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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증대 3종세트', 종교인 과세처럼 될라…

경제정책

    '소득증대 3종세트', 종교인 과세처럼 될라…

    정치권 이견과 논란 속에서 원안 통과는 미지수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47차 세제발전심의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박종민 기자)

     

    올해 세법개정안에서 정부가 내놓은 회심의 카드가 바로 '가계소득증대세제 3종 세트'다. ▲근로소득증대세제, ▲배당소득증대세제, ▲기업소득환류세제 등 3가지 세제로 구성돼 있다.

    근로소득증대세제는 임금인상을 많이 해준 기업에 10% 세액공제를 해주는 일종의 유인책이고, 배당소득증대세제 또한 고배당 기업에게 주는 인센티브다. 고배당 기업의 주주들은 주식 배당금에 대한 세부담이 낮아진다.

    반대로, 기업소득환류세제는 기업이 소득의 일정부분 가운데 쓰지 않고 쌓아둔 돈에 10%의 세금을 매기는 일종의 벌칙이다. 세제를 통해 정해준 일정부분 (20~80%: 추후 시행령에 정함)은 가급적 투자와 임금, 배당, 중소기업과의 상생지출 등에 남기지 않고 다 쓰라는 얘기다.

    들어서자마자 '가계소득을 늘려주겠다'고 장담해온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은 이번에 내놓은 '3종 세트'가 기업 돈을 가계로 잘 흐르게 하는 촉매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새 경제팀 회심의 카드…벌써부터 부자감세 논란

    하지만 이들 가계소득증대세제 3종 세트가 국회에서 무사생환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고 있다. 정부의 원안이 가급적 취지를 살려 그대로 통과될 수 있을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논란은 무성하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배당소득증대세제다. 고배당 기업의 주식배당금에 대한 원천징수 세액을 14%에서 9%로 낮춰준 것과 함께, 주식부자들에게도 세금혜택을 준 부분이 문제로 떠올랐다.

    앞으로 주식부자들은 고배당 기업의 주식배당금에 대해서는 25% 세율로 분리과세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지난해 1078억6천만원의 배당금을 받은 이건희 삼성 회장의 경우 분리과세를 통해 66억6천만원의 감세 혜택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많게는 억대의 세금을 경감받는 주식부자들과 달리 몇백만원어치 주식을 들고 있는 소액주주들은 세금이 5%p 내려가더라도 사실 절세 혜택은 많아 봐야 몇천원에 불과하다. 주식부자들을 위한 부자감세 2탄에 불과하다는 야당의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 노조없는 기업, 오히려 임금인상 억제될 수도

    근로소득증대세제도 약점이 있다. 특히 노조가 없는 기업의 경우 해당 세제는 경영자가 오히려 임금인상을 최소화하는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근로소득증대세제는 직전 3년 동안의 평균임금 상승률보다 임금을 더 높여줬을 때 세액공제를 해주는 구조로 돼 있다. 따라서 3년 평균을 낮추기 위해 임금인상을 최대한 억제한 뒤, 이듬해나 그 다음해에 임금을 올려 세금 공제혜택을 받겠다는 계획을 세울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고의적인 임금 동결 등을 방지할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노조가 없는 영세 기업의 경우 경영자의 의중에 따라 임금인상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앞으로 부작용 방지 장치를 만드는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 기업소득환류세제 놓고도 여야 충돌

    기업소득환류세제를 놓고도 벌써부터 여야간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재계가 기업에 대한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것은 아닌지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는 가운데, 여당도 기업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야당에서는 해당 세제가 3년 한시법인데다, 기업이 빠져나갈 구멍이 많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자체 세법개장언을 통해 차라리 법인세를 다시 인상하자는 쪽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여야 간 합의를 도출하기 힘든 구도에다, 이익집단으로서 재계까지 견제에 나선 상황을 감안하면, 기업소득환류세제는 몇 년째 말만 무성한 ‘종교인 과세’처럼 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원안이 상당부분 수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에 3종 세트를 기획한 정부 2기 경제팀의 의지는 확고하다. 경제팀 수장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서 지난달 28일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국회를 잘 설득시켜서 정기국회 내에 잘 통과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으로 국회 심의 과정에서 '가계소득증대세제 3종 세트'가 원안의 형태를 가급적 유지하며 무사생환 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나중 결과물을 보면 정부와 여당이 얼마나 가계소득 증대에 의지가 있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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