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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 vs 꼼꼼…'극과 극' 6.4기초선거의 두 얼굴

국회/정당

    깜깜 vs 꼼꼼…'극과 극' 6.4기초선거의 두 얼굴

    • 2014-05-28 05:00

    후보 이름도 모르는 '묻지마' 기초선거…세월호 참사로 투표권 행사 기류 확산

    지난 2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제6회 지방선거 사전투표 시연회에서 한 체험자가 투표용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윤창원기자

     

    "몰라요. 그 나물에 그 밥인데 관심 없어요"

    서울 은평구에 사는 50대 남성은 기초선거 후보자를 아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고개부터 내저었다. 유권자들의 기초선거에 대한 무관심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6.4 지방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광역단체장 여야 후보들의 선거전은 더욱 뜨겁게 달궈지고 있지만 기초선거는 여전히 ‘그들만의 선거’에 머물러 있다.

    경기도 수원의 50대 남성 유권자는 선거 벽보를 보고 후보자 이름은 알고 있어 그나마 나은 편이다.

    이같은 기초선거의 찬밥 신세는 기초단체장과 기초의회 의원들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은평구의 남성 유권자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하는 게 뭐 있나. 쓸데없이 세금만 낭비하는 것”이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여야가 ‘조용한 선거’를 지향하면서 기초선거에 대한 무관심은 더욱 깊어졌다. 출퇴근 시간에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리던 선거운동원들의 확성기 홍보가 사라지면서 후보 이름도 모를 정도다.

    동작구에 사는 30대 남성 회사원은 “거의 사람들이 기초선거 후보자의 이름조차 모르고 당만 보고 뽑는 것 같다.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선거 지원에 나선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기초선거는 원래 관심도가 광역선거보다 떨어져서 선거운동이 쉽지 않은데 세월호 사고 이후 후보를 알리기가 더욱 힘들어졌다”고 고충을 전했다.

    하지만 세월호 사태로 기초선거에 적극적인 기류도 함께 형성되고 있다. 주민을 생각하는 참 일꾼을 뽑는 것이 예기치 못한 불행을 막는 첫걸음이라는 인식에서다.

    여의도에서 자영업을 하는 55살 조모(남) 씨는 “세월호 사고는 고질적인 안전불감증이 부른 비극”이라며 “안전과 관련된 좋은 공약을 내건 후보들을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에 대한 정보도 비교적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마포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35살 박모(남) 씨는 “선거공보물을 통해 기초선거 후보자들의 약력과 공약을 살펴봤다”면서 “지난 행적과 성향 등을 고려해 표를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천구의 40대 후반 한모(여) 씨는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동네에서 그 후보가 어떤 일을 했는지 알 수 있다”면서 “투표는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사전투표로 투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대문구의 주부 61살 김모 씨는 “동네 일꾼을 뽑는건데 공약 등을 꼼꼼하게 따져봐서 잘 뽑아야 한다”면서 “우리가 투표하지도 않고 잘못한다고 비난할 수는 없다. 우리는 우리의 할 일을 해야만 한다”라고 투표 의지를 내보였다.

    여전한 ‘묻지마’ 선거 속에서 세월호 참사가 가져온 ‘선택’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이 기초선거의 분위기를 조금씩 바꿔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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