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혼전 아이에게 무척 잘했던 아빠
- 폭행치사란 생각은 꿈에도 못해
- 계모 구하려 큰딸에게 누명 씌우다니
- 언론의 과열 취재, 또다른 아동학대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ㅇㅇㅇ 사망한 칠곡 A양 친모
8살 아이를 때려 숨지게 하고 그 죄를 큰 딸에게 뒤집어 씌우려 한 계모, 이른바 칠곡계모 사건의 1심 선고공판이 오늘 있습니다. 이미 엊그제 저희가 숨진 아이의 담임선생님과의 인터뷰를 들려드렸죠. 사건의 전모를 여러분들께 들려드린 셈인데요. 오늘 이 계모와 친부에 대한 1심 선고공판 날 아침, 숨진 아이의 친모가 꼭 하고픈 말이 있다면서 인터뷰에 나섰습니다. 이 어머니를 지금부터 직접 만나보죠. 어머님, 나와 계십니까?
◆ ○○○> 네.
◇ 김현정> 지금 이 모든 상황이 실감이 잘 안 나시죠?
◆ ○○○> 다 거짓말이었으면 좋겠어요. 모든 사실을 사건 후에 알았어요. 사건을 접하고 난 다음에 그냥 눈 깜빡하고 하면 다 없어지는 그런 일이었으면, 진짜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
◇ 김현정> 꿈이었으면 좋겠다 싶은 그런 현실...
◆ ○○○> 이런 일이 우리 아이에게 일어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아이 아빠가 아이를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계모가 아무리 못된 계모라고 해도 아빠가 있는데 설마설마....
◇ 김현정> 아빠가 아이를 너무 사랑했다고요? 지금 드러나는 상황들을 보면 아빠도 계모의 학대를 다 알고 있었고, 그 학대에 동조했다,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요?
◆ ○○○> 그러니까 도대체 알 수가 없어요. 옆에서 보면 제가 질투 날 정도로, 제가 바빠서 아이를 못 볼 것 같으면 자기 볼 일 보는 데도 데리고 다닐 정도로. 그때 아이가 걸어다니지도 못할 때였어요. 자기 친구 만나러 가는 데도 데려갈 정도로, 그 정도로 아이를 좋아했던 사람인데.. 신혼에 제가 늦잠 자면 저보다 먼저 일어나서 아이 밥부터 챙기던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정말 더 이해가 안 되는 거예요. 아이를 그렇게 좋아하던 사람이 어떻게 한 순간에 돌변할 수 있는지...(한숨).
◇ 김현정> 그러니까 이혼을 하신 건 2007년 사망한 아이 둘째아이가 세 살 때네요?
◆ ○○○> 두 돌이 채 되기 전이었어요.
◇ 김현정> 그 이후로는 왜 한번도 아이를 못 보셨어요?
◆ ○○○> 저도 제 나름대로의 생활이 있었고... 제 입장에서는 아이를 섣불리 찾아간다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아이 아빠는 저를 만나는 걸 싫어했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렇군요. 남편이 재혼을 한 게 2012년인데 그 후에 남편의 재혼한 부인 즉 계모와 연락을 주고받은 적은 있으시다고요?
◆ ○○○> 계모가 제 연락처를 어떻게 알았는지 연락이 왔더라고요.
◇ 김현정> 뭐라고 하던가요, 그때는?
◆ ○○○> 아이들이 자기를 엄마로 보고 좋아한다고, 아이들 안부 전해주고 그런 내용이었어요. 별다른 내용은 없었고요.
◇ 김현정> 나를 잘 따른다, 이런 이야기도 하고요?
◆ ○○○> 네, 그런 얘기도 했어요. 아이 아빠랑은 안 살아도 아이들이랑은 끝까지 같이 살고 싶다, 그런 얘기를 했었어요. 아이들은 자기가 끝까지 데려가서 보살피고 싶다고.
◇ 김현정> 그러면 굉장히 좋은 계모를 만났구나, 이렇게 생각하셨겠네요?
◆ ○○○> 저는 정말 그렇게 생각했어요.
(사진=이미지비트 제공)
◇ 김현정> 그렇게 철썩같이 믿고 있다가 아이가 2013년 8월에 아이가 2학년 때 숨졌다는 이야기를 갑자기 듣고는 그때는 어떠셨어요?
◆ ○○○> 처음 아이가 사망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아이 아빠한테 왜 그렇게 됐냐고 했더니 '아이가 배가 아파서 병원을 갔는데 치료 도중에 사망을 했다' 그렇게 얘기했어요.
◇ 김현정> 그때는 첫째 딸이 때렸다고 얘기한 것도 아니었군요?
◆ ○○○> 그 다음에 또 부검을 한다는 얘기를 해서 아파서 죽었는데 왜 부검을 해야되지 하니까 그 배가 아픈 원인을 찾아야 되니까 부검을 해야 된다고 아이 아빠가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렇게 얘기를 하고 부검 결과를 물어보니까 그냥 복막염이다, 이렇게 얘기를 해버리니까 그게 맞아서 복막염이 생겼다고는 생각을 못하고 아이가 위쪽에 일종의 맹장이 터졌는데 제때 못가서 복막염이 됐나 그렇게만 생각을 했지. 이렇게까지 정말 아이가 맞아서 그렇게 됐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했거든요.
◇ 김현정> 꿈에도...
◆ ○○○> 정말 꿈에도 생각을 못했고, 저한테 탄원서를 하나 써달래요. '무슨 일이냐, 왜 탄원서를 쓰냐' 하니까 그제서야 '부검을 했는데 아이 몸에 멍자국이 있었다, 그 멍자국이 계모가 그런 거라고 경찰들이 생각을 해서 지금 잡혀가게 생겼다, 탄원서 한 장만 부탁한다'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아이 몸에 멍이 왜 들었냐, 멍이 들 일이 뭐 있냐' 그러니까 '그날 아침에 큰 아이와 다투다가 멍이 생겼다, 장난치다가' (라고 했다)
◇ 김현정> 그때가 첫딸에게 누명을 씌우는 그 무렵이었던 걸로 보이는군요?
◇ 김현정> 네, 그러니까 저한테는 그렇게 얘기하니까... 저도 지금 생각하면 그때 무슨 마음이었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솔직히 아이 엄마(계모)가 평소에 저랑 통화하면서 아이들을 많이 좋아한다, 아이 아빠랑은 안 살아도 아이들은 끝까지 책임지고 싶다, 이런 얘기들을 해 온 터라 정말 그런 끔직한 일이라고는 생각을 못했어요.
◇ 김현정> 탄원서도 써주셨어요?
◆ ○○○> 그래서 제가 한 장 써줬어요.
◇ 김현정> 이 계모에게는 죄가 없다 이런 탄원서를?
◆ ○○○> 죄가 없다는 탄원서가 아니라 요지는 이런 거였어요. 우리 사회가 계모라는 이유로 너무 확대해석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런 요지로 써줬어요.
◇ 김현정> 탄원서까지 써줬는데, 그 계모가 첫딸에게 누명까지 씌우려고 했다는 걸 지금 알게 되신 것 아닙니까.
◆ ○○○> 네, 너무 답답한 건 그 여자가 그렇게 했다 하더라도 자기는 아이의 아빠인데, 아이들의 아빠인데... 어떻게 그 여자 살리자고 자기 딸한테 살인자라는, 그것도 동생을 죽인 살인자라는 그런 누명을 씌울 수 있을까...(눈물)
◇ 김현정> 이 사실 밝혀진 후에 혹시 계모도 만나보셨어요?
◆ ○○○> 아니요, 이 사실을 알고 구치소에 있다고 해서 만나러 갔었는데 면회를 거절하더라고요. 거부해서 못 봤어요.
◇ 김현정> 누명을 벗은 첫째 딸은 어떻게 지내고 있습니까, 그 아이가 저는 더 걱정이에요.
◆ ○○○> 지금 몸도 마음도 많이 회복돼서 고모 말로는 예전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다는데 몇몇 언론사하고 기자 분들이 찾아가는 것 같아요. 그런 것 좀 안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그 아이를 만나러 찾아가요?
◆ ○○○> 아이가 지금은 고모랑도 안 있고, 저랑도 떨어져서 지내고 있는데 그 보호시설로도 찾아가고 하는 모양인데...
◇ 김현정> 아이가 몇 학년이죠, 지금?
◆ ○○○> 6학년이요. 되게 많이 민감한 나이에 자기 주변 사람들이 이런 걸(사건을) 몰랐으면 좋겠다고 그러고, 알고 있는 걸 되게 싫어하는데... 그 아이도 그 계모랑 살면서 사람한테 학대를 받아서 그렇게 시달려온 아이인데 또다시 이런 것들 때문에.. 그분들(언론) 목적은 좋아요, 아이의 지금 상태를 사람들한테 알려서 계모 처벌받게 해 준다, 그런 취지는 좋지만 방법이 잘못됐지 않았나 싶어요. 아이에 대한 또 다른 학대가 아닐까도 싶고...
◇ 김현정> 12살 아이면 인터넷 검색도 다 할 것 같은데요?
◆ ○○○> 네. 그래서 제가 기사 난 내용들이나 그런 거 가끔 보면 아이의 그런 걸 거론한 내용(아이에게 직접적인 상처가 될 만한 내용)같은 것 자제해달라는 얘기를 했고요. 글이 있으면 내려달라고, 자제해 달라고 요청을 한 상태예요.
◇ 김현정> 아이가 인터넷을 다 뒤져보나보죠?
◆ ○○○> 아이가 아주 어린 아이가 아니니까, 자기가 마음을 추스르고 하니까 자기 때문에 그렇게 됐다고... 못 말려서 너무너무 미안하다고... (눈물).
◇ 김현정> 오늘 이 계모와 친부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이 있습니다. 지금 이 두 사람에 대해서는 상해치사혐의로 기소가 된 상태입니다. 그래서 계모에게는 20년형, 친부에게는 7년형이 구형이 된 상태인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 이것도 너무 의아한 게 그날 아이한테 손댄 사람은 계모밖에 없어요. 그럼 계모가 해서 죽은 게 맞는데 왜 살인죄가 안 되는지 너무너무 궁금해요. 누구한테 물어볼 사람이 있으면 제가 지나가는 사람이라도 붙들고 물어보고 싶어요. 이게 왜 살인죄가 안 되는 건지. 그 당시에는 우리 큰아이도 때렸다고 진술을 했고, 그 여자도 같이 때렸으니까 솔직히 누가 때렸는지 모르기 때문에 살인죄로 기소하기는 애매하다, 그런 얘기들이 나왔는데 이제는 명확히 우리 큰 아이는 손 안 대고 그 여자 혼자서 그 아이한테 그렇게 했는데 왜 살인죄가 안 되는지 저도 너무너무 묻고 싶어요. 이걸 누구한테 물어봐야 될지도 모르겠고... 아시면 저한테 좀 가르쳐 주세요... 정말 바짓가랑이라도 붙들고 묻고 싶어요, 왜 살인죄가 안 되는지...(눈물)
◇ 김현정> 고의로 죽인 게 아니기 때문에 살인은 아니다, 이런 법적용인가 봅니다만...
◆ ○○○> 그런데 너무 웃긴 건 지난 재판 때 (계모가) 자기는 잘못한 게 아무것도 없대요.
◇ 김현정> 계모가 그렇게 말을 했어요?
◆ ○○○> 아무것도 없대요. 자기는 절대 때리지 않았대요. 얘기를 들어보니까 결심을 가면 구형한 형량보다 감형을 해서 결심을 한다, 항간에는 이런 얘기도 들리던데. 자기 잘못이 뭔지도 모르고, 뉘우치지 않는 사람한테 감형은 있을 수도 없고 더구나 살인자한테 20년이라는 게 말이 됩니까. 우리 아이... 진짜 우리 아이... 진짜 우리 아이... 8년하고 20일을 살다 갔어요.
◇ 김현정> 아이에 대해서 기억나는 게 혹시 있으세요?
◆ ○○○> 무척 잘 웃었어요... 솔직히 (저는) 엄마로서 자격 없어요, 다른 엄마들처럼 살뜰히 챙겨주지도 못했고. 진짜 우리 아이들 자기 혼자 큰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자기들이 알아서 큰 애들인데...(눈물){RELNEWS:right}
◇ 김현정> 이 사건이 어떻게 처리가 되는지 제2, 제3의 우리 아이 같은 벌어지지 않도록 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끝까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어려운 인터뷰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 네...
◇ 김현정> 이른바 칠곡 계모 사건, 숨진 아동의 친모입니다. 익명으로 연결을 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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