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사망자와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의 비교 논란과 관련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9일 오전 청와대 인근 청운동 사무소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과 KBS 사장의 공개사과, 보도국장 파면 등을 요구하며 연좌농성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KBS 보도국장의 부적절한 발언을 계기로 세월호 참사 희생 유가족들이 청와대 인근에서 항의 농성을 벌인 가운데 길환영 KBS 사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가족들에게 사죄했다.
가족들은 사장의 사과를 일단 받아들이고, 청와대 인근 항의 농성을 반나절만에 마무리했다.
길환영 사장은 이날 오후 3시 20분쯤 세월호 희생 유가족들이 집결해 있는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으로 찾아와 김시곤 보도국장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길 사장은 "KBS 보도국장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인해서 여러분들 마음의 다시한번 깊은 상처를 드리게된 부분에 대해서 보도국장을 지휘, 감독하는 책임을 진 사장의 입장에서 다시한번 유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길 사장은 "김시곤 보도국장이 물의를 일으킨 부분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저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며 "돌아가면 바로 보도국장에 대한 사표를 수리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여러분들 마음이 조금이라도 진정되고, 아들딸들의 희생이 대한민국이 안전한 사회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하면 KBS는 무엇이든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사고 초기부터 보도함에 있어서 여러분이 느끼셨던 부족한 부분을 이 시간 이후부터 정확하게 마음을 헤아리겠다"고 다시한번 사죄했다.
앞서 김시곤 KBS 보도국장은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것이 아니다"라고 사석에서 발언한 내용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유족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RELNEWS:right}
이에 유가족들은 지난 8일 밤 KBS 본관에서 김 국장 퇴임을 주장하며 거세게 항의했으며 다음날 청와대 인근으로 이동해 농성을 이어가자 김 국장은 안팎의 여론에 못이겨 오후 2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보도국장 사임 의사를 밝혔다.
길 사장의 사죄를 들은 유가족들은 "사표 수리가 아니라 파면을 해야 한다"며 일부 항의하기도 했지만, 이로 인해 촉발된 청와대 인근 항의 농성은 마무리짓기로 했다.
이에 따라 새벽 2시반부터 청와대 인근에서 박근혜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집결해 있던 유가족들은 이날 오후 4시쯤 자진 해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