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통해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거듭 촉구하기로 했으나 청와대와 여당은 응할 조짐이 없다.
당 내 일부 의원들은 정당공천 폐지 입법을 주장하며 잇따라 농성에 나서 ‘새정치’를 앞세운 안 대표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안 대표는 2일 오전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정당공천 폐지와 이를 위한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담을 다시 요구하기로 했다.
새정치연합은 지난달 30일 안 대표의 기자회견을 통해 기초공천 폐지를 위한 대통령과의 회담을 제안하면서 이 문제를 일단 정국 현안으로 의제화하는데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반응이다. 청와대는 이날까지 안 대표의 발언에 대해 공식적인 대응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일종의 무시 전략이다.
앞서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전날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기초공천 폐지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기초공천 폐지 입법을 촉구하든, 무공천을 하든 관계없이 공천을 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분명히 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일부 의원들은 전날 오전부터 국회 본관에서 기초공천 폐지 입법을 촉구하는 농성에 들어갔다.
신경민 양승조 우원식 최고위원은 지난달 31일부터 서울광장에서 농성에 돌입했고, 원혜영 의원은 광화문에서 1인시위에 나섰다.
이들의 농성은 1차적으로 청와대와 새누리당에 기초공천 폐지 입법을 요구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당 지도부에 이를 관철할 대책을 촉구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당 지도부의 태도나 생각은 다소 결이 다르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 농성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웃고 지나갔다.
새정치연합 지도부의 한 의원은 “국민들이 정치문제로 정치권이 논쟁을 벌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농성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농성에 나서는 의원들도 이제 와서 무공천 회군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에 일단 대여투쟁을 벌인 뒤 여론의 방향을 봐가며 마무리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반면 일부 강경파 의원들 사이에서는 안 대표의 현실인식이 여전히 안이하다며 비판하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정청래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노무현은 자신이 죽고 가치를 살렸고, 안철수는 동지를 죽이고 자신이 살려는 점”이 노무현과 안철수의 다른 점이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정말 바보 같다는 평을 들으면서도 끊임없이 자기를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 국민들이 잊지 않고 대통령으로 만들어주셨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6월 지방선거와 7월 재보선에서 이겨야 그 힘으로 총선과 대선을 치를 수 있는데 지금의 무공천으로 과연 이길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