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종영한 KBS 수목드라마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에서 열연한 배우 송재림이 CBS노컷뉴스와 함께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성호기자
정의롭고 예쁜데 정상은 아니다. 번뜩이는 눈빛에서는 묘한 분위기가 감돈다. 얼마 전 막을 내린 KBS '감격시대:투신의 탄생'에서 배우 송재림이 연기한 모일화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감격시대' 속 모일화는 분량은 적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캐릭터였다. 꽃미남 외모에 소림 무술의 달인으로 신의주를 떠난 신정태(김현중)의 스승이다. 여기에 어릴 적 일본 낭인에게 어머니가 살해되는 모습을 목도한 후 어두운 카리스마를 갖게 된 설정까지 여심을 흔드는 모든 요소를 갖췄다.
tvN '꽃미남 라면가게'로 데뷔해 MBC '해를 품은 달', '투윅스' 등 유명 작품을 출연해온 송재림이지만 그 역시 "지금과 같은 반응은 처음이다"고 기분 좋은 웃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 "배우로서도 잊을 수 없는 작품이 됐다"고 '감격시대'를 치켜세웠다.
"이전까지 과묵하기만 한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이번엔 다른 작업들을 할 수 있어서 스스로도 즐거웠어요. 배우로서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
작가교체에 중복출연, 출연료 미지급 문제까지 안팎으로 시끄러웠던 '감격시대'였지만 송재림은 "촬영장은 즐거웠다"며 "우리들끼리는 분위기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서로 각자의 역할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극중 역할의 퇴장과 관련해 하차 논란이 빚어진 것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내용상 중간에 빠져야 했던 시기와 작가님이 바뀌던 시점이 겹치다보니 그런 말이 나왔던 것 같아요. 작품으로만 봤을 땐 그 당시 모일화가 잠깐 퇴장하는 게 맞다고 봐요. 당시 하차 논란에 가만히 있었던 이유도 제가 정말 하차하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었죠."
애정을 갖고 촬영에 임해서인지 손바닥, 팔꿈치 등 아직까지 아물지 않은 상처에도 "괜찮다"고 담담하게 말하며 "촬영을 하면서 힘든 건 없었다"고 했다. 그래도 "추위는 견디기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신정태와 맞대결을 벌이는 장면에서는 보조출연자분이 너무 추워서 저체온증으로 쓰러졌어요. 저도 핫팩을 8개 정도 붙였는데, 액션연기를 하다 보니 땀이 나고 습기가 차는 거예요. 대기할 곳도 마땅치 않은 상태에서 젖은 옷을 입고 정신력으로 액션신을 찍었던 것 같아요."
지난 3일 종영한 KBS 수목드라마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에서 열연한 배우 송재림이 CBS노컷뉴스와 함께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성호기자
김수현에 이어 김현중까지 유독 남자배우 복이 많은 송재림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남자 배우들과 분위기가 더 잘 맞는다"는 반응도 간간히 나오고 있다. 송재림을 검색하면, 송재림을 주인공으로 한 BL(Boys Love) 소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다. .
"포털 사이트에서 '송재림X'하고 나오는 게시물은 다 동성애 게시물이더라고요. 근데 전 여자가 좋거든요. 일을 하느라 2011년 이후로 연애를 못하고 있지만요. 다음엔 꼭 여자 배우와 함께 나오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로맨스면 더 좋고요."
촬영장에서도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한다는 송재림은 "취업 때문에 공대에 진학했지만, 아직도 졸업을 못했다", "많이 멋있어졌다", "배우가 되려다 사기도 당했다"는 폭탄 발언도 늘어놓았다.
지난 3일 종영한 KBS 수목드라마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에서 열연한 배우 송재림이 CBS노컷뉴스와 함께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성호기자
"하고 싶은 것도 없었고, 취업이 잘된다는 이유로 성적에 맞춰서 중앙대 전자전기공학부에 입학했어요. 그런데 제 적성과 전혀 다르더라고요. 군복무 후 복학하기가 싫었죠. 그때 우연히 알게 된 스타일리스트가 모델 일을 소개해준다고 했고, 그렇게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영화 '그랑프리'로 배우로 데뷔한지 이제 겨우 4년. 그 사이 차근차근 작품을 통해 배우로 성장하고 있는 송재림이다. 올해 서른살이지만 "남자 배우는 서른부터 아니냐"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드러내며 "올해는 다작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