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교육감 선거가 흙탕물처럼 혼탁해지고 있다. 진보진영 후보끼리 법적 공방을 들먹이며 싸우는 가하면, 일부 후보들은 이념 논쟁을 격화시키기까지 하고 있다.
대전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진보진영 후보인 최한성, 한숭동 후보는 최근까지 단일화 논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엉뚱한 곳(?)에서 양 측이 뒤틀리면서 사실상 후보 단일화 추진이 끝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한 후보가 최 후보의 경력과 관련해 쏟아낸 발언을 두고 ‘법적 대응 검토’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2003년 대덕대 교수 재임용에서 탈락한 최 후보를 두고 당시 대덕대 학장이던 한 후보가 “최 후보는 민주화와 관련해 임용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다. 무능한 교수였기 때문에 임용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최 후보는 “부당한 해고라는 법원의 판결을 받고 10년 만에 복직했는데, 한 후보의 발언은 자신과 사법부에 대한 모욕으로 반노동자적인 가치관이 담긴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이 같은 한 후보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전국학교 비정규직 노동조합까지 발끈하고 나섰다. 비정규직 노동조합은 “진보교육감이 되겠다는 사람이 부당해고를 정당화하면 교육감이 돼서 똑같은 잣대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를 해고하지 말라는 법이 있겠냐”며 “한 후보는 진보교육감 후보 간판을 내리라”고 주장했다.
한 후보 측은 “대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보수진영 후보들은 이념 논쟁을 부추기면서 전교조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정상범 후보는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편향된 교육관을 가진 전교조는 해체하라”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지금의 전교조는 참교육을 빌미로 편향된 가르침과 이념교육으로 교육본질과 보편적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건 후보도 충청권 교육감 후보 합동 정책추진 협약식에서 “전교조가 출범 뒤 교육변화 개혁에 공헌했지만 최근에는 퇴색했다”며 “시민들도 전교조가 변해야 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이번 대전시교육감 선거에 전교조 후보가 나서지도 않았는데 뜬금없이 전교조를 물고 늘어지는 것은 보수세 결집을 노린 것”이라며 “네거티브를 넘어 마녀 사냥을 연상시키는 헐뜯기에만 혈안이 된 정 후보의 자질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또, “김 후보도 색깔론을 집어치우고 당당하게 정책대결에 나서라”고 주문했다.
지역 교육계는 “대전시교육감 선거가 끝나면 새로운 출발이 아닌 각종 고소·고발로 지역 교육계에 갈등만 남게 되는 것 아니냐”며 벌써부터 후유증을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