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경축사를 낭독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북한 매체들이 17일 박근혜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 대해 잇따라 비난하면서 5.24 조치 해제 등 정책전환을 촉구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대결의 빗장을 그대로 두고 협력의 문을 열수 있는가'는 제목의 글에서 "남조선 집권자의 '8.15 경축사'라는 것은 북남관계 문제에 대한 똑똑한 해결책은 없고 종전의 입장을 되풀이하는 것으로서 실속이 없는 겉치레, 책임 전가로 일관된 진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이어 지금 북남 사이의 불신과 대결이 해소되지 못하고 극단에로 치닫는 것이 과연 환경, 민생, 문화의 통로를 열지 못해서인가"라면서 "남북관계 악화의 근원인 정치, 군사적 대결을 해소하지 않고 대화, 접촉, 왕래를 정상화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북남 협력의 길이 반통일적인 '5.24 조치'에 의해 꽉 막혀버렸는데 그것을 그대로 두고 '환경, 민생, 문화의 통로'를 열자고 했으니 모순도 이만저만한 모순이 아니다"라며 5.24 조치 해제를 재촉구했다.
신문은 박 대통령의 북한의 핵 포기 발언에 대해서는 "더욱 문제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남조선 집권자가 우리의 핵과 미사일을 걸고 들며 또다시 위협 타령을 늘어놓은 것"이라고 반감을 드려냈다.
한편, 북한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도 이날 '근본문제부터 풀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박 대통령의 경축사는 남조선 민심과 온 겨레의 지향과 요구에 부응하는 내용들은 하나도 없고 부차적이고 지엽적인 내용들만이 열거돼 있다"고 밝혔다.
우리민족끼리는 "결론부터 말하면 그것은 북남관계 개선과 조국통일을 위한 근본문제를 외면한 것으로서 논할만한 하등의 가치도 없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제안한 '하천과 생태계 관리' 등에 대해 "말들 자체가 단어만 바꾸어놓았을 따름이지 이미 휴지장으로 낙인된 '한반도신뢰프로세스'나 '드레즈덴선언'에서 다 거론 된 것들"이라고 비판했다.
우리민족끼리는 "남조선당국이 진정으로 북남관계개선과 조국통일을 바란다면 그를 위한 근본문제해결에 먼저 낯을 돌리고 겨레의 지향과 요구대로 북남선언들을 이행하기 위한 정책적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다시 촉구했다.
북한 매체들의 이러한 보도는 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 5.24 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을 비판하면서 정책전환을 다시 촉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