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진
제28회 청룡영화상이 화려한 영화인들의 축제로 막을 내렸다. 23일 오후 7시30분 부터 2시간 동안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은 배우들이 대거 참석해 빛을 더했다.
전도연 베스트드레서상은 ''어색'' 여우주연상은 ''여유''''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전도연의 서로 다른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베스트드레서상을 받고 김하늘, 손예진 등 동료 여배우들과 나란히 무대에 오른 전도연은 시종 어색함을 감추지 못했다.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진선미 발표를 남겨둔 기분 같다"며 멋쩍어했다.
반대로 여우주연상을 받고 소감을 밝힐 때는 여유로웠다. "끝까지 저를 놓지 않고 이끌어준 이창동 감독께 감사한다"며 말문을 연 전도연은 "쑥스럽지만 오늘 남편 생일인데 남편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고 함박 웃음을 지으며 2배의 기쁨을 누렸다.
진행자 정준호가 장난스럽게 ''남편에게 인사하라''고 부추기자 "여보 사랑해"라고 수줍게 말했다.
정준호 vs 신현준 ''입담 대결'' 올해는 ''평범'' 매년 시상식마다 등장하는 정준호와 신현준의 입담 대결이 올해는 평범한 수준에 머물렀다. 그동안 공식 석상에서 하기 어려운 ''격한'' 발언을 쏟아내며 청룡영화상의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던 두 배우는 이번에는 발언 수위를 대폭 낮췄다.
[BestNocut_R]시작은 정준호가 먼저였다.
베스트드레서상을 받은 손예진에게 "남자 배우를 꼽아달라"고 말하면서 "신현준 씨만 아니면 된다"고 운을 뗀 것. 이어 시상식의 공정성을 설명하는 도중 "신현준 씨가 전화를 걸어와 수상자를 알려달라고 했다"면서 "후보도 아닌데다 받을 가능성도 없으니 마음 접으라"고 충고했다고도 말했다.
이어 인기상 시상자로 오른 신현준은 "말솜씨도 없는데 오랫동안 진행을 맡는다"고 정준호를 공격했다.
여기에 공형진까지 가세하며 기름을 부었다. 축하무대로 꾸며진 뮤지컬에서 영화 감독 역할로 등장한 공형진은 "신현준이 영화 몇 개를 실패했는지 아느냐"고 소리쳐 또 한 번 웃음을 안겼다.
하지만 예년보다 웃음의 강도가 떨어져 아쉬움을 남겼다.
''내 이름은 김삼순'' 커플 다니엘 헤니, 정려원 나란히 ''신인상'' 수상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다니엘 헤니와 정려원이 나란히 신인상을 받은 것도 눈길을 끌었다.
''마이파더''에서 친부모를 찾기 위해 주한미군으로 고국을 찾은 입양아로 열연한 다니엘 헤니는 그동안 꽃미남 배우로 인식됐던 이미지를 털어내고 연기자로 한 발짝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은 데 이어 수상까지 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영화 첫 주연작 ''두 얼굴의 여친''으로 신인상을 받은 정려원은 "연기자라는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영광인데 상까지 받으니 몸 둘 바 모르겠다"면서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다.
박시연
700만 돌파 ''화려한 휴가'' 8개부문 후보에도 수상 없어 ''씁쓸''700만 명을 돌파한 흥행대작 ''화려한 휴가''는 8개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단 한 부문에서도 수상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김상경과 박철민이 각각 주연상과 조연상에 이름을 올려 제작진의 기대를 부풀리게 했지만 결국 수상에는 실패했다. 시상식에 참석한 김지훈 감독과 김상경, 박철민 등은 행사가 끝나고 씁쓸한 표정으로 조촐하게 마련한 뒤풀이 장소로 자리를 옮겼다.
800만 돌파 영화 ''디워'' 역시 단 한 부문인 ''최다관객상'' 수상에 그쳤다. 심형래 감독은 수상 수감에서 "1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영화제는 처음"이라며 "지금껏 그랬듯이 그림자처럼 열심히 영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달변가'' 박중훈의 진행솜씨 시상식 장식박중훈의 진행솜씨가 시상식을 더 매끄럽게 만들었다. 남우주연상 시상자로 나선 박중훈은 흥미로운 설문조사 결과를 풀어내면서 후보에 오른 송강호, 김상경, 주진모 등을 ''주물렀다''.
특히 송강호에게 ''꽃미남 배우''와 ''연기파 배우'' 중 하나를 택하라고 주문하고, 결국 꽃미남 배우라는 답을 이끌어내는 재치를 발휘했다. 또 송강호, 설경구, 황정민을 한데 묶어 ''꽃미남 배우 3총사''를 즉석에서 탄생시키는 ''저력''까지 과시했다.
여배우들 과감한 ''가슴 노출''로 시선 집중 여배우들의 과감한 가슴 노출은 시상식의 또 다른 볼거리를 만들었다. 올해는 유난히 가슴을 드러낸 드레스를 택한 배우가 많았다.
가장 눈길을 끈 주인공은 박시연. 검은색 롱드레스를 입은 박시연은 어깨는 감췄지만 가슴을 훤히 드러내는 파격적인 의상으로 레드카펫의 핫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월드스타 김윤진의 의상도 화려했다. 어깨와 가슴을 모두 노출한 김윤진은 이날 베스트드레서상까지 받아 패션스타로 인정받았다.
영화인에게 힘 넣어준 뮤지컬로 시상식 ''훈훈''배우와 스태프 할 것 없이 영화를 꿈꾸는 이들에게 힘을 불어넣는 뮤지컬이 시상식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개그콘서트 ''뮤지컬'' 팀이 무대에 올라 펼친 이 공연은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영화 제작에 열정을 드러내는 인물을 그렸다.
뮤지컬 도중 안성기가 무대에 올라 "영화를 꿈꾸는 젊은이들의 손에 우리 영화의 미래가 달렸다"고 말하자 분위기는 고조됐고, 곧바로 가수 인순이가 등장해 ''거위의 꿈''을 부르면서 시상식을 달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