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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가 갈라진 적 없듯, 교회도 갈라진 적 없다"

"그리스도가 갈라진 적 없듯, 교회도 갈라진 적 없다"

교회협과 천주교, 공동담화문 발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소속 교단과 한국천주교가 오는 22일 열리는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를 앞두고 처음으로 공동담화문을 발표했다.

신,구교는 지난 8일 '2014년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 공동담화문을 내고 "여러 그리스도 교파들의 분열의 죄책을 고백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구교는 담화문에서 "그리스도께서 갈라지지 않은 것처럼 교회도 결코 갈라진 적이 없으며 단지 그리스도인들이 갈라졌을 뿐"이라며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직제협의회 창립을 통해 일치운동의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신구교는 이어 "일치운동은 그리스도인들의 제도적 통일을 넘어 근본적인 신앙의 일치, 그리스도 안에서 영적인 일치를 경험하게 함으로써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제도적 분열을 치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는 1908년 시작돼 1966년부터 세계교회협의회(WCC)와 로마교황청이 기도주간 자료를 함께 준비해 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65년 대한성공회와 천주교 주최로 기도회가 시작됐다.

신, 구교는 그동안 담화문을 따로 발표해왔으나 올해는 처음으로 공동담화문을 낸 점도 주목되고 있다.

올해 일치기도회는 오는 22일 오후 7시 서울 양천구 신정동 목민교회에서 열린다.

아래는 2014년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 담화문 전문이다.

“그리스도께서 갈라지셨단 말입니까?”
(고린도전서 1장 13절)

2014년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주간을 맞아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루는 은혜가 여러분들의 삶 속에서 지속적으로 열매맺기를 기도합니다.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주간에는 전세계의 그리스도인이 함께 기도합니다. 한 지역의 일치를 위해 일하는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자신의 경험으로 이 주간의 주제를 정해서 준비한 기도자료를 세계교회협의회와 교황청이 함께 검토하여 최종안을 제공합니다. 올해의 일치기도주간 자료는 캐나다의 그리스도인들이 초안하였습니다.

캐나다에는 오래전부터 그곳에서 살던 원주민들과 유럽에서 대규모로 이주한 이주민들이 자연의 혜택을 누리며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교는 전세계에서 모여든 다양한 문화와 언어 등 특히 캐나다의 문화를 풍성하게 하는데 크게 기여하였으나 유독 원주민들을 대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편견이 많이 있었습니다. 캐나다의 그리스도인들 가운데 일치운동을 전개하는 그리스도인들은 그들에게 주어진 자연과 자원, 문화와 언어가 서로 조화되는 일, 그 중에서도 원주민들의 생활방식과 문화를 존중하는 일 역시도 일치운동의 중요한 과제임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래야만 인류공동체가 지속가능하다는 것을 역설하며 “그리스도께서 갈라지셨단 말입니까?”라는 고린도 그리스도인들에게 던진 사도 바오로의 질문을 주제로 채택하였습니다.

한국에서 사는 우리들 역시 이 사도의 질문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 갈라지셨단 말입니까?”
우리는 오랜 역사를 통하여 당한 내우외환을 모든 백성이 힘을 합쳐서 이겨낸 경험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들이 많이 있으며 또한 여러 모양으로 대립하고 있는 양상도 목격합니다. 우리의 근현대사 안에는 이념과 계층 간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또한 이 땅에 그리스도교 역시 처음 도래되었을 때 민족문화와 갈등하며 많은 고난을 경험한 천주교와 100여년 뒤에 들어온 장로교, 감리교 등 그리스도교회들은 누가 결의한 것은 아니었지만 차별화 정책을 채택함으로 갈등의 역사를 써왔으며 여전히 서로 다른 종교인 것처럼 오해하고 있는 분들도 계십니다.

우리는 천주교나 다른 여러 그리스도교파들의 분열상을 극복해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 갈라지시지 않은 것과 같이 교회도 결코 갈라진 적이 없습니다. 단지 그리스도인들이 갈라졌을 뿐입니다.
우리가 분열의 죄책을 고백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물론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전혀 동떨어진 삶을 산 것은 아닙니다. 어려운 역사 속에서 우리 신앙의 선배들은 이름도, 빛도 없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함으로 민족의 근현대화와 민주화를 위해서 그리고 지금은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1986년 처음으로 드린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합동기도회는 여러 전통이 만날 수 있는 장이 되었고, 2001년에는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운동을 결성하여 한국천주교주교회의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공적인 대화운동을 전개하게 되었으며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2009년 “네 손 안에서 하나가 되게 하여라”(에스겔 37장 17절)라는 주제로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 자료집을 함께 초안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2009년 자료집의 제작은 이어서 한국의 그리스도교를 모든 세계교회가 함께 이해하도록 하였으며, 마침내 2013년 세계교회협의회 부산총회를 유치하는데 크게 기여하게 되었습니다. 부산총회는 세계교회협의회의 회원인 정교회와 많은 교파들뿐만 아니라 교황청 교회일치촉진평의회가 함께 하여 그리스도교의 현안과 전인류적 과제를 함께 논의하는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운동의 과제를 보다 명료히 하고 보다 강화된 활동을 위하여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가) 창립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협의회는 전세계의 그리스도인들이 참여한 일치와 협력의 경험을 토대로 이해와 화해의 정신이 우리의 삶의 터전에서 구체적으로 이뤄지게 할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된다는 말은 주님께 드릴 온전한 신앙고백을 회복한다는 의미입니다.

일치운동은 갈라진 그리스도인들의 제도적 통일을 뛰어넘어 근본적인 신앙의 일치, 그리스도 안에서 영적인 일치를 경험하게 함으로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제도적 분열을 치유하게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일치운동은 다양한 공동체들의 친근함을 불러일으키는데서 시작하여 자신이 사는 지역 안에서 참된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가게 하는 선교협력으로 구체화되어 나타납니다. 이것은 우리사회가 지향하는 지역사회 중심의 공동체적 가치관과 정책 방향과도 그 맥을 같이합니다. 나아가 인류공동체와 창조세계의 화해를 위한 단초도 우리의 일치에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갈라지셨단 말입니까?”

주님께서 은총을 베풀어주시기를 빕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되는 은혜가 우리 주변에 풍성하기를 빕니다. 그리스도께서 사랑하시는 모든 사람들의 행복을 빕니다. 창조세계가 밝게 빛나기를 빕니다. 일치기도주간을 맞아 던져진 사도 바오로의 질문이 참된 그리스도인의 삶으로 응답되어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주님께서 우리들을 지키십니다.



2014년 1월

한국정교회 암브로시오스 대주교
한국천주교 김희중 대주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목사
대한성공회 김근상 주교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 김동엽 목사
기독교대한감리회 임준택 감독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박동일 목사
한국구세군 박종덕 사령관
기독교한국루터회 총회장 김철환 목사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총회장 이동춘 목사
기독교대한하느님성회(여의도) 총회장 이영훈 목사
기독교대한하느님성회(서대문) 총회장 박성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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