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이 디지털 문화에서 소외됐다는 것도 이젠 옛말이다. 디지털 기기 또는 서비스를 이용해 다양한 여가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올해 초 발표한 ‘2013년도 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장년층의 지난해 스마트폰 보급률은 2012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41%를 기록했다. 두 명 중 한 명 가량이 스마트폰을 사용해 손안의 디지털 문화를 접하고 있음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온라인 디지털 사진 인화사이트 ‘찍스’도 이러한 사회적인 분위기에 힘입어 혜택을 얻고 있다. 이곳에서 40, 50대의 사진인화 주문량은 2010년 20%에서 올해 30%로 10%포인트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이들 고객은 다른 연령층과 비교해 건당 주문가액이 20%나 높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현창호 찍스 차장은 “등산이나 캠핑 등 취미활동 때 찍은 사진을 직접 인화하는 4050대의 이용률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앞으로 중장년층의 사용패턴을 분석해 이들이 더욱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간편 인화 서비스 등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인 기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밴드’의 경우 지난해 11월 총 체류시간이 같은 해 1월에 비해 835% 늘어난 20억 분을 기록해 네이버·다음 모바일 카페보다 앞섰다. 총 체류시간은 이용자들이 해당 서비스에 머무르는 시간의 총합을 나타낸 수치를 뜻한다.
일각에선 밴드의 급성장에 대해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한 동창회의 힘이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작년 8월 ‘동창밴드 찾기’ 기능을 추가한 이후 체류시간이 수직 상승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광고주협회가 지난해 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밴드는 40대 이상 남녀의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러한 전망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4050대의 전자책 구매율이 디지털 문화에 호의적인 30대 보다 높게 나타난 점도 인상적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최근 1년 반 동안 전자책을 유통하고 있는 8개 업체를 조사한 ‘전자책 유통기초 통계조사’를 살펴보면 4050대의 구매율은 개별 연령대 기준으로 가장 높은 30대(35.6%)에 비해 0.9%포인트 낮은 34.7%를 기록했다.
진흥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중장년층의 경우 책을 많이 읽어온 헤비리더들이다. 이들이 새롭게 전자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기존 책에 비해 가벼울 뿐만 아니라 하나의 기기로 다양한 콘텐츠를 담아낼 수 있는 활용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