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윤성호 기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대한민국 헌법 전문이다.
오늘은 대한민국 헌법이 제정된 지 만 66년이 되는 제헌절이다. 환갑을 훌쩍 넘긴 2014년, 헌법의 정신과 내용은 과연 얼마나 구현되고 체화되었는가.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과연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있는가?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은 공고하게 다져졌는가?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는 타파되었는가?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는 균등해졌는가?
능력은 최고도로 발휘되고 있는가?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은 성취되고 있는가?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하고 있는가?
19대 대통령 선거는 국가정보원과 군의 개입 논란으로 얼룩졌고,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지 못할 수 있다는 위험신호다. 북한 핵문제를 비롯, 남북 관계는 갈등과 긴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언제 어디서 국지전이 터질지 모르는 살얼음판이다.
세월호 참사로 상징되는 자본의 탐욕, 권력의 무능과 무책임, 정부 고위직 출신들이 연루된 각 분야별 ‘마피아’의 창궐. 사회적 폐습과 불의는 타파되지 않았다. 성한 구석이 없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자살률, 이혼율, 저출산율은 어떤가. 날이 갈수록 벌어지는 빈부격차, 대책 없이 늘어나는 청년실업자들은 또 어떤가. 각인의 기회는 더욱 불균등해지고, 아까운 능력들은 사장된다.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은 여전히 멀기만 하다.
헌법이 제정되고 민주공화국이 출범한 66년, 전쟁과 독재 등 온갖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그래도 오늘 우리나라는 단군 이래 최고의 풍요와 자유를 구가하고 있다. 복지혜택도 누린다. 통시적으로 보면 그렇다.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공시적으로 보면 각종 적폐와 문제가 산적해 있다. 다시 헌법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근본으로 돌아가 성찰해야 한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 대혁신도 헌법정신을 구현하고 완수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