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자녀를 잃은 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화면 캡처)
"우리는 안전지대를 찾아 학교로 왔을 뿐이에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난민인 모하메드 신바리가 병원에서 무릎을 꿇은 채 울부짖었다. 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해 학교를 찾은 신바리는 "그들은 학교마저 폭격했다"고 절규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간 교전 17일째인 24일(현지시간) 가자지구의 난민들을 수용한 베이트 하눈의 유엔(UN) 학교 시설이 공격을 받았다고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 학교는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가 팔레스타인 난민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운영해온 곳이다.
이날 포격은 유엔 직원을 포함한 16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여성과 어린이 등 수십 명은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대부분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피해 유엔이 운영하는 건물로 대피했다가 화를 입었다.
이스라엘은 직접적인 포격을 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학교에 머물던 난민들은 3~5차례 폭발이 일어났다면서 이스라엘의 소행이라고 확신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21일 해당 학교에 머물고 있는 난민들과 유엔 직원들에게 대피할 것을 경고한 바 있다.
사고 소식을 전해들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여성과 아이들, 유엔 직원 등 다수가 살해 당했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고 규탄하면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대화를 촉구했다. 유엔은 그러나 이번 포격이 누구의 소행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지난 8일부터 가자지구 공격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유엔 관련 시설이 피격 당한 것은 이번이 벌써 네 번째다. 가자지구 전체 인구 181만여 명 가운데 8%인 15만여 명이 안전한 곳을 찾아 UNRWA가 운영하는 학교로 몰려든다.
희생자 규모는 날이 갈수록 더욱 비극적이다. 전날까지 팔레스타인에서 803명의 주민들이 무고한 희생을 당했다. 이스라엘 쪽에서는 군인 32명과 민간인 3명 등 35명이 사망했다.
유혈 충돌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지만, 휴전 협상은 지지부진하다. 설상가상으로 이스라엘에서는 극우 정치인인 레우벤 리블린(74)이 제10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그는 "가자지구에서 계속되는 폭력에 이스라엘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성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