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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서울시 예산 타령에 교통약자 권익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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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부·서울시 예산 타령에 교통약자 권익 뒷전

    저상버스 대·폐차 비용 놓고 대립… 저상버스 증차 계획도 차질 우려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자료사진)

     

    저상버스 대·폐차 사업 예산을 놓고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혼선을 빚고 있어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의 속만 타들어 가고 있다.

    서울시는 2003년 도입한 저상버스 2대를 시작으로 해마다 200여 대씩 꾸준히 저상버스를 늘려왔다.

    그런데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에 따르면 승합차는 9년까지 운행할 수 있고, 반년마다 차령기간이 만료되기 전 2개월 안에 검사를 받아 최고 2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이에 따라 2003년 처음 서울시에 도입된 저상버스 2대는 올해로 최대 차령기간인 11년을 채워 반드시 폐차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버스운송업체 측은 지난 10년여를 운행하는 동안 상당수 저상버스가 노후화됐다며 새 저상버스를 추가로 바꿔달라고 꾸준히 요청해왔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2004년 들여온 저상버스 60대까지 더해 총 62대를 대·폐차하겠다고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하지만 "국토부 측이 대·폐차 사업 예산을 확보하지 않아 관련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서울시의 주장이다.

    저상버스 구매사업은 예산의 60%는 서울시가 맡지만, 40%는 국토부가 내야 하는 '매칭사업'이어서 양자 모두 예산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저상버스를 대체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서울시가 '제2차 서울특별시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2013∼2017)'을 수립, 고시한 바 있다.

    이 계획에 따라 서울시는 저상버스의 비중을 2017년에는 55% 이상이 되도록 꾸준히 증차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기존 저상버스 중 폐차한 차량을 새 저상버스로 대체할 예산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당연히 기존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단 2003년에 도입한 2대는 국토부 예산 여유분을 보조받아 대차했다"며 "나머지 60대는 법적으로는 아직 차령기간 연장 가능성이 열려있기 때문에 6개월 추가 연장이 가능한지 차량을 검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장 검사를 받고 있는 60대 중 몇 대나 폐차 판정을 받을지 알 수 없는 마당에 관련 예산이 확보되지 않으면 다시 대·폐차 사업 문제가 되풀이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국토부는 저상버스 관련 예산 지원은 신규 구매 버스만 해당한다고 말한다"며 "기존 저상버스를 폐차하면 이를 대체할 저상버스도 결국 신규 구매에 해당하는 만큼 국토부가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게 서울시를 포함한 지방자치단체들의 해석"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시는 국토부가 내역도 알지 못하는 차량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며 "심지어 서울시가 2003년 도입한 저상버스 2대를 대·폐차하는 사업은 보조한 적도 없다"고 펄쩍 뛰었다.

    국토부는 2004년 저상버스 35대 구매분에만 보조금을 지급했을 뿐 서울시가 얘기하는 2003년 도입된 저상버스 등에 대해서는 금시초문이라고 주장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시 자체 행정 사안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중앙정부에서 관여하지 않는다"며 "2004년 도입한 35대는 최대 11년인 차령기한이 아직 남았기 때문에 당연히 확정된 예산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규 저상버스 구매 사업에는 500여 대 규모로 충분하게 예산을 지원했지만, 정작 서울시 측이 매칭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지난 3년여 동안 수백억 원의 예산이 불용처리됐다"며 "신규 버스는 해마다 200여 대씩 적게 구매하는 서울시가 수십 대 수준의 대·폐차 사업부터 예산을 보조해 달라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서울시와 국토부의 대립을 지켜보는 장애인이나 노약자 등 교통약자들은 답답하기만 할 뿐이다.

    신규 차량을 사든, 기존 차량을 대체하든 양측이 협조해 저상버스를 늘리는 일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장애물 없는="" 생활="" 환경="" 시민연대=""> 배융호 사무총장은 "저상버스를 이용할 교통약자는 장애인만이 아니라 노인과 어린이, 임신부, 부상자, 무거운 짐을 든 사람 등 다양하다"며 "하지만 2008년 이후 저상버스 예산이 계속 축소됐기 때문에 정부 의지부터 의심스러운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배융호 사무총장은 "애초 차령기간이 9년으로, 2년 연장은 검사를 통해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것인데 국토부가 미리 대·폐차 예산을 준비하지 않은 까닭을 이해할 수 없다"며 "대·폐차 사업을 예측하지 못한 국토부가 뒤늦게 핑계를 대는 것은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국토부 측은 예산이 부족해 대·폐차 사업을 지원하면 그만큼 신규 차량 구매 사업의 예산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며 "예산은 의지의 문제이니만큼 기획재정부 등은 관련 예산을 확보해서 기존 저상버스 증차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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