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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7년 평양에 건립된 숭실대학교는 일제 강점기 신사참배를 거부하다 폐교당한 뒤 1954년 서울에 재건됐다. 방지일, 한경직 등 수많은 한국교회 거목들을 배출하며 성장해 온 숭실대학교, 평양 숭실 재건을 꿈꾸며 통일 한국의 인재들을 길러내는 데 주력해 오고 있다. 2월 1일부터 4년 공식 임기를 시작한 한헌수 총장(54)을 만나 명문 기독 사학을 발전시켜 나갈 포부와 계획들을 들어봤다.
▲ 총장 취임 축하드린다. 총장에 취임하면서 여러 포부를 밝히셨다. 특히 숭실대를 평양과 숭실을 연결하는 통일의 축으로 만들겠다고 하셨는데...계획은?
숭실대는 1897년 평양에 건립됐어요. 그래서 숭실은 평양에 대한 생각은 버릴 수 없습니다. 그런 연고로 통일을 어떻게 앞당길 것인지 또 통일이 됐을 때 통일에 대한 기여를 근본적으로 생각하는 대학이 바로 우리 대학입니다. 통일시대가 오기 전 그리고 통일시대가 이후에도 북한을 이끌어갈 리더를 육성해 가는 게 중요한 책무라고 평소 생각해 왔고 그 사명이 바로 우리 학교의 사명입니다. 그래서 평양 숭실 건립을 위한 준비위원회 구성해 모금에 들어갔어요. 저희 대학 졸업자인 김진경 연변대 총장 , 곽선희 소망교회 목사 등이 이미 평양 과기대를 건립했고 이미 상당히 큰 부지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통일교육 내용들을 평양 과기대와 연변과기대와 연결해서 평양 숭실이 복원될 수 발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숭실대 건학이념이 ''''진리''''와 ''''봉사''''인데 기독교 학교로서의 정체성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이 있다면 말씀해 달라?
네, 기독교 대학이라고 하면 채플이나 성경공부 과목정도인데 저희들은 기독교 대학의 목표가 우수한 기독교적 정신에 기반한 평신도들을 이 사회에 배출해서 하나님 나라를 이 사회에 구현하고 그걸 통해서 우리 사회가 개혁되고 발전되는 게 목표입니다. 우리 학교 교육 자체도 기독교인으로서의 국가관 인생관 가족관 등 이런 교양을 잘 갖춰서 내보는 게 진정한 기독교 교육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기존의 채플도 지양해서 기독교인 아닌 학생들도 기독교에 친밀감을 느끼고 기독교인들도 자발적으로 참여해 영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학과나 교수님들이 주도하는 학생들이 주도하는 채플들을 시범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 숭실대가 자랑하고 있는 봉사프로그램 ''''7+1'''' 제도는?
건학이념이 ''''진리''''와 ''''봉사''''인데 기독교 학교로서의 정체성 강화를 위한 국내외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는데 지금 다른 대학에서 별로 시도하지 못하고 있는 7+1제도입니다. 8학기 중 1학기를 국내외 지역에서 봉사 체험할 수 있게 해서 국제적인 리더로, 사회 리더로 스스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제도로, 우리 대학이 갖고 있는 기독교 교육의 특징입니다.
▲ 특별히 대학 역량의 10분의 1을 봉사활동에 투입하겠다고 하셨는데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실제로 십일조 개념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이 작은 대학으로 시작해서 지금 학생 수만해도 만 8천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교직원만 8백명이 넘는 거대한 조직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굉장히 우수인력들이 학교에 많습니다. 지금까지 대학본연의 임무인 학문 연구와 학생교육에 교수 역량이 집중됐었는데 이제는 이 시대 섬김의 리더십을 가르쳐야 할 교수 직원들부터 그런 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교수와 직원, 학생들이 자기의 시간과 재능, 재물을 10분의 1을 봉사에 사용할 수 있는 훈련을 체계화해야 되겠다해서 7+1 시스템을 구축한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교수나 학생, 교직원들이 국내외 봉사활동에 참여 하면서 자신이 가진 역량을 내어놓다는 의미죠. 그리고 봉사활동이 자기 것을 내어놓는다는 것도 있지만 또 채우는 것도 중요하거든요, 내놓고 채움의 훈련을 강화할 때 비로소 우리 대학이 진정한 기독교 대학으로서 또 미래의 이 사회를 이끌어 갈 지도자를 육성하는 대학으로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사회발전을 위한 기독교 학교의 역할이 크다. 기독교 대학으로서 숭실의 역할은?
숭실대는 두 단계로 나뉩니다. 평양에 세워진 숭실, 서울에 재건된 숭실이 있습니다. 평양 숭실은 너무나도 잘 알 듯이 선교사님이 세우셨고 선교사님이 우리 민중들의 삶을 어떻게 개선시키고 그리고 개선된 삶을 통해 우리 민족과 국가가 독립하고 자립할 수 있을지에 관심을 두고 창학을 했어요. 그래서 그 정신에 맞게 평양 숭실은 많은 애국자를 배출했고 특히 한국교회에 지도자들을 많이 배출했습니다. 예를 들면 음악분야에서는 현제명 김동진 봉선화의 김형준, 박태준 등등이 있고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방지일 박형룡 한경직 이런 한국교회 기틀을 세우고 한국교회를 이끌어 오신 분들을 배출했습니다. 우리 국가 사회 독립과 한국교회 발전에 충분한 공헌을 했던 것이죠. 평양숭실이 신사참배로 폐교 당하고 그런 정신이 사라지는 게 너무 아쉬워서 한국전쟁이 끝난 1954년 서울에 숭실대학을 재건했습니다. 그 재건의 주체가 한경직 김영남 장로였죠..그 이후에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모든 지도자들을 숭실대학에서 배출했고 또한 신학문인 IT분야를 한국에 소개했고, 한국을 강국으로 만들어 오는 데 숭실대학이 큰 공헌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8만여명의 졸업생들을 배출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청지기 정신을 가진 봉사자들과 지도자들을 많이 배출하면서 우리 국가사회 발전에 공헌을 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 4년 임기 동안 학교 발전을 위한 계획은?
앞으로 꿈이 좋아도 현실 벽은 높습니다. 교육환경이 썩 좋은 편도 아니구요. 등록금 문제가 사회 이슈가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학생 수에 비해 대학 정원수가 너무 많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문제고 정부의 숙제도 이 많은 대학들을 어떻게 정리해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 지금의 사회적인 이슈입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기독교적 가치관에 입각한 인재들을 많이 배출해서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겠다고 하는 것인데 이 같은 우리 학교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가 재정적인 문제다. 재정을 어떻게 안정화시킬 것인지 대부분의 사립대학들이 수익금이 없는 상태입니다. 재정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총장으로서의 첫 번째 숙제입니다. 이 숙제를 해결할 방안들을 현재 만들고 있습니다. 또 우리 대학이 기독교 대학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앞으로 닥칠 위기를 극복해 내려면 우리 대학의 볼륨을 키우는 일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저희 학부정원이 만천명 정도인데 만 천 명 사이즈가 대학 경영을 하기엔 조금 애매한 사이즈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 대학을 규모를 키우고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내고 연구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기독교 학교로서 숭실대학은 어떤 기독교 인재들을 길러내야 한다고 보나?
평양 숭실이 있었고 지난 60년간 서울 숭실의 역할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지금 고민하는 건 우리 국가사회의 위상이 바뀌었고 우리나라 세계적 위상 경제력이 높아져 전 국민의 80%가 원하면 대학에 갈 수 있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런데 지금 사회적 갈등이 있고 남북한 나뉘어져 있는 상황에서 어떤 인재들이 필요한지 대학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지가 숭실의 큰 고민거립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인재는 사회 갈등을 통합하는 통합형 인재 리더입니다. 사회적으로 계층간 이념간 나뉘어져 있는 상황에서 이젠 숭실대학이 통합형 리더를 배출해 내야 하겠다는 생각입니다. 두 번째는 앞으로 경제적으로 우리 나라가 새로 도약하려면 기존의 산업가지고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숭실대가 국내 최초로 아이티 분야를 도입하고 소개했다면 앞으로 새로운 융합형 학문, 융합형 산업을 창출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미래 산업을 주도해 나갈 융합형 학문과 전공들을 창출해 나가고 그런 산업을 주도할 인재들을 육성해 내야한다는 게 지금 저희 대학이 갖고 있는 계획 중의 하나입니다. 또 하나는 통일이 우리 민족의 가장 큰 문제인데 지금 통일이 여러 가지 이유로 지연되고 있고 앞으로도 어려울 듯 보이지만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통일이 언제 불현 듯 찾아올지 모릅니다. 그런데 여기에 사명감이 있는 대학으로서 숭실대가 통일을 어떻게 앞당길 것인지 또 통일시대를 어떻게 한국이 빨리 안정화 시키고 세계를 이끌어 나가는 국가가 될 것인지 또 그런 인재를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그런 인재들을 배출하는 게 저희 대학의 새로운 사명이 아닌가. 그러려면 한국교회와의 관계가 중요하리라고 봅니다. 많은 기독교 대학들이 한국 땅에 세워졌지만 기독교 정체성을 유지하는 대학들이 점점 사라져 가고 세속적인 경쟁 속에서 기독교 정체성이 매몰돼 가고 있는 상황인데 숭실대는 지금까지 한 번도 기독교 정체성을 버린 적도 없고 그걸로 인해 부끄러워한 적도 없고 그걸 오히려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지금까지 서울에서 60년을 유지해 온 대학입니다. 평양에서 신사참배 거부하다 문 닫은 대학은 아마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것입니다. 한국에서도 유일한 대학입니다. 그런 정신에서 보면 우리 대학이 바로 신앙의 순결성을 지켜온 대학이라고 자부하고 싶고 그런 숭실대가 유지해 온 정신이 곧 한국교회와 연결되는 끈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국교회가 꼭 지켜내야 할 대학이고 한국교회의 유일한 대표성을 가진 대학이라고 인정받고 싶은 대학으로 만들고 싶은 게 저의 소망입니다.
▲ 한헌수 총장은 숭실대와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2년부터 숭실대 교수로 재직하며 어학원장, 정보통신전자공학부장, IT대학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지식경제부 연구개발(R&D) 전문위원, 교육과학기술부·문화체육관광부 과제기획위원, 기획재정부 예산심의위원, 국제학술대회 SITA 위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