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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일반

    박홍근 "저자 바꿔치기, 교육수장 부적절"

    - 제1저자는 연구를 실제로 진행한 사람이어야
    - 청와대 초보적 인사검증도 안했나
    - 제1저자 바꿔치기는 정당치 못한 행위
    - 관행으로 치부해 용납할 수 없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6월 17일 (화)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내정된 김명수(66) 전 한국교원대 교수.(사진=박종민 기자)

     



    ◇ 정관용> 어제 청와대 송광용 교육문화수석 과거 논문에 표절 의혹 있다, 이런 소식 전해 드렸는데. 오늘은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도 같은 의혹을 지금 받고 있습니다. 자기가 지도한 학생의 석사학위 논문을 자신의 성과물인 것처럼 게재했다는 건데요. 이 논문 직접 들여다보고 의혹을 제기한 새정치민주연합의 박홍근 의원 연결해 봅니다. 박 의원안녕하세요.

    ◆ 박홍근>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이게 언제 작성해서 어디에 실린 논문입니까?

    ◆ 박홍근> 이게 2002년도 6월에 김 후보자가 재직하고 있던 한국교원대가 발간한 ‘교수논총’이라고 하는 학술지가 있습니다. 여기에 ‘자율적 학급경영방침 설정이 아동의 학습생활에 미치는 영향’ 이런 제목으로 낸 논문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게 제자의 논문이에요?

    ◆ 박홍근> 네. 김 후보자가 석사학위 논문을 지도했던 제자 논문 제목도 이 논문과 제목이 똑같습니다. 제목뿐만 아니고요. 거의 뭐 같은 내용의 논문을... 제자가 이 논문이 통과된 지 4개월 후에 이 학술지에다 게재를 한 거거든요. 자신을 제1저자로 해서요.

    ◇ 정관용> 그리고 그 제자는 2저자로 이름이 올라 있고?

    ◆ 박홍근>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건 엄밀한 의미에서 표절이라고 말하기는 좀 그런 것 아닌가요? 1저자, 2저자. 사실은 제자가 1저자이고 자기가 2저자라야 되는데 그걸 바꿨다, 이거 아닌가요?

    ◆ 박홍근> 그것은 기본적인 이런 학술단체에 제가 자문을 구해 봐도 원칙에 맞지 않는 것이고요. 그러니까 제자 석사학위 논문하고 이 김 후보자가 1저자로 등록한 학술지 논문 첫머리를 제가 봤더니 서론이라고 보통 논문에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 문제제기를 보니까 100% 제자의 논문과 일치하는 걸로 돼 있는 거고요. 또 뿐만 아니라 뒤에 있는 이론적 배경 부분에도 제자 논문에서 예를 들어 ‘학급경영방침의 개념과 원칙’ 이런 장의 제목을 그 개념만 빼고 ‘학습경영방침의 원칙’ 이렇게만 바꾼다든가. 또 제자 논문에서 서술돼 있던 한 문장만 드러내고 통째로 옮겨온 것도 확인을 좀 했습니다.

    ◇ 정관용> 네. 그런데 저희도 자료를 보고 있습니다마는, 제자의 논문은 79페이지에 달하고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은 24페이지라고 그러니까. 제자의 학위논문은 학위논문의 형식을 갖고 있을 텐데, 그것을 학술지에 게재하기 위해서 김명수 후보자가 좀 많이 손을 댄, 그런 거라고 볼 수는 없을까요?

    ◆ 박홍근> 이것은 79쪽에 이르는 제자 석사학위 논문이 원래 분량이 많지 않습니까? 그런데 학술지 논문은 분량 제한이 있단 말이죠. 그 양식에 맞추려다보니까 24페이지로 축약을 하면서 좀 어색해 보이는, 그런 불필요한 어떤 접속문장이나 이런 것을 생략하는 수준에서 짜깁기했다, 이렇게 저희는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 말고도 제자논문에서 제시됐던 세계의 가설이 있거든요. 이것을 그대로 베껴 썼고요. 또 연구방법에서 보면 그게 표를 네 개, 그림을 한 개 이렇게 제시를 하는데. 그것도 통째로 그대로 옮겨다놓거든요. 거의 뭐 판박이로 빼다 박은 수준이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는 겁니다.

    ◇ 정관용> 이런 문제제기가 있자, 김 후보자가 해명을 했어요. 뭐라고 그랬냐면, 그 당시 2002년 당시에는 교수논총이든 다른 학술지든 논문이 없어서 쩔쩔매던 때다. 내가 지도한 학생을 좀 살려주자는 취지에서 지도교수가 함께 이름을 올린 것뿐이다, 이렇게 해명을 했는데. 이 점, 어떻게 보십니까?

    ◆ 박홍근> 그러니까 언론을 봐도 김 후보자가 제자 같은 경우도 자기가 1저자냐, 2저자냐, 여기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래서 뭐 ‘자기이름을 2저자에 넣으려고 했지만 말을 듣지 않아서’ 이렇게 해명하고 계시는데. 오히려 제자를 키워준다는 차원에서 학술지에다가 실어줬다고 하면, 이건 저는 정말 학계의 부조리한 관행을 본인이 너무 당연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봅니다. 다른 분도 아니고 우리나라 교육정책을 총괄할 분이, 책임져야 될 분이. 정말 그런 분의 시각이라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죠.

    ◇ 정관용> 네. 그러니까 어쨌든 본인의 연구업적으로 결국은 다 이게 집계가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 박홍근> 그러니까 제1저자인 경우는 연구 성과를, 학교마다 교수의 실적을 평가하지 않습니까? 100% 인정을 하거든요.

    ◇ 정관용> 100%?

    ◆ 박홍근> 네. 그런데 제2저자의 경우는 50% 이하로 보통 평가를 합니다. 그러니까 1저자로 돼 있기 때문에 자신이 직접 쓴 논문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100% 연구실적으로 인정받은 것이죠.

    ◇ 정관용> 그렇죠. 어제부터 불거진 송광용 교육수석도 거의 똑같은 내용이죠, 지금?

    ◆ 박홍근> 네, 그렇습니다. 여기도 제자 논문을 표절한 걸로 저희가 보고 있는데요. 제자 논문과 송 내정자 논문을 저희가 표절 검색 프로그램으로 봤더니, 유사도가 한 59% 정도 판정됐다고 그럽니다. 과연 이런 분들이 과연 어떻게 우리나라 교육계 수장을 맡을 수 있는지, 청와대가 이런 아주 초보적 인사 검증마저도 좀 하지 않았다는 게 참 걱정스럽습니다.

    ◇ 정관용> 박 의원께서는 이게 ‘지도교수의 직위를 이용한 제자 논문 가로채기의 전형이다’ 이렇게 지적을 하셨던데. 이런 일들이 지금 대학 전반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나요?

    ◆ 박홍근> 물론 정확히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대체로 학계에서 암암리에 벌어진다, 이렇게들 이야기를 많이 하거든요. 최근에는 워낙 표절 문제가 제기되면서 관행은 사라지고는 있다는데. 이건 분명 정당치 못한 행위들입니다. 그래서 절대 이 부분은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학계에서는 그런데 이런 걸 조금 구별해서 이야기하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제자 학위논문을 자기 글을 제1저자로 표기한 것, 이건 지금 박 의원 말씀하신 것처럼 예컨대 ‘논문 가로채기’ 이렇게 불러야지, 이걸 표절이라고 부르는 건 좀 부적절하다. 이런 얘기도 있더라고요.

    ◆ 박홍근> 그렇게도 표현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구 성과를 가로채고 실적을 자기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서 한 것인데. 대체로 이번에도 송 내정자가 표현한 것처럼 제목을 자기가 만들어 주는 정도, 그러니까 실제 이런 대학원에서 교수님들이 하는 일들이라는 게 제한적이거든요. 그런데 그걸 자기가 제1저자로 넣겠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봅니다.

    ◇ 정관용> 뭐 일부이긴 하겠습니다마는, 학계의 일부 인사들은 제1저자냐, 제2저자냐 이거는 논문의 공헌도를 따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건 저자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 이렇게 주장하는 분도 있는데요.

    ◆ 박홍근> 그런데 제1저자라고 하는 것은 주로 이 연구논문을 기획하고 직접 자기가 연구조사하고 그리고 작성한 사람을 제1저자라고 하는 것이고요. 제2저자는 쉽게 보조자 역할, 그러니까 지도하고 조언하는 역할이거든요. 그 본말이 바뀌어서는, 그러면 이 논문이 나오기까지는 누가 주로 이 여러 가지 데이터를 분석하고 자기 주장을 했는지에 대해서 본말이 전도되는 거 아닙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히 하고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교육부 수장이 바로 이런 잘못된 문화가 있다면 그 문화를 바로잡는 게 교육부 수장의 역할이 돼야 되겠죠?

    ◆ 박홍근> 그렇죠. 그런데 이 소위 대한민국 학술연구 윤리의 총괄 책임자가 돼야 되는데. 본인이 이런 문제에 자유롭지 못하는데 어떻게 더 엄정한 잣대를 들이댈 수 있겠습니까?

    ◇ 정관용>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박홍근>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새정치민주연합의 박홍근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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