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딘 리베로 바지선 (윤성호기자)
세월호 침몰사고 수습과정에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이하 언딘)이 "국제구난협회(ISU) 회원만 대형 해양사고 처리 참가 자격이 있다"고 한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ISU는 각국 인양업체들이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만든 '이익단체'일 뿐이어서 이런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나타났다.
29일 해경과 해수부 등에 따르면, ISU 회원만 대형 해양사고 입찰에 참여할수 있다는 규정은 국제해사기구(IMO) 협약에 포함돼 있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언딘 측은 그동안 해난사고 처리는 ISU 회원만 할수 있는 자격이 있으며, 자신들이 국내 유일한 ISU 회원이라고 홍보해왔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언딘이 (ISU에)가입하지 않았다면 외국의 ISU 가입업체라도 끌어들여야 했던 상황"이라며 "청해진해운 입장에서는 여러 업체가 경쟁하는 게 당연히 유리한데 사고해역이 복잡하고 배도 크고 사고도 크고 하니까 해외 업체 대신 (언딘이)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이 관계자는 이런 규정이 IMO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정부 측도 덩달아서 언딘이 유일한 ISU 회원이어서 전문성이 있다고 언딘을 수차례 추켜세웠다.
고명석 해경 대변인은 지난 19일 "현재 계약된 '언딘'이라는 잠수업체는 심해 잠수를 전문적으로 하는 구난업자"라며 "전문성은 해경과 해군보다 더 낫다"고 설명했다.
이런 탓에 대다수 언론들도 언딘만이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 처리 과정에 참여하는 자격이 있는 것처럼 보도하기도 했다.
언딘이 ISU 회원이라는 사실은 "왜 언딘이 구조.수색 작업을 주도하고 독점하느냐"는 다른 민간잠수사들과 실종자 가족들의 항의를 무마하는 근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법은 물론 국제해사기구(IMO) 규정에도 ISU와 관련된 이런 내용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수부 관계자는 "ISU에 독점적 권한을 주는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해경 측도 "IMO 협약 내용에도 그런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한 전문가는 "사고 이후를 수습하는 보험회사들이 ISU에 가입된 업체를 선호하기 때문에 구난 작업에 참여하는 데 유리할 뿐이지, 가입하지 않았다고 해양구난 계약에 있어 불이익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언딘과 정부에서 홍보에 열을 올린 것과 달리 ISU는 경제적 이익을 꾀하기 위한 국제적 이익단체일 뿐이다.
이윤철 한국해양대학교 교수는 "ISU에 가입하지 않으면 입찰에 참여해도 낙찰받기가 어려워지도록 카르텔 역할을 해준다"고 밝혔다.
공식 홈페이지를 보더라도 "ISU 최우선 역할은 회원사의 법적, 정치적, 사업적 이해를 보호하고 증진시키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 "구난 산업을 위해 효과적인 로비를 하고 회원사간에 협력을 도모한다"고 적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