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빚 문제로 다투다 부모를 숨지게 하고 시신에 불을 낸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부모를 숨지게 한 뒤 시신을 방치하다 불을 지른 혐의(존속살해 등)로 박 모(32) 씨를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6일 밝혔다.
박 씨는 지난달 28일 성북구 정릉동의 자택에서 어머니 조 모(65) 씨와 다투다 살해하고, 이틀 후 아버지 박 모(69) 씨까지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열흘째 이웃 부부가 보이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는다"는 이웃 주민의 신고로 이날 오후 5시쯤 성북구 정릉동의 한 다세대 주택에 출동했다가 이 건물 1층에서 박 씨 부부의 시신 2구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시신은 이불과 포장용 충전재에 감겨있었고, 이불에는 불이 붙어있었다.
이 과정에서 박 씨는 경찰이 자택에 찾아오자 2층 난간에서 뛰어내려 탈출하려다 다리와 허리에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박 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1시쯤 집 2층 거실에서 2,000여만원의 카드빚 등 경제적 문제로 어머니와 다투다 숨지게 한 뒤, 이틀 뒤인 30일 밤 11시쯤 아버지마저 숨지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시신을 숨겨두다 경찰이 출동하자 범행을 감추려 방에 등유를 뿌리고 불을 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달 28일 부모를 죽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가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며 "범행수법과 동기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