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블로거 혹평 후 식당 폐업했다면?

블로거 혹평 후 2개월만에 폐업, 1년 소송 끝에 1,000만 원 받아내

자료사진 (사진 = 이미지비트 제공)

유명 맛집 블로거가 혹평을 내린 식당이 영업에 어려움을 겪다가 2개월도 채 안돼 폐업했다면 그 책임이 일정부분 블로거에게 있다는 결론이 났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민사 2부 (최호식 부장판사)는 부산 해운대구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던 A씨가 맛집 블로거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B씨가 A씨에게 1천만 원을 배상하는 것으로 임의조정됐다고 밝혔다.

사건의 내용은 이렇다. A씨는 지난 2012년 7월 해운대에 고급 일식당을 차렸다. 같은 해 9월 이 식당을 찾은 B씨는 음식의 맛을 보고 자신의 블로그에 강한 어조로 비판 글을 올렸다.

부산에서 활동하는 유명 맛집 블로거인 B씨의 블로그에는 하루 방문객 수가 많게는 수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당 비판글이 블로그에 올랐다는 사실을 알게된 A씨는 삭제 요청했고, B씨는 이틀만에 글을 내렸다.

하지만 해당 식당은 영업에 어려움을 겪다가 2개월도 채 안돼 문을 닫았다.

이후 A씨는 "B씨의 블로그 때문에 예약취소가 잇따르고 식당 이미지가 나빠져 폐업에 이르게 됐다"며 "B씨를 상대로 2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또 B씨를 명예훼손 혐으로 고소했다.

이에 대해 B씨는 글이 게시된 기간이 짧아 폐업에 이를 정도로 파급효과가 없었고, 2개월도 안 돼 폐업한 것은 식당 경영 자체의 문제라고 맞섰다.

B씨는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 검찰 수사 단계에서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손해배상과 관련해 양 측은 각각 변호사를 선임하고 1년 넘게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이다가 재판부가 직권으로 조정에 회부했다.

사법부의 판단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결국 B씨가 1천만 원에 배상하는 것으로 합의하면서 블로거와 식당 주인의 분쟁은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