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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러시아

    스페인 열차테러,사상자 천 2백명 육박

    • 2004-03-12 01:25

    최소한 186명 사망

     


    스페인 총선거를 사흘 앞둔 11일 아침(이하 현지시각) 마드리드에서 출근시간에 3곳의 기차역에서 동시다발 폭발이 일어나 최소한 186명이 숨지고 천여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의 규탄성명이 잇달아 발표되고 있으며,스페인 당국은 이번 사건이 바스크분리주의 무장단체인 ETA의 폭탄테러로 규정했으나 ETA측은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폭발은 아침 7시30분쯤 아토차 역에 도착하는 통근열차에서 처음 발생했다.

    아토차 역은 지하철과 통근열차, 장거리열차 등이 모두 다니는 마드리드의 중심축 역할을 하는 역으로 통근시간대에 인파로 크게 붐비는 곳이다.

    이후 몇 분간격을 두고 아토차로 이어지는 통근열차 노선상의 역 두곳에서도 폭발이 일어났다.

    정부는 폭발이 모두 4차례에 걸쳐 일어났다고 밝혔다.

    폭발 직후 버스가 앰뷸런스 역할을 하며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옮겼으며, 병원들은 시민들에게 헌혈을 당부했다.

    현장 주변에는 살아남은 사람들이 얼굴과 손 등에 피가 묻은 상태에서 가족들에게 휴대폰으로 생존소식을 전했다.

    아토차역에서 남동쪽으로 10㎞떨어진 산타 에우게니아역의 폭발 현장에 달려간 앰뷸런스 운전사는 "열차 1량이 완전히 박살나 열차 전체가 완전히 두동강이 났으며 시신이 플랫폼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총리는 사건 직후 비상각의를 소집했으며, 14일로 예정되는 총선 선거유세에 나섰던 각 정당들은 선거운동을 일제히 중단하고 사건배후 세력을 규탄했다.

    이번 선거에서 분리주의 갈등 문제가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있으나 집권여당인 국민당과 야당인 사회당 모두는 불법단체로 규정된 ETA와의 대화 자체를 배제하고 있는 입장이다.

    한편 지금까지 이번 폭발을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단체는 없으나, 스페인 당국은 ETA의 소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ETA는 지난 1987년 바르셀로나 슈퍼마켓 폭탄테러를 감행, 21명을 숨지게 했으며 지난 2000년에는 23명, 2001년 15명, 지난해는 3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러나 ETA의 지도자인 아르놀드 오테기는 라디오 방송과의 회견에서 혐의를 부인하면서 자신들은 공격을 감행하기전 항상 전화로 사전경고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앙헬 아체베스 내무장관은 이번 폭발 발생전에 사전 경고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의회의 패트 콕스 의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스페인 국민과 스페인 민주주의에 대한 정당화될 수 없는 공격"이라고 개탄했으며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도 "유럽 민주주의의 원칙을 공격하는 잔학행위"라고 비난했다. 유럽의회는 희생자들을 위해 1분간 묵념을 갖기도 했다.

    유럽연합(EU)순번제 의장국인 아일랜드의 버티 아헌 총리는 성명을 통해 "폭발물이 터진 시간을 감안할 때 이는 엄청난 파괴와 인명피해를 치밀하게 노린 것으로, 이는 어떠한 정치적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이탈리아와 독일, 덴마크 정부 등도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을 규탄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스페인 교회당국에 보낸 메시지를 통
    해 이번 사건을 혐오스런 테러행위라고 규탄하면서 희생자들을 위한 기도를 제안했다.

    CBS 국제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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