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장교 임관 거부하고 징역 선택한 조대호씨

정치 일반

    장교 임관 거부하고 징역 선택한 조대호씨

    • 2004-07-31 08:28

    이라크 파병으로 군대의 존립 근거 잃어, 군 수형자 인권 실태 고발도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사관학교 과정을 다 이수하고도 막상 장교 임관은 거부한 한 젊은이가 있습니다. <조대호씨>를 초대해서 이 시대 한 젊은이가 생각하는 군대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

    -육군3사관학교를 졸업하셨죠? 그런데 일반인들 중에는 육군3사관학교에 대해서는 잘 모르시는 분도 계실 것 같아요.


    ◑조대호 씨

    ''''3사관학교는 예전에 김신조 일당의 청와대 습격 사건이 있었을 때 특수부대를 양성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서 경북 영천에 만들게 된 겁니다.
    33기부터 전문대 이상이거나 4년제 대학 2년 이상의 과정을 수료해야 입학 자격이 주어집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

    -3사관학교를 언제 졸업하셨죠?


    ◑조대호 씨

    ''''졸업식은 3월에 있었는데 저는 3월 12일 구속이 됐습니다. 그래서 졸업식은 영창 안에서 맞게 됐죠.''''



    ◎ 사회/정범구 박사

    -이해가 안가요. 직업장교가 되겠다고 해서 일반대 다니다가 사관학교를 응시했고 또 사관학교 교육과정도 상당히 혹독했을 텐데 그 전 과정을 다 마치고 왜 마지막에 임관을 거부한 겁니까?


    ◑조대호 씨

    "여러 가지 문제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젊은 생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교육들이 많았고,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현실의 벽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래서 임관식을 앞두고 임관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라크 파병을 함으로써 군대의 존립근거가 없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군대의 존립 근거가 없어진 이상 제가 군대에 남아있을 이유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

    -왜 이라크 파병으로 우리 군의 존립 근거가 없어졌다고 보시나요?


    ◑조대호 씨

    ''''대한민국 군대는 헌법에 명시된 것처럼 평화 수호를 위해서 존재합니다. 그런 목적 외의 파병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

    -사관학교 내에서 그런 문제를 가지고 다른 생도와 토론할 기회가 있습니까?


    ◑조대호 씨

    ''''그런 기회는 없고, 그런 문제의식을 갖고 있기도 힘듭니다. 왜냐면 사관학교의 커리큘럼 자체가 굉장히 빽빽하게 구성돼 있기 때문에 생도들이 그런 문제 의식을 가질 여유가 없습니다.

    또 담임교사 역할을 하는 훈육관들이 있습니다. 그 훈육관들이 생도들의 모델이 되곤 하는데 훈육관들이나 고급 장교들의 관심사는 파병의 정당성에 관한 것이 아니라 이라크 파병에 지원했을 때 얻는 진급상의 혜택이나 보수 문제입니다. 파병의 역사적 정당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장교는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 것에 대해 좌절을 했습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

    -이런 일은 전례가 없던 일 아닙니까?


    ◑조대호 씨

    ''''건군 이래로 장교 임관을 거부해서 항명죄가 적용된 것은 유사한 일이 없었다고 합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

    -조대호 예비역 소위의 설명을 들어봐도 완전히 이해가 안 가는데요. 이라크 파병에 반대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겠고...


    ◑조대호 씨

    ''''소소한 문제들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서 사관학교 교육받았을 때 현역 장교 한 분이 정신 교육을 했는데 자신이 소대장 때 월남전에서 베트콩을 죽인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대검으로 베트콩의 목을 쳤는데 사지가 부르르 떨리면서 죽더라...그런 이야기를 할 때 생도들은 고개를 빳빳이 들고 박수를 쳐야 했습니다.

    그런 소소한 문제들 때문에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내가 군인이라는 신분을 유지하면서 이런 고민을 계속 가져야 되는가 아니면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듯이 박차고 나가야 되는 것이 옳은가 그런 문제 때문에 고민을 했었습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

    -군도 개혁이 필요하고 우리 헌법 정신에 충실한 평화를 수호하는 민족의 군대가 되어야 하고 그런 군대를 만들기 위해서 군대 내에서 그런 올바른 군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야겠다, 오히려 그렇게 생각해 보지는 않았습니까?


    ◑조대호 씨

    ''''그런 부분은 사실 한계를 느꼈습니다.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 군대의 목적인데 그런 군대 안에 민주주의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서 회의했었고, 보수의 본산격인 군대에 들어가서 그런 뜻을 펼친다는 애초의 취지 자체가 철이 없었던 행동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사관학교를 가게 되면 민족의식 하나로 명예롭게 생활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정작 사관학교 안에는 그런 민족의식에 대한 교육이 전혀 없습니다. 해방 정국 때 일본군에서 일제에 부역했던 사람들이 미 군정의 필요에 의해서 군의 요직에 앉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장교 양성 교육에 가장 큰 역할을 했고, 친일 논리에서 반공 논리로 전환하면서 마치 국군의 역사가 1950년대부터 시작된 양 호도한 것이 아직 사관학교에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

    -막상 졸업을 앞두고 임관을 거부하겠다고 했을 때 사관학교 교수진이라든가 그 분들의 반응이 어땠어요?


    ◑조대호 씨

    ''''교수부나 군사학처나 학회 본부나 생도대나 굉장히 큰 타격을 많이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국방부나 육군 본부에서 바라보는 육군3사관학교에 대한 시각 자체에 손상을 많이 입었다고 들었습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

    -그리고 나서 항명죄로 구속됐죠. 그래서 군대 영창 군 교도소가 열악하다는 것도 고발했는데요.


    ◑조대호 씨

    ''''사실 군인도 군복 입은 시민으로서 누릴 수 있는 권리와 법으로 보호 받아야 할 권리가 있는데 군 사법제도 자체가 굉장히 인권 침해적인 요소들이 많습니다.

    단지 군인이라는 신분만으로, 또 법 이전에 계급이 존재하는 군대의 특성 때문에 형사 사건에 계류된 피고인들은 자기 변론권 등을 보장받는데 굉장히 많은 제한이 따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

    -그리고 장교들은 형이 확정돼도 일반 교도소로 이감이 안 된다는 문제를 지적하셨는데요. 장교는 일단 형이 확정되면 민간인으로 신분이 바뀌는 것 아닙니까?


    ◑조대호 씨

    ''''네 형 확정 명령이 떨어지면 임관 결격 사유가 발생해서 민간인으로 신분이 환원됩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

    -그러면 민간인이 되면 민간 교도소로 이감되는 것이 당연할 텐데요.


    ◑조대호 씨

    ''''표면적으로는 국방부에서 장교는 보안상의 이유로 이감을 불허한다고 나와 있는데 법적 근거가 없이 군 행형법 업무 처리 지침에 그렇게 나와 있습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

    -부사관이나 일반 병들은 일반 교도소로 이감이 되나요?


    ◑조대호 씨

    ''''병, 부사관, 준사관, 군무원 모두 이감 대상이 됩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

    -장교 출신들만 민간 교도소에 이감이 안 되는 숨은 이유가 뭐라고 보십니까?


    ◑조대호 씨

    ''''헌병 병과의 기득권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육군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장교들까지 민간 교도소로 이감하면 육군 교도소의 존립근거 자체가 흔들리게 됩니다.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인원 보다 교도소 관리 병력이 지금 더 많습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

    -일반 교도소보다 군 교도소가 더 열악한가요?


    ◑조대호 씨

    ''''시설적인 면에 대해서는 민간 교도소를 경험해 보지 못해서 말씀을 못 드리겠고, 제가 처음 갔을 때 수형자들의 24시간이 CCTV에 찍혔습니다.

    민간 교도소는 가석방도 많고, 특사도 1년에 여러 차례 있는데 육군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장교들에게는 1년에 한 번 국군의 날 밖에는 특사 혜택이 안 주어집니다.

    또 군대와 교도소가 만나는 그런 특성 때문에 민간 교도소는 하루가 다르게 교도 행정이 발전하고 있는데 육군 교도소의 교도 행정은 시대 흐름과는 거꾸로 간다고 보였습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

    -이제 다시 민간인으로 돌아오셨는데 앞으로 군대는 잊고 사시는 건가요?


    ◑조대호 씨

    ''''아닙니다. 지금 군 교도소에서는 장교 수형자 한명이 20일 이상 단식 중입니다. 그래서 민변과 접촉해서 소송을 제기할 생각입니다.''''



    ◎ 사회/정범구 박사

    -앞으로는 군 수형자들의 인권 문제를 위해서 활동하실 계획입니까?


    ◑조대호 씨

    ''''단기적으로는 그렇고, 장기적으로는 학교에 진학해서 언론 쪽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진행:정범구박사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98.1MHz 월~토 오후 7시~9시)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