생기면 다시 논의하자'는 식의 태도는 무책임하다는 지적이다.
여야 대선후보들이 던진 초강수에 향후 검찰 내부의 개혁 논의가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