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출신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 간첩 증거 조작 사건 연루 검사들에 대한 검찰의 징계수위를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본부장 이준호)는 1일 유씨의 항소심 재판에서 위조된 증거를 재판부에 제출한 이모 검사 등 공판검사 2명과 이들을 지휘한 최모 부장검사에게 각각 정직 1개월과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법무부에 청구했다.
감찰본부측은 검사들에 대한 징계가 전적으로 외부인사들로 구성된 대검 감찰위원회의 결정이었으며, 검찰 징계규정상 정직이 '중징계'에 해당한다는 점을 들어 결코 가볍지 않은 징계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법체계의 근간을 뒤흔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납득이 가지 않는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 당시 결재라인에 포함됐던 이진한 제2차장 검사(현 대구지검 서부지청장)는 징계대상에서 아예 배제됐다.
최 부장검사가 이 차장검사에게 증거제출과 관련해 보고를 하지 않았으며 차장검사의 경우 공판과 관련한 공소제기, 공소변경, 항소나 상고 여부에 대해서 결재를 할뿐 증거제출은 결재 의무가 없다는 검찰 내규에 따라 징계대상에서 제외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에 배당된 공안사건을 모두 총괄하는 2차장 검사라는 직책을 감안할때 증거조작의 지휘책임을 담당 부장검사에게만 묻고 차장검사에게 묻지 않는 것은 납득가지 않는 조치라는 지적이 검찰 내부에서부터 나오고 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피고인인 유우성 씨 (자료사진)
현재 대구 서부지검장직을 맡고 있는 이진한 전 차장검사는 술자리에서 여기자를 성추행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고도 감찰본부로부터 경징계인 '경고'처분으로 넘어간데 이어 이번에도 감찰의 칼날을 피하게 됐다.
증거제출 과정에 직접 간여한 공판검사들에게 '정직 1개월'을 요청한 징계수위가 적정한지를 놓고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직 1개월은 국정원 수사에서 상부의 외압이 있었다는 이유로 국정감사에서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에 맞선 윤석열 전 여주지청장에게 내려진 징계다.
직업적 양심에 따라 상부에 저항한 윤 전 지청장과 증거조작 책임을 져야할 담당검사들이 같은 수위의 징계를 받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지적이다.
비록 진상조사팀이 "증거조작을 인지하고 직접적으로 관여하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하더라도 유씨의 항소심 재판부가 인정한 유씨 여동생에 대한 불법 감금 조사 용인 부분에 대해서도 그냥 넘어간 것은 "검찰이 불법을 용인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제기되는 이유다.
유씨의 변론을 맡았던 김용민 변호사는 "지금까지 공판과정에서 보여준 공판검사들의 태도를 종합해보면 검사들이 증거조작 사실을 인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해당검사들에게 내려진 징계에 대해 '제식구 감싸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