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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유병언 변사체, 의문 깨끗이 풀어야

    • 2014-07-22 17:16

    [노컷사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정밀 감식을 위해 서울로 이송된 22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월동 서울과학수사연구소로 구급차가 들어가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세월호 실소유주 유병언 씨의 사체로 확인됐다고 경찰이 발표했다.

    경찰은 변사체의 DNA검사 결과 유 씨의 DNA와 일치하고 오른쪽 집게손가락 지문을 검색한 결과 유 씨의 지문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DNA검사의 정확도가 99.9%에 이르고 지문 역시 유 씨의 것과 일치하는 만큼 유병언 씨가 확실하다는 것이 검찰과 경찰의 결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원파 신도의 조직적인 비호 속에 20억원 도피자금을 가지고 호화 도피 행각'을 벌인다는 유병언씨가 왜 혼자 숨진 채 야산에서 발견됐는지 이번 사건을 둘러싼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

    우선 사망 당시 변사체의 상태가 거의 백골상태일 정도로 부패가 심하게 진행됐다는 점이다.

    유 씨의 마지막 행적으로 추정되는 시점은 검찰과 경찰이 송치재 휴게소 인근 별장을 수색한 5월 25일이다.

    유 씨가 급하게 도주하다 당일 사망했다 하더라도 18일만에 백골상태일 정도로 시신이 부패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5월말부터 무더위와 습한 날씨가 이어졌다고 해도 통상적인 변사체의 상태보다 심하게 부패돼 훨씬 이전에 숨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발견 당시 주변에 소주와 막걸리가 있었다는 점도 의문이다.

    구원파 신도들은 유씨가 절대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유 씨일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주장한다.

    구원파 신도들의 도움을 받고 도주중이던 유 씨가 혼자 떨어져 숨졌다는 점도 의문으로 남는다.

    이같은 의문이 제기되면서 경찰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유 씨의 사망사실을 믿기 어렵다는 반응들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처럼 의문이 커진데는 무엇보다 경찰의 초동대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변사체가 발견된 이후 신원을 확인하기까지 40일이나 걸렸다.
    더욱이 변사체 주변에는 유병언임을 입증할 만한 정황증거도 여러 가지 있었다.

    고가의 이태리제 상의 재킷을 입고 있었고 신발도 명품인데다 구원파 계열사 제조회사 이름이 적힌 스쿠알렌 빈병도 있었다.

    변사체와 함께 발견된 가방 안쪽에는 유병언 전 회장이 쓴 책의 제목인 '꿈같은 사랑'이라는 글귀가 적혀있었다.

    게다가 변사체가 발견된 곳은 유씨의 은신처였던 송치재 별장으로부터 불과 2.3km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RELNEWS:right}변사체 발견 즉시 제대로 현장감식을 하고 합리적인 의심을 했다면 이후 40일 동안 모든 경찰력을 동원한 소모적인 검거작전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제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시신을 재부검한다고 한다.

    사망시점과 사인 등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결과가 나와야 한다.
    검경이 유 씨의 것으로 채취한 시료가 정확한지에 대한 재검증도 이뤄져야 한다.

    검경의 철저한 수사만이 유 씨의 사망과 관련한 각종 의혹과 온갖 음모론이 고개를 드는 것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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