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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어묵 판치지만 손맛 어디 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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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짝퉁 어묵 판치지만 손맛 어디 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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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이 만난 사람] 60년 부산 어묵의 종가 박종수 삼진식품 대표

    박종수 삼진식품 대표는 어묵에 대한 세간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꽤하고 있다. 지난 1월 봉래시장 입구에 위치한 삼진식품 옛 공장건물을 리모델링해 어묵체험전시관을 개장했다. 어묵 제조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관은 면적 429㎡에 지상 3층 규모로 영상, 조리, 전시홀 등을 갖췄다. 부산=정창규 기자 kyoo78@nocutnews.co.kr

     



    길거리 주전부리의 대표 음식인 어묵. 한국인이라면 어묵에 대한 사연이나 에피소드가 하나쯤은 있을 만큼 매우 친숙한 음식이다. 어린 시절 어묵 하나에 연신 국물을 들이키다 가게 주인에게 혼난 경험, 가난한 학생과 연인들에게는 따뜻한 온기를 채워주고, 노동자들에게는 활력이 됐던 겨울철 대표음식. 어묵집을 지날 때면 어김없이 그 추억에 빠져든다. 이 어묵이 지금 변신을 꾀하고 있다. 고급 어묵으로 또 갖은 양념과 재료들을 섞어 특별한 이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특히, 공장에서 찍어낸 기계식 어묵이 대세인 요즘 60년 동안 대를 이어 전통방법을 고수하며 장인정신으로 어묵을 만들고 있는 곳이 있다. 부산 어묵의 종가집이자 맏형 역할을 하고 있는 삼진식품 박종수(61) 대표를 만나 한국 어묵의 역사부터 맛까지 3대에 걸친 60년간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 40년 경력 수제어묵 장인들 솜씨 뽐내

    "어릴적 제 별명이 오뎅이었을 정도로 놀림도 많이 받긴 했지만 한번도 다른일을 하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습니다."

    박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삼진식품은 부산에서 현존하는 국내 가장 오래된 어묵 제조 가공소다. '부산 기네스'에도 올라있다.

    "짝퉁 '부산어묵' 중에는 밀가루 비율이 60%까지 올라가는데, 이러면 맛과 식감이 한참 뒤떨어집니다. 어육 비율이 높으면 끓여도 탱글탱글함이 오랫동안 유지되는 반면, 밀가루가 많으면 끓는 물에서 퉁퉁 불고 맛도 없습니다. 싱싱한 생선이 들어가야 맛이 좋아요. 이곳 어묵은 75%부터 90% 이상으로 생선 함량을 높여, 찌거나 튀기거나 조리 방법과 모양을 다양하게 하고 있습니다."

    박 대표가 꼽는 맛있는 부산어묵의 최고비결은 생선비율에 있었다. 그는 "부산업체들은 역사가 오래됐기 때문에 좋은 연육(생선살을 주원료로 소금 등을 넣고 가공한 제품. 최근에는 수입에 의존하는 곳이 많다)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고, 생육(연근해에서 나는 신선한 생선)의 조달도 수월해 이런 조건을 타지 업체들이 따라오기 어렵기 때문이다"고 설명한다.

    어묵을 만드는 공장부터 상상밖이다. 사하구 장림동 무지개 공단 내 위치한 삼진식품 공장은 HACCP 인증업체답게 최신 자동화 설비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 배합과 반죽기술의 노하우도 한 수 위다. 40년 넘게 손으로 성형한 수제어묵의 달인들이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는 점도 전국적인 명성의 배경이 되고 있다.

    실제 삼진식품을 이야기 할때 가족같은 기업문화을 빼놓을 수 없다. 한 예로 박 대표가 60년전 야유회때 찍은 사진을 기자에게 내민다. 당시 공장장 가족 중 까까머리 중학생을 가리킨다. 지금 이곳 공장장이란다. 직원 역시 대를 이어 온 셈이다. 어묵 간판을 내걸고 사업을 하는 부산지역의 유명 어묵공장 사장 중에는 삼진식품 출신들이 많다는 것 역시 이를 방증하고 있다.

    일본인에게 어묵 제조 기술을 배웠던 아버지 고 박재덕 씨가 광복후 영도 봉래시장 입구에 판잣집을 빌려 어묵 제조를 시작한 것이 삼진식품 어묵의 시초다. 현재는 박 대표을 거쳐 2년전에는 미국 유학을 끝낸 장남 박용준(32) 씨도 합류했다. 미국 공인회계사 출신이다. 그를 통해 3대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박 대표는 요즘 너도 나도 '부산어묵' '부산오뎅'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불편하면서도 안타깝다. 별도의 제조 특허나 상표등록을 해둔것이 아니어서 막을 방법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 대표는 그동안 삼진식품이 맛있는 어묵을 만들기 위해 한우물만 파왔다면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맛의 차별화와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아들 덕분에 트위터도 시작했다. SNS를 통해 새로운 마케팅 방법까지 연구중이다. 그동안 삼진식품은 단체급식이나 대기업 납품을 하지 않았다. 단골 거래처와 인터넷판매가 주 유통 경로다.

    ■ 미국 공인회계사 출신 손자가 3대째 가업 이어

    최근 박 대표는 어묵에 대한 세간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도 꽤하고 있다. 지난 1월 봉래시장 입구에 위치한 삼진식품 옛 공장건물을 리모델링해 어묵체험전시관을 개장한 것.

    박 대표는 "사실 예전에 아버지가 어묵 공장을 운영하는 게 부끄러웠던 적이 있었다. 어묵이 불량식품이라는 인식이 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장을 깔끔하게 바꾸고, 오랜 전통을 지키고 있는 부산어묵의 우수성을 전국에 알리고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어묵공장으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어묵전시체험관을 건립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한다.

    어묵 제조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관은 면적 429㎡에 지상 3층 규모로 영상, 조리, 전시홀 등을 갖췄다.

    1층에는 매장과 함께 80평 규모의 수제어묵 공장이 들어서 다양한 종류의 어묵을 제조·판매하고 있는데, 유명 베이커리 못지않은 분위기와 시설을 자랑한다. 길이 20m 통유리를 통해 수제어묵 장인들이 돌절구로 생선살을 갈고, 반죽을 손으로 빚어 성형한 뒤 튀겨내는 모든 과정을 관람할 수 있다.

    매장 벽과 천장에는 1950년대 어묵을 만들던 과정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130평 규모의 2층은 관광객이나 가족단위로 어묵을 직접 만들어보고 어묵피자와 어묵튀김 등 다양한 어묵 요리도 해보는 체험공간을 갖췄다.

    이곳에서 만든 수제어묵은 내부 카페테리아에서 바로 먹을 수 있고 가져갈 수도 있다. 또 전시홀에서는 부산어묵과 관련된 각종 자료 및 스토리텔링, 어묵과 얽힌 자료 등이 비치돼 어묵박물관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한다.

    박 대표의 계획은 앞으로 어묵이 간식이 아닌 주식으로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이다. 끊임없는 메뉴 개발, 깔끔한 제조 공정, 수제 어묵 제품군 확대가 박 대표의 전략이다.

    실제 이곳 1층 매장에는 어묵으로 만든 고로케와 빈대떡을 비롯해, 연근이나 콩을 섞어 만든 어묵 등 종류만 따지면 40가지의 어묵이 있다. 모두 다른 재료를 섞어 만든 어묵이고, 장인의 손으로 직접 만든 것이다. 특히 고로케는 유리창 너머로 훤히 보이는 공장에서 모양을 다듬은 후 매대로 이동해 튀긴 뒤 판매하고 있다.

    튀김용 기름이 눈앞에 훤히 보일 정도로 위생에 신경을 썼다. 채소, 감자, 치즈, 카레로 만든 4가지의 고로케를 팔고 있다. 씹자마자 어묵 특유의 탱탱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고소함과 각 재료의 향이 섞여 기막힌 조화를 이끌어낸다. 살짝 새우맛을 느낀 순간 느닷없이 나타나는 매콤한 맛이 매력적인 채소 고로케는 향기마저 군침을 돌게한다. 바로 옆의 어묵 국물도 시식용으로 전시장을 찾는 탐방객들에게 제공하고 있었다. 속 시원한 국물과 다양한 맛을 가진 어묵을 만날 수 있다.

    박 사장은 "길에서 흔히 보던 막대 모양의 어묵이나 네모꼴의 납작한 어묵만 떠올리면 큰 오산이라며, 영양은 물론 맛과 모양이 다양해 식사 대용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한다.

    탄력 있게 씹히는 감촉과 담백함 등은 어묵을 찌고 튀기며 숙성하는 공정마다 수십 년의 비법을 접목했기 때문이다. 다양한 메뉴가 있어 배가 부를 때까지 싫증 나지 않게 먹을 수도 있다. 빵집에서 빵을 고르듯 하나씩 고를 수 있다.

    박 대표는 "다양한 노력들을 통해 오랫동안 사랑 받아온 부산 어묵 맛의 전통을 계속 이어가면서 새로운 맛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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