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에 투입된 '언딘' 바지선. (사진=윤성호 기자)
침몰한 세월호의 수색작업에서 특혜를 받는다는 의혹이 일던 민간 구조업체가 사고 책임 해운사의 계약업체인 사실이 24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드러났다.
그동안 세월호 수색작업에 자원한 민간잠수사들은 해경 등 사고대책본부 측이 자신들의 수색작업을 막고 있다며 지난 22일부터 수차례 항의해왔다.
이들은 "정부와 계약한 언딘 마린 인터스트리(UMI·Undine Marine industries)라는 특정 민간업체를 제외하면 민간잠수사는 작업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지난 17일을 제외하면 사실상 수색작업에 투입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CBS의 단독 취재결과 언딘 측은 정부 측이 아닌, 침몰된 세월호의 선주이자 현재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수사를 받고 있는 청해진해운과 계약을 맺은 업체인 것으로 드러났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 관계자는 이날 CBS기자와 만나 "언딘은 해군이나 해경이 아니라, 선사와 계약을 맺은 업체"라고 공식 확인했다.
지금껏 사고대책본부는 민·관·군 합동구조단이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고 홍보해왔다.
그러나 정작 외부 민간 자원잠수사는 배제한 채 해경과 청해진해운측 업체 등 세월호 침몰 사고의 책임자끼리 사고 해역을 장악한 채 수색작업을 펼쳐온 셈이어서, 수색작업의 투명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사고대책본부는 선내 수색작업 등을 지원했던 기존 '2003 금호 바지선' 역시 언딘이 운영하고 있는 '리베로 바지선'으로 전날 교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바지선은 이례적으로 언딘 측이 해경 측에 사용하겠다고 요청한 지난 18일부터 '날씨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전천후 잭업바지선'이라며 대대적으로 사고대책본부 브리핑을 통해 언론에 홍보돼왔다.
따라서 사고대책본부가 전날 하루를 바지선 교체작업에 허비했다는 비판도 민간 자원잠수사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24일은 실종자 가족들이 조류가 약한 조금을 맞아 요구한 '1차 마지노선'인데도 바지선을 교체하느라 수색작업이 중단됐다는 것.
세월호 침몰사고 구조작업에 나선 구조대원들이 '언딘' 바지선에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게다가 정작 해양과학기술원의 추천을 받은 대형바지선인 현대보령호는 '수색작업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교체하지 못한 채 대기만 하다 24일 오전 9시쯤 철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오션씨엔아이 윤종문 대표는 "현대보령호가 22일 0시 40분부터 사고해역에서 10km 떨어진 곳에서 대기하고 있었다"며 "해경 측이 '잠수사의 인명구조작업이 우선인데 바지선이 들어가면 방해된다'고 막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같은 날 저녁 언딘의 전문바지선이 들어온다더니, 언딘 측 바지선이 설치됐다며 추가 바지선이 필요없다고 말해 철수했다"며 "구조작업을 펼치기 위해 대형바지선을 끌고왔는데 돕지는 못하고 1억 2천여만원의 비용만 손해봤다"고 말했다.{RELNEWS:right}
사고대책본부는 또 알파잠수기술공사 이종인 대표가 가져온 구조장비인 다이빙벨에 대해 "담보할 수 없다"며 불허했지만, 언딘 측이 사고 해역에 다이빙벨을 가져온 것은 묵인한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언딘과 청해진해운의 관계는 물론, 해경이나 해군, 또 사고대책본부와의 연관성에 대해 강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