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 사실이 잇따라 폭로되고 있는 가운데 어제는 이라크 무장 단체가 미국인을 참수하는 끔찍한 화면을 공개했습니다. 이 와중에도 이라크 포로들에 대한 미군의 고문과 학대 소식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여성 포로들에 대한 성폭행이 발생했다는 증언까지 나오고 있어서 충격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전문가와 함께 최근의 이라크 상황에 대해 짚어봅니다.
선문대 이원삼 교수
-미군이 이라크 포로를 성적으로 학대하고, 또 이에 대해 이라크 무장 단체가 미국인을 참수하는 끔찍한 일도 벌어졌는데 이슬람전문가로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이라크 전쟁이 어떠한 이유로 일어났든 간에 평화적으로 빨리 해결되기를 바랐는데 이것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라크 사람들은 명예를 상당히 중시한다. 그 가운데서도 성과 관련된 명예를 가장 중요시한다. 명예상도 있을 정도다. 그런데 포로들을 전부 벗겨서 그것도 더구나 여군들이 그렇게 하는 것을 보여줬을 때 그들이 느끼는 치욕이란 우리의 상상 이상이었을 것이다. 때문에 얼마든지 민심이 최악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
-이라크 상황이 미국에 대한 외세에 대한 이슬람 종교 분들이 생길 감정 우리가 볼 때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이들에게는 물론 그 전에도 반미감정이 많이 있었지만, 미군이 들어왔을 때만 해도 주민들은 미군이 들어와서 경제 복구 등을 하면 조금은 살기가 좋아지지 않겠는가 하는 막연한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나도록 그런 일은 없었고, 이런 사건까지 터졌기 때문에 그런 기대감은 완전히 반감으로 흐르고 있고, 절망감이 크다. 그런 것들이 과격 단체의 자살 폭탄 테러나 미국인 살해로 표출되고 있는 거다.''''
-어제 미국인을 참수하는 것을 공개했는데 이런 저항세력의 극단적인 투쟁을 어떻게 봐야 할까.
''''사회 전체가 상식적으로 돌아가지 않는 상황이고, 무기나 전략적인 면에 있어서 무장세력들은 도저히 미국의 상대가 되지 않다 보니까 자신들의 주장을 펴기 위해 그런 극단적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와 같이 직접 관련이 없는 나라의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끔찍하지만, 이라크 사람들은 전쟁 중에 하루에도 수 백 명이 죽어나가는 것을 보고 있다. 아랍 언론에 나오는 것을 보면 굉장히 끔찍하다. 칼로 죽이지 않고, 폭탄 테러를 했다고 하더라도 시체가 갈기갈기 찢겨지고 피 흘리는 것들을 전쟁 이후 매일 보고 있다. 그런 것에 대한 무력감이 상당히 심하다.''''
-이라크의 민족주의적 성향이 외국 세력과의 관계 속에서 전면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나. 아니면 권력 이양을 앞두고 내부 정치세력간의 갈등으로 봐야 할까.
''''두 가지가 다 결부돼 있다. 지금 외부에서는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유엔이나 적십자를 통해서 도움을 주러 간다는데 이라크 사람들은 도대체 뭘 도와 주냐고 반문한다. 이라크는 석유 없이 관광만 가지고도 경제생활을 할 수 있는 나라인데 20세기 들어와서 석유 때문에 계속해서 외세에 시달려왔다. 외세만 없으면 자기들끼리 잘 살 수 있다는 거다.
그래서 도움이라는 명목 하에 또 자신들을 간섭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기본적으로 깔고 있다. 게다가 정권 이양 과정에서 다양한 종족과 종파들의 권력 투쟁까지 합쳐지다 보면 극단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군의 포로학대는 그들 문화의 가장 밑바탕을 건드린 것이다. 거기는 남자들끼리 공중목욕탕에 들어가도 서로 알몸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 주변에 있는 나라들에는 아예 공중목욕탕이라는 것이 없다. 그런데 그러한 포로 학대사실이 밝혀지니까 거기에 대항하고, 자신들의 선명성을 국민들에게 강경하게 나타내기 위해서 미국인을 참수하는 극단으로 가고 있는 거다.''''
-그런 문화에 비춰본다면 이번 성학대사건에 충격이 굉장했겠는데.
''''그렇다. 더구나 여군이 하지 않았나. 다른 아랍쪽에서도 이에 대해 굉장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권들도 이것을 보도하기를 힘들어 하고 있다. 그런데 인터넷을 통해 모두가 보게 되니까 친미 성향을 띄는 정치 단체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굉장히 극렬하게 비난하고 있다.''''
-시아파와 수니파 사이의 갈등도 오랫동안 지속돼 왔던 건가.
''''원래 오래되긴 했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1차 세계 대전까지 올라갈 수 있다. 당시 이라크 지역은 오스만 터키 땅이었는데, 영국이 진입했을 때 시아파들이 많은 협조를 해줬음에도 불구하고 정권은 수니파에게 줬다. 서구 제국주의 시절부터 갈등의 싹이 텄던 것이다. 이번에 시아파는 다시 그런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비율로 따지면 수니파가 약 35% 정도인데 그 중 20%가 쿠르드다. 즉 수니파는 약 15%정도 밖에 안 된다. 이번에 시아파가 정권을 잡을 것으로 보이지만 시아파의 경우 사우디를 비롯한 걸프 연안국들과 사이가 안 좋다. 그래서 자칫 잘못하면 석유 수급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미국이 쉽게 그 쪽의 손을 못 들어 주는 상황이다.
또 시아파는 내부적으로도 여러 가문이나 종파로 나뉘어져 있어서 그들 간의 정권 싸움이 심하다. 이번에 사드르의 경우도 그런 경우다. 정권에서 배제됐기 때문에 그처럼 강력하게 나오고 있는 거다.''''
-7월 1일이면 민정이양 절차에 들어간다고 하는데 어떻게 전망하나. 민정이양이 되면 이라크 상황이 나아질까.
''''특별히 달라지는 건 없을 것이다. 모든 미군이 나가면 혹시 좋아질 수도 있겠지만 그런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해결 방법이 별로 없다보니 다른 아랍권에서도 차라리 유엔의 이름으로, 서구군인들이 아닌 이슬람권 군인들을 보내자는 제안들이 나오고 있다.
또 수니파, 시아파는 나름대로 해결의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쿠르드 문제와 관련해서는 거의 가능성이 없다. 이라크 뿐 아니라 전 아랍 지역이, 친미/ 반미, 시아파/수니파를 떠나 쿠르드가 연방제로 가는 것을 반대한다. 그래서 6개월 이상이 지나면 이 문제가 오히려 더 심각하게 터질 것이다.''''
-쿠르드를 다시 연방 통치로 집어넣으려고 하는 것은 미국이 아랍 민족주의를 분할 통치하려는 정치적 저의를 깔고 있는 것이 아닌가.
''''서구 제국주의는 다른 나라는 다 독립을 시켜주면서 쿠르드만은 독립을 시켜 주지 않았다. 이 지역에서 석유가 많이 나고 송유관이 지나가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또 주변 아랍국들인 터키, 시리아, 이란의 세 나라에 쿠르드가 분산돼 있는데 이 나라들도 쿠르드의 독립을 바라지 않는다. 그래서 독립을 못하고 있던 쿠르드 입장에서는 이번 기회가 독립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르니까 굉장히 강력하게 나오고 있는 건데, 이것은 미국과 유럽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터키와 시리아 관계도 있기 때문에 해결하기 힘든 문제이다.''''
▶진행:김근식교수(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98.1MHz 월~토 오후 7시~9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