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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황진환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로마로 향하는 귀국길에 올라서도 방한 기간 중에 만난 사회적 약자들을 잊지 않고 기억했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며 마지막까지 희망을 불어넣었다.

교황은 18일(현지시간) 한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전세기 안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박 5일 간의 방한 소회를 밝혔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만난 소감을 묻는 질문에 교황은 "침략으로 끌려가 이용을 당했지만, 인간적인 품위를 잃지는 않았다고 생각했다"며 할머니들의 정신력을 치켜세웠다.

또 "할머니들은 이용을 당했고, 노예가 됐다"면서 "할머니들이 이처럼 큰 코통 속에서도 어떻게 품위를 잃지 않았는지 생각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남북 문제와 관련해서는 "분단으로 많은 이산가족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도 "남북한이 같은 언어를 쓰는 것은 한 형제이기 때문에 희망이 있다"고 남북통일을 위한 기도를 올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기간에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깊은 관심을 보인 이유도 설명했다.

교황은 세월호 추모 리본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어떤 사람이 중립을 지켜야 하니 떼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물었지만, 인간적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는 없었다"고 답했다.

앞서 교황은 지난 15일 유족에게서 받은 노란색 추모 리본을 방한 기간 내내 착용한 채 각종 행사에 나섰고, 이날 귀국길 기자회견에서도 떼지 않았다.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는 "세월호 희생자의 아버지와 어머니, 형제, 자매를 생각하면 그 고통이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이라면서 깊은 위로의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교황은 이날 60여명의 외신기자들이 참석한 기자회견에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 문제와 이라크 사태 등 국제적인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교황은 "내일이라도 당장 중국에 갈 생각이 있다"면서 "교황청은 중국 국민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재차 피력한 것이다.

지난 14일 방한길에 오른 교황은 중국 영공을 처음으로 통과하면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중국인에게 축복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교황은 또 이라크 사태와 관련해 급진 수니파 반군의 민간인 공격 중단을 촉구하면서도 "한 나라가 홀로 침략을 중단시키는 것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을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다만, 이라크 사태 해결을 위한 군사적 개입에 대해서는 "정당하지 못한 침략을 막는 것은 합법적이다"라고 말해 유엔(UN) 등 국제사회가 합의하면 이라크 사태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용인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교황은 내년 9월 미국을 방문해 필라델피아와 워싱턴 DC, 뉴욕 등 3개 도시를 순방하고 싶다는 의향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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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다, 지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