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용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 등 삼성전자 관계자들이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 마련된 교섭장에서 논의를 하고 있다.(사진=이대희 기자)
5개월 만에 재개된 삼성전자와 반올림의 교섭에서 삼성전자가 피해자 가족과 활동가들에게 제기한 고소·고발을 취하하기로 합의하는 등 성과를 냈다.
삼성전자와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는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28일 오후 3시부터 2차 교섭을 벌였다. 지난해 12월 첫 교섭이 파행으로 끝난 뒤 5개월 만이다.
이날 교섭 테이블에는 삼성전자 이인용 커뮤뮤니케이션팀장(사장) 등 8명이, 반올림 측은 10명이 앉아 1시간 30분 가량 대화를 진행했다.
이사장은 교섭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고소·고발 취하, 대표단 교체 등을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가족분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부분이 있었고 오랜 시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데 대해 권오현 부회장께서도 사과를 했지만 오늘 가족분들을 직접 만나 다시 사과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7년 삼성전자 기흥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황유미(당시 23세) 씨의 아버지인 황상기 씨는 이날 교섭에 대해 "이인용 사장이 직접 교섭에 참여해 지난 교섭보다 상당히 진도가 있었다"면서 "교섭 내내 피해자 가족을 어루만져 줬다는 점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날 교섭에서 삼성전자 측은 중재 조정기구 구성을 제안했으나, 반올림 측은 먼저 양측이 직접 대화를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직접 대화를 해나가다가 대화가 벽에 부딪히면 중재 조정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피해자 가족과 활동가들에 대해 제기된 고소·고발 취하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기로 양측은 합의했다.
또 앞으로 양측의 대화를 전향적으로 풀어가기 위해 삼성전자 측의 대표단을 새로 구성하기로 했다.
새로운 대표단은 삼성전자 백수현 전무, 최완우 상무, 백수하 상무, 이민섭 부장, 최희정 변호사로 결정됐다.
이 밖에 양측은 사과와 보상, 재발방지 등 3가지 의제에 대해 성실히 대화하기로 합의했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실무자들의 협의에 따라 오는 6월 중 3차 교섭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