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집값 띄우기에 나섰지만 어찌된 일인지 전셋값이 더 빨리 뛰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조사 결과 최근 4주 동안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주일 간격으로 0.04~0.06% 올랐다.
이에 비해 전세가격지수는 0.07~0.09%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정부가 DTI, LTV 완화 등 7.24 부동산대책을 발표한 지 한 달 동안의 흐름이다.
집값이 오르면 전세 수요자들이 내 집 장만에 나서 전세대란이 사라질 것이란 예상은 아직 시기상조인 셈이다.
이런 현상은 서울 강북지역에서 더욱 뚜렷하다.
최근 3주간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전주대비 0.01~0.04%에 불과했고 그 직전(7월29일) 조사에선 0.02% 하락하기도 했다.
반면 전세가격지수는 같은 기간에 0.05~0.12%나 급등했다.
한국감정원 김지홍 주택통계과장은 “집값 상승 분위기에 집주인들이 매도 호가를 높이고 있고 이에 따라서 전세가격도 동반 상승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있는 점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가 월세 전환을 부추기는 것도 전세 품귀를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지난달 전세 거래는 전년동월대비 18.5% 증가한데 비해 월세 거래는 28.5%나 늘어났다.
전국의 아파트 전월세 계약에서 차지하는 월세 거래 비중은 2012년 7월 26.1%이던 것이 올해 7월에는 34.4%로 급증했다.
이에 대해 다수 전문가들은 정부의 집값 부양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에 시장 여건은 점차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당분간은 전셋값 상승세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RELNEWS:right}닥터아파트 권일 리서치팀장은 “올해도 전셋값은 오른다고 봐야 한다”면서 “이르면 내년 상반기 경부터 매수세와 전세 수요가 어느 정도 비율이 맞으면서 역전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한 번 올라간 전셋값이 쉽게 내려갈지 의문인데다, 그때까지 돈 없는 세입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대책은 집값 상승 분위기에 묻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