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대선 개입 관련 수사 결과를 은폐·축소하고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송은석 기자/자료사진)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용판(56)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에서 검찰이 김 전 청장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단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청장 측은 "1심 판단은 정당했다"고 맞섰다.
10일 서울고법 형사2부(김용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청장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에서 검찰은 "'대선 직전 발표한 수사결과의 시기와 내용이 최선은 아니지만, 국정원 의혹을 해소한다든가 허위수사결과 발표 의사를 증명할 증거가 없다'는 원심 판단에 수긍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당시 쟁점은 국정원 직원의 사이버상 적치적 여론조성 활동 여부"였다며 "주요증거를 확인하고도 이를 은폐하고 추가수사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청 증거분석팀에서 국정원 여직원 김모 씨가 지정한 분석범위에 따라 컴퓨터와 노트북을 분석한 것이란 김 전 청장 측 주장을 받아들인 원심 판단 역시, "범죄혐의와 관련돼 있어 분석범위에 포함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원심은 아예 판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울청에서 수서경찰서에 뒤늦게 불완전한 증거분석결과를 돌려준데 대해 김 전 청장이 관여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1심 판단에 대해서도 "가장 중요한 분석결과물을 바빠서 전달하지 못했다는 주장을 인정한 판결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핵심 증인이었던 권은희 전 수서서 수사과장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은 부분 역시 "원심은 수사팀 관계자 진술 중 일부만 떼어내 권 과장의 진술이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1심 재판부는 거의 매주 진행되는 재판과 일부 언론의 편향보도 가운데서도 공정한 판결을 내렸다"며 "무죄 판단은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검찰과 변호인 측의 프레젠테이션 등 공판을 거쳐 6월 중순쯤 선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 공판은 다음달 1일 오후 3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