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 내 기강을 잡겠다며 후배들에게 상습적으로 얼차려를 시키고 폭력을 행사한 대학생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를 본 여학생 한 명은 전치 4주의 상처를 입고 입학 한 달 만에 결국 학교를 그만 뒀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후배들에게 상습적으로 얼차려를 준 혐의로 홍모(24)씨 등 모 대학 스포츠건강학부생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홍씨 등 이 학과 08학번 남학생 14명은 지난 2월 28일 오전 2시쯤 경북 경주의 한 문화센터 공터에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잠이 든 후배 70여 명을 집합시켜 원산폭격과 헤쳐모여 등 한 시간 반가량 얼차려를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3월 27일 오후 6시쯤 대학 6층 체육관에 후배들을 불러모은 뒤 원산폭격 등 얼차려를 한 시간 가량 시켰다.
이 과정에서 얼차려를 견디지 못한 A(19.여)씨가 실신하면서 입이 바닥에 부딪혀 치아 2개가 부러지는 등 전치 4주의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다음날 오후 6시에도 안 모(19.여)씨 등 같은 학부 12학번 여자 선배 4명은 대학 여자 샤워실에 A씨 등 후배 8명을 집합시켜 눈감고 벽 보기, 원산 폭격 등의 얼차려를 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후배의 기강을 잡는다는 이유 등으로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대학내 상습 얼차려 사실을 알게 된 A양 부모가 학교 측에 민원을 제기했지만별다른 조치가 없었고, 결국 A양은 입학 한 달만에 학교를 자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자퇴한 박 "씨와 달리 학교를 계속 다녀야 하는 피해자 대부분이 가혹행위를 받은 사실을 진술하지 않고 있다"며 "대학 내 폭력문화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