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내정된 김명수(66) 전 한국교원대 교수 (사진=박종민 기자)
논문표절 의혹에 대한 장관 등 고위 공직자의 생존율이 보수·진보 정권에 따라 크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시절엔 논문표절 의혹을 받은 공직 후보자들이 100% 낙마했지만, 보수 정권에서는 훨씬 잦은 의혹에도 불구하고 전원 살아 남았다.
20일 CBS노컷뉴스가 2000년 이후 논문표절 의혹을 받은 장관 등에 대한 낙마 여부를 분석한 결과, 정권의 성향에 따라 결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절엔 송자 교과부장관 후보자와 김병준 교육부총리가 각각 학위논문 표절 의혹으로 모두 낙마했다.
제자에게 양해를 구했다는 해명에도 김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논문 표절여부는 고위공직자의 중요한 '도덕적 잣대'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이런 기준은 보수정권이 들어서면서 무너졌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2008년 2월 박미석 전 청와대 사회정책수석비서관, 2009년에는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 2010년 이현동 전 국세청장도 청문회 과정에서 논문표절이나 허위등록 등 줄줄이 논문 문제가 불거졌지만 모두 생존했다.
박 전 수석비서관의 경우 석달만에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논문 표절 문제가 아닌 부동산 투기와 서류조작 의혹 등이 이유였다.
박근혜 정권에서도 이런 흐름은 계속됐다. 논문 표절 문제에 대해 상대적으로 더 민감할수 밖에 없는 초대 교육부 장관인 서남수 장관이 자신의 논문을 표절한 의혹을 받았지만 취임하는데 별 지장이 없었다.
서 장관이 개각 대상에 포함된 것은 세월호 참사 수습과정에서 라면을 먹는 장면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비난여론을 이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 장관의 후임으로 내정된 김명수 후보자(사회부총리 겸)는 제자 논문 가로채기 의혹과 연구비 부정 수령 의혹을 받고 있다. 교육을 책임질 수장이 연이어 논문 표절 논란이 휘말린 것이다.
문대성 의원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이 야당시절 주장한대로라면 김 후보자는 자격미달이라며 연일 공세를 펴고 있다.
새누리당 문대성 의원은 2012년 총선 당시 박사학위 논문의 표절 논란으로 탈당했다가 다시 복당했다. 문 의원은 국민대로부터 최종적으로 논문 표절 판정을 받았다.
이번 개각에서는 김 후보자 외에 정종섭 안정행정부 장관, 이기권 고동노동부 장관 후보자도 자기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다. {RELNEWS:right}
청와대 인사로는 송광용 교육문화수석도 야당으로부터 제자논문을 베꼈다는 공격을 받고 있다.
야권에게 엄격했던 논문표절 기준이 여권에만 유독 느슨하게 적용되는 이유는 정치적 힘의 논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윤희웅 민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 "장관 후보자의 낙마여부는 국회 의석 수 등 정치적 역학 관계, 여론의 호응도에 따라 결정된다"며 "지방선거 이후 야당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어서 박근혜 대통령이 예전처럼 밀어붙이기에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