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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버대학이야말로 미래형 시스템"

    [파워인터뷰]세종사이버대학교 이병화 총장

    총장

     


    "평생학습이 미래를 살아가는 세대의 덕목이다. 한국은 획일적 교육시스템을 바꿔라"세계적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얼마전 방한한 회견에서 한 말이다.

    기술과 트렌드의 변화는 점점 가속이 붙어 물리적 인접성보다는 신속한 정보습득의 기회를 포착하는 게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설파다.

    산업현장 수요 못 맞추는 붕어빵 교육은 그만

    우리 교육시스템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어제 오늘 얘기도 아니다. 세상은 휙휙 바뀌는데 유독 교육시스템만 제자리를 맴돈다는 게 비판의 요지다.

    이런 와중에 국내 사이버 대학 1호 세종사이버대학교 이병화(66) 총장이 한 마디를 더 보탰다. 그는 1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산업현장의 수요을 못 맞추는 ''붕어빵 교육''은 더 이상 안 된다"며 "교육은 산업"이라고 말했다. 교육시스템은 산업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라는 데서 더 나아가 산업 그 자체라는 주장이다.

    이 총장은 2000년부터 5년 동안 신라대 총장으로 재직하다 지난 3월 이 대학 수장에 오른 교육계 원로다. 세종사이버대학교는 2001년 설립된 국내 사이버 고등교육의 효시다.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교육열은 세계에서도 뜨겁기로 정평이 나 있다. 우리나라는 정보통신·디지털 분야 인프라가 가장 잘 발달된 곳이라는 찬사도 쏟아진다.

    한국 온라인교육도 제도·사회인식 바뀌어야

    하지만 이 총장의 설명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온라인교육은 형식과 내용에서 선진 외국에 한참 뒤처져 있다.

    예를 들어 80년대 말부터 사이버 MBA 과정 운영에 나선 미국의 경우 최근 교육현장에서 온라인 활용과 접목이 더욱 두드러져 2005년 32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최소 1개 이상의 과정을 이수했다.

    온라인교육에 대한 기업경영자들의 태도도 긍정적으로 바뀌어 입사나 승진 등에서 온라인대학과 일반대학 졸업생들간 차별은 거의 사라졌다는 소식도 잇따라 들려온다.

    그런데 국내 현실은 어떤가. 2001년 미래형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면서 기세 등등하게 출범한 사이버대학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평가는 변변치 못하다. 교육계 내부에서도 관련 제도와 시스템이 너무 빈약하다고 입을 모은다.

    사이버대학 법률근거 ''고등교육법''으로 전환

    국내 고등교육이 간판따기 위주에 치우친 탓이 크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사이버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은 학위를 따더라도 각종 자격증 취득과 기업체 입사·승진 과정 등에서 푸대접을 받고 있다.

    "그래서 사이버대학 설립의 법률적 근거를 ''평생교육법''에서 ''고등교육법''으로 이관토록 하자고 발의했던 거예요." 이병화 총장은 진작부터 사이버대학 설립의 법률적 토대를 고등교육법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학위를 인정받는 고등교육의 주체이면서도 정작 사회, 산업계 등으로부터는 이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반성에서다.

    고등교육법 이관에 따라 교육부의 규제를 받게 되더라도 학위와 자격증 취득 등 교육의 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시킴으로써 학생들이 당하는 불이익을 없애고 교직원들도 고등교육기관의 소속원으로서 소신을 맘껏 펼칠 수 있도로 초석을 새롭게 다지자는 취지다.

    이 총장의 발의에 따라 사이버대학들은 지난 2005년부터 관련 법 개정을 수차례 요구해왔고 현재 법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BestNocut_R]이 총장은 세종사이버대학 총장에 오르면서 한 가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학위, 그리고 자격증''이란 신조어다.

    "사이버대학들은 학생들에게 구체적인 이익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대학교육이 산업현장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사이버대학 졸업생들이라면 공인자격증을 한 개 이상을 갖고 나가야 한다고 그는 학생들에게 강조한다. 이 학교가 인접 학문을 연결한 연계과목을 잇달아 개설하고 전공 관련 기업체 현장실습을 학생들에게 적극 독려하고 노동부 상공회의소 능률협회 등과 손잡고 자격증 취득을 연계한 교육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현재 오프라인대학 10%밖에 못살아남을 것

    "현재의 오프라인 대학들은 앞으로 10%밖에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그가 ''사이버대학이야말로 미래형 교육시스템이다''라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누누이 강조하며 즐겨 인용하는 말이다.

    10, 20년 이후 사이버대학은 지금과 달리 일반적인 고등교육기관으로 보편화 할 것이라고 그는 내다본다.

    "현재 아시아 각국 학생들이 유학 올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다"는 그는 곧 글로벌네트워크센터를 공식 출범시킬 예정이라고 새 계획을 밝힌다.

    한국어강좌 개설,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각급 교육기관들과의 교류협력협정 체결 등이 세부 실천플랜이다.

    교육계가 이 대학의 남다른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배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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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업 충실도?… "입학보다 졸업하기가 더 어렵지요"

    오프라인 대학(신라대) 교수, 총장을 거쳐 온라인 대학(세종사이버대학교)을 이끌어가는 이병화 총장은 교육계에서 ''국제관계'' 전문가로 통한다. 신라대 총장으로 재직하던 2002년 중국의 유학생들을 국내에 유치하는 해외사업을 처음으로 시작하면서 이런 소문이 더욱 퍼졌다.

    그의 중국학생 유치사업은 교육부로 하여금 해외에 눈돌리도록 만든 촉매제가 됐다. "일본 방문 당시 중국인 유학생들의 수가 많은 반면 비싼 생활비로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그는 당시 사업착수 배경을 밝혔다. 일찌감치 교육분야의 동북아 허브개념을 실천한 셈이다.

    "붕어빵 교육은 안 된다"는 그의 소신은 신라대 총장으로 재직할 당시부터 확연히 드러났다. 산업현장에 잘 맞추려면 ''괴짜''들도 뽑아야 하다며 특례입학제도 도입의 물꼬를 텄다.

    당시 온라인 강의도 직접 해봤다. "가르치는 것보다도 교안을 짜는 게 더 힘들었다"고 그는 털어놨다.

    따라서 세종사이버대로 자리를 옮긴 요즘에는 이러닝(e-Learning) 시스템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 대학은 입학보다 졸업하기가 더욱 까다롭다"며 강의수강 여부, 문답식 강의, 학점이수 사항 등에 대해 꼼꼼하게 체크하고 있다고 그는 밝혔다.

    이에 따라 "사이버대학 학생들의 수업의 충실도는 오프라인대학에서 강의마다 교수에게 여러 질문을 던지면서 강의를 경청하는 학생보다도 낫다고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사이버교육은 강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과정이 재미가 있어야 교육효과가 올라간다는 말도 했다. 강의제작심의위원회를 도입한 배경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강의내용에 대한 판단과 더불어 멀티미디어를 잘 활용해 수강과정이 재미있도록 WBT(Web Based Training) 등 첨단교수법에 대한 자문도 곁들인다.

    세종사이버대학은 얼마 전엔 한국통신과 손잡고 유비쿼터스 정보시스템을 구축, 올 2학기부터 학생들이 각종 유·무선기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유비쿼터스 수강이 가능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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