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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을 맞아 부모 집을 찾은 30대 형제가 아랫집 주민에게 흉기에 찔려 숨지는 참극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참극의 원인이 된 ''층간 소음'' 문제가 다시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면목동의 한 아파트에서 윗집 아랫집간에 시비가 붙은 건 설 연휴 첫날이던 9일 오후 5시30분쯤.
6층에 사는 김모(45)씨는 7층으로 올라가 너무 시끄럽다며 항의했다. 7층에는 마침 명절을 맞아 부모님 댁을 찾은 A(33)씨와 B(31)씨 형제도 있었다.
김씨는 한참을 시비 끝에 감정이 격해지자, 두 형제를 아파트 밖으로 불러냈다. 이어 현관 밖 화단 앞에서 다투다가 급기야 두 형제에게 차례로 흉기를 휘둘렀다.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던 A씨와 B씨는 순찰을 돌던 경비원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지만, 구급차 안에서 모두 숨졌다.
김씨는 흉기를 휘두른 직후 휴대폰을 끄고 달아나 잠적한 상태다. 김씨는 예전에도 위층에 아이들이 놀러와 소음을 내면 인터폰을 하거나 직접 찾아가 자주 항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김 씨의 행방을 좇고 있다.
층간소음 문제로 다투다 살인 사건까지 일어난 건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0년 3월에도 대구 수성구 한 아파트 1층에 살던 50대 남성이 층간 소음 문제로 다투다 2층에 살던 40대 남성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다.
지난해 10월에는 광주 한 아파트에서 1층에 살던 김모(43)씨가 2층에 살던 김모(34)씨와 층간 소음 문제로 다투다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기도 했다.
층간소음이 이웃 주민간 감정을 상하는 단계를 넘어, 살인과 폭력을 불러오는 사회 문제로 비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갈등을 피하기 위해서는 어떤 소음을, 어느 수준까지 주의해야 하는 것일까.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를 개설한 이후 두 달 동안에만 2천31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사후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분류된 517건 가운데 층간소음의 주요 발생 원인은 아이들이 뛰는 소리가 367(71%)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 악기 소리가 15건(2.9%), 가구 끄는 소리가 13건(2.5%), 가전제품 소음이 12건(2.3%) 등으로 그 뒤를 이었다.
현재 층간소음 피해 인정 기준은 낮에는 40㏈(데시벨) 이상, 밤에는 35㏈ 이상이다. 40㏈은 성인이 발 뒤꿈치로 강하게 걸을 때 소음을 내는 수준이다.[BestNocut_R]
지난 2005년 도입 당시 낮엔 55㏈ 이상, 밤엔 45㏈ 이상이던 층간소음 산정 기준은 올해부터 상향 조정됐다.
55㏈은 두께 21㎝인 아파트 바닥에 물을 가득 채운 1.5ℓ 페트병을 성인 가슴 높이에서 떨어뜨렸을 때 아래층에서 들리는 소음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