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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홍명보의 'B급 선수' 발언은 폄하인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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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컵] 홍명보의 'B급 선수' 발언은 폄하인가 아닌가

    10일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난 홍명보 감독 (사진=노컷뉴스 박종민 기자 esky0830@cbs.co.kr)

     



    홍명보 감독이 10일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사퇴 기자회견에서 남긴 'B급 선수' 발언이 또 하나의 논란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수의 축구 팬들은 홍명보 감독이 "K리그 최고의 선수가 유럽에 가면 B급이다"라고 발언해 K리그를 무시했다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그렇다면 홍명보 감독은 정확히 뭐라고 말했을까. 현장에서 녹취한 홍명보 감독의 인터뷰 내용을 단 1%의 정제 혹은 가공 절차 없이 '노컷'으로 정리해봤다.

    ▲홍명보 감독의 'B급 선수' 관련 발언 전문

    "제가 여러가지 이번 월드컵에 대해서 실패 원인을 여러 개 짚다보니까 제 머리 속에 든 하나의 생각이 제가 예선전을 거치지 않은 감독이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선수들의 장단점? 그러니까 예선을 거쳤으면 그 선수들의 능력? 그런 것들을 충분히 조금 알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드는데 그 부분이 제가 그렇지 못한 거니까, 제가 처음에 취임했을 때 팀의 골격 그런 것들은 역시 제가 아는 선수로 만드는 게 가장 좋지 않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하지만 저는 지난 7월하고 올 1월에 국내에 있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해서 전지훈련을 하고 경기를 치렀는데 그 기간에 많은 것들을 비교를 했었습니다. 저기, 지금 유럽에 있는 선수들 그런 선수들하고 많이 비교를 했었구요. 그러다 보니까 제가 2012년 올림픽을 갖다온 감독이기 때문에, 저도 들었는데 그 올림픽 멤버에 대해선데 제가 그렇기 때문에 제가 더더욱 올림픽에 있는 선수들을 객관적으로 놓고 평가를 한 것은 사실입니다. 제가 그동안 K리그 선수들도 그렇고 모든 선수들을 평가했을 때 이 선수들이 낫다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 A급 선수들이 있는데 이 선수들은 유럽에 나가면 거의 B급대 선수들이 있구요. 우리 K리그에 있는 선수들은 그 밑에 있는데 과연 잘하는 선수가 유럽에 나가서 경기를 하지 못하고 지금 그 선수들보다 조금 수준이 떨어지는 선수가 경기를 하고 있을 때 과연 이거를 어떻게 선수 구성을 해야하는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었고"

    "저한테 있어서는 지난 1월에 있었던 멕시코와의 경기가 저의 생각을 조금 바꿔놓은 건 사실입니다. 저희가 멕시코한테 4-0으로 경기를 하면서 이 정도에 우리가 갖고있는 레벨이라고 한다면 과연 이 남은 5개, 물론 기간은 5개월 정도 됐지만 실질적으로는 3월에 A매치 한 경기 밖에 없었는데 그동안에 나왔던 점들을 반영을 시켜서 경기를 했는데 앞으로도 그게 한국 축구의 아주 중요한 핵심적인 포인트가 될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좋은 선수들이 전부 해외에 나가고 거기에 나가서 경기를 하지 못하고 여기 있는 K리그 선수들은 경기를 하지만 그 선수들과 조금 있는 실력차를 어떻게 극복해나가야 되는지가 앞으로 한국 축구가, 지금 탤런트있는 선수들은 아주 많다고 생각하지만 그 선수들을 어떻게 모아 팀으로 이끌어나가냐가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고 그 점에 대해서 많이 느꼈습니다"

    여기까지다.

    "만약 지금이 월드컵 전이라면 어떤 준비를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이러한 답변이 나왔다. 그만큼 고민이 많았던 부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B급 선수'라는 단어가 나온 부분을 다시 보자. 유럽으로 이적하기 전 국내에서든 어디에서든 A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선수가 정작 유럽 이적 후에는 팀 내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수의 유럽파 선수가 있지만 팀 내에서 확고한 주전으로 인정받는 선수는 많지 않은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K리그 선수와의 비교를 위해 던진 말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즉, 'B급 선수'라는 표현이 K리그 소속 선수를 직접 지칭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후 발언에서 해외파와 K리그 소속 선수를 직접 비교한 것은 사실이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보다 K리그 소속 선수들이 '그 밑에 있다'고 표현했다. 이어 '지금 그 선수들보다 조금 수준이 떨어지는 선수'라는 표현도 했다.

    김신욱(울산)과 같은 K리그 내 특A급 선수는 유럽 구단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아직 기회가 없었을 뿐이지 언제든지 유럽 무대를 노크할 수 있는 선수들은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큰 틀에서 따져보면 '유럽파가 국내파보다 조금 수준이 높다'고 표현하는 데에는 크게 무리가 없어보인다. 국내에서 인정을 받는 '일부' 선수들 만이 유럽 무대를 노크하는 게 보통이기 때문이다.

    핵심은 이렇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감각이 떨어진 유럽파와 상대적으로 개인 기량은 떨어져도 경기 감각만큼은 탁월하다고 본 K리그 소속 선수들을 놓고 고민을 계속 했다.

    홍명보 감독은 장고 끝에 전자를 선택했다. '이 선수들이 낫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에서 알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아무리 유럽파라 할지라도 소속팀 경기에서 뛰지 못하는 선수는 뽑지 않겠다"는 원칙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유럽파의 대다수는 2012년 런던올림픽 멤버다. 그들을 '골격'으로 삼았다고 인정했다.

    그 결과는 모두가 알고 있다.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다수의 유럽파 선수들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였다.

    홍명보 감독은 예선전부터 감독을 맡았다면 더 많은 선수들의 기량을 폭넓게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그게 안됐기 때문에 단기간에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자신의 축구 스타일에 맞는 선수를 뽑아야 했고 2012년 런던올림픽 멤버가 그 주축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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