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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이름으로, 엄마의 가슴으로 미안하다"



사건/사고

    "아버지의 이름으로, 엄마의 가슴으로 미안하다"

    추모 집회 참여 말라는 교육청, 안타까운 수준보다 개탄스럽다

     


    - 단원고 부모님들은 카네이션 줄 자녀 갑자기 상실
    - 학부모 괴롭히는 정부와 일부 언론, 사과해야
    - 애도 드린다는 말로도 참 부족하다는 생각들어
    - 카네이션 대신 노란 리본달고 1박 2일 촛불행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5월 8일 (목)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박범이 (참교육학부모회장)

    ◇ 정관용> 오늘 어버이날인데 카네이션 달 수 없다. 노란 리본 달자, 이렇게 외치시는 분들이 있고요. 어제 저녁부터 오늘 오후까지 1박 2일 촛불행진도 하셨다고 하고요. 이 행진, 또 행사들을 주최한 참교육학부모회 박범이 회장 연결합니다. 박 회장님, 나와 계시죠?

    ◆ 박범이>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1박 2일 촛불행진은 밤을 새우신 건 아닌 거죠?

    ◆ 박범이> 그렇게 하지는 않았고요. 어제 저녁 7시 경에 도봉구 창동역, 수유역, 미아사거리역, 성신여대입구, 이렇게 해서 그 역마다 저희가 침묵행진을 그렇게 하고요. 어젯밤에 마로니에공원에서 일단 하루를 정리하고. 오늘 아침 10시 경에 마로니에공원에 다시 모여서 걸었을 광화문을 거치고 1시에 광화문 그 광장에서 있었던 추모 기자회견에 합류를 하고. 그리고 저희가 청와대까지 행진하는 경로를 잡았었는데. 끝까지 가지는 못했지만 그렇게 하고, 시청 앞에 합동분향소에서 분향을 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오늘 오후 1시에 광화문 아까 추모 기자회견뿐 아니라 ‘미안합니다. 분노합니다. 함께 합니다.’라는 이름의 행사도 하셨다고요?

    ◆ 박범이> 그렇습니다. 오늘 저희 광화문 광장에서 있었던 추모 기자회견의 제목이 ‘아버지의 이름으로, 엄마의 가슴으로 미안합니다. 분노합니다. 함께 합니다.’ 이런 주제를 가지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어른들이 살려줄 거라고 생각했던 아이들을 구조하지 못해서 그 아이들에게, 그리고 부모님들께 너무나 미안하고 죄송하고 통탄스럽고.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우리 사회의 기성세대로서 너무나 분노하고 이 아픔과 고통을 함께 하면서 좀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보겠다는 이런 많은 분들의 의지를 함께 하겠다. 이런 뜻의 행사였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어버이날인데 카네이션 달 수 없다. 그 이유는 뭡니까?

    ◆ 박범이> 말씀드린 것처럼 아이들이 수장된 것은 사실은 모든 것이 다 탐욕의 문제, 그리고 경쟁사회, 이런 것들이 다 응축돼서 사회가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면서 그 희생양이 아이들이 된 거였고. 이 어버이날은 부모님께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는 날인데. 그 단원고 부모님들은 카네이션을 갖다 줄 자녀가 갑자기 상실한 거죠. 없어진 거죠. 그래서 저희는 같은 부모로서, 그리고 아이들의 고통을 나누는 학부모로서 저희가 그것을 달 수가 없었고. 또 하나는 이런 상태가 되도록 무능력하고 부패가 갈수록 드러나고 있는 이 정권 역시도, 책임이 있는 분들도 카네이션을 달 자격이 없는 것 아니냐, 이런 뜻이었습니다.

    ◇ 정관용> 그 대신 노란 리본을 달고 그리고 또 노란 피켓을 드셨는데. 그 피켓에는 어떤 요구사항들이, 어떤 주장들이 담겨 있습니까?

    ◆ 박범이> 이제까지 저희가 부모님들, 단원고 부모님들 그리고 우리의 국민들 모두가 요구한 것들을 저희가 모은, 그 마음을 모았다고 생각하는데요. 무엇보다 이런 불안한 사회, 무능하고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이런 나라에서 아이를 키울 수 없기 때문에. 국민의 안전, 아이들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안전대책을 마련하라는 것. 그리고 가만히 있으라고 강요하지 말고 판단력을 길러달라는 것. 그리고 이것의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책임져야 할 사람은 반드시 물러날 것. 그리고 아이들을 학부모들을 괴롭히고 있는 정부나 이런 일부 언론들의, 그리고 대통령 역시도 국민들에게 진정으로 사죄하고. 향후 어떻게 할 것인지 같이 머리를 모아서 좋은 결론을 냈으면 좋겠다, 이런 내용들이었습니다.

    ◇ 정관용> 오늘 저녁 7시에 세종로에서 5.8만민공동회가 열린다는데 혹시 참교육학부모회도 거기에 함께 하시나요?

    ◆ 박범이> 거기는 저희가 주체적으로 가지는 않고요. 주체로 가지는 않고요. 그야말로 만민공동회는 누구나 와서 자유발언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도 원하는 사람들은 많이 참여할 것으로 봅니다.

    ◇ 정관용> 이미 지금 열리고 있겠죠?

    ◆ 박범이>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안산 단원고의 관할 교육청인 경기도 교육청에서 일선 학교 교사들한테 ‘세월호 관련 집회에 참여하지 말아라’ 이런 공문을 내려 보냈다는 소식. 혹시 들으셨나요? 어떻게 보십니까, 이건?

    ◆ 박범이> 지금 이 사태가 어느 정도 위급한 것이고 국가의 기강이 흔들린 만큼 정말 대한민국이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는 걸 심각하게 판단을 못하시는 것 같고요. 그런 공문을 보내신 곳이. 판단을 못하신 것 같고. 그리고 학교나 교사 또는 학생들도 이건 학생과 교사의 문제를 떠나서 전반적인 국가의 재난이고, 사람의 생명에 대한 그런 망실에 대한 고통을 느끼는 것인데. 그런 추모에 대해서 참여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사람의 생명에 대해서 소중함을 좀 더 느끼는 것에 대한 두려움. 혹은 누가 잘못한 것인가를 판단하게 될 국민들의 이런 분노, 이런 것이 두려워서 참여하지 말라고 공문을 보낸 것이 아닌가 싶어서. 안타까운 수준이 아니라 참으로 개탄스럽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네.

    ◆ 박범이> 자기 이웃이 이런 고통을 당했고 옆집 아이가 갑자기 상실이 됐는데, 없어졌는데. 괴롭지 않은 그런 학부모가 어디 있습니까? 자기 배를 아파서 낳은 자식들이 이렇게 된 세월에. 교사 아니라 누구라도 오히려 경기도 교육청이나 그 해당 교육청이신데. 많이 추모하고 진정으로 애도하고 그리고 위로하면서 앞으로 그럼 우리 어떻게 할 거냐. 한 번 고민해 보자.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교육청으로서의 책무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 정관용> 우리 박범이 회장님도 지금 학부모시죠?

    ◆ 박범이> 그렇습니다.

    ◇ 정관용> 자녀가 몇 학년입니까?

    ◆ 박범이> 이 나이는 좀 지났습니다.

    ◇ 정관용> 대학생들, 그렇게 됐군요. 참. 어제, 오늘 행사 진행하면서 어떤 생각, 어떤 심정이셨어요?

    ◆ 박범이> 많이 마음이 괴롭고요. 분노라고 표현하기에도, 애도 드린다고 말씀드리기도 단어가 참 부족하다, 이런 생각이 들었고요. 그냥 엄마고 여자이기 때문에, 애를 낳아본 사람이기 때문에 분노하는 게 아니라 자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게 대한민국의 모든 어른들의 아이들을 보는 시선이었을 겁니다. 200여 명의 어른까지 포함한 이 많은 사람들이 지금 수장이 된 상태에서, 도대체 정부가 아직도 뒷짐을 지고 있고 속 시원하게 국민들의 불안과 분노를 해결을 하지 못하는지. 그 이유를 도저히 저희는 일반 평범한 국민으로서 알 수가 없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박범이>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박범이 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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