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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제돌이의 야생복귀 성공이 주는 의미

    • 2014-07-18 16:24

    [노컷사설]

    지난해 7월 18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앞바다로 방류된 남방큰돌고래 제돌이와 춘삼이 (사진=제돌이방류시민위원회 제공)

     

    온 국민의 관심 속에 고향인 제주 바다로 돌아간 돌고래 제돌이가 야생에 완전히 적응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7월 18일 제돌이를 바다에 풀어준 지 오늘로 꼭 1년을 맞았는데, 다른 돌고래들과 잘 어울리고 단체로 먹이 사냥을 하는 등 자연 환경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찰 결과이다. 역시 바다로 돌아간 다른 두 마리의 돌고래도 특별한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한다.

    사실 제돌이를 바다로 돌려보내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서울대공원에서 수족관에 갇힌 채 돌고래쇼를 벌이던 제돌이는 제주 바다에서 불법 포획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2년 전 박원순 서울시장에 의해 고향으로 돌려보내겠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제돌이는 국내에서는 제주에서만 100여 마리가 발견되는 남방큰돌고래로 국제적인 보호어종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3년이나 사람 손에 길들여진 제돌이가 야성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견이 있었고, 돌고래를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일 필요가 있는가 하는 반대 여론도 있었다.

    하지만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돌이의 야생 귀환은 1년 만에 성공했다. 더구나 이 성공은 우리나라 야생 동물의 환경과 생태계 연구에도 큰 획을 긋는 역사적인 사건이 되었다. 야생에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학계 일각의 우려는 기우가 됐다. 세계적인 명성의 다큐멘터리 잡지인 내셔널지오그래픽도 이 제돌이의 성공을 지구촌에 소개한다고 한다.

    유례를 찾아보기 드문 돌고래의 성공적 방류는 학계의 관심과 함께 야생 동물에 대한 우리의 의식을 바꾸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 환경과 자연 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야생 동물을 가둬놓고 재주를 가르쳐 사람들의 볼거리로 만드는 일은 요즘 세계적으로 지양하는 추세이다. 오히려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자연의 환경을 복원해 생태계를 살리는 일을 서두르고 있다. 지리산에서 반달가슴곰 복원작업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때문이다.

    비록 제돌이는 고향으로 돌아갔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51마리의 돌고래가 전국 각지에서 전시나 공연 목적으로 사육되고 있다. 더구나 제2롯데월드 등의 개장을 앞두고 돌고래의 수입은 더욱 늘고 있다고 한다. 대규모 놀이공원을 만들고 여기에서 동물을 이용해 돈벌이를 하는 행태는 예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번 제돌이의 성공을 통해 한층 높아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 의식이 제2·제3의 제돌이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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