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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새누리당은 왜 '문재인 단식'을 부담스러워하나?"



정치 일반

    [Why뉴스]"새누리당은 왜 '문재인 단식'을 부담스러워하나?"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유민이 아빠' 김영오 씨 단식 43일째, 가수 김장훈 씨 단식 21일째, 그리고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 단식 7일째다.

    김영오 씨가 병원에 입원해서도 식사를 거부하면서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은 한 목숨을 건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의원의 단식에 대해 새누리당이 집중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김태호 최고위원에 이어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비판의 공세를 취하더니 어제(24일)는 당 대변인이 공식적인 논평을 통해 문재인 의원을 직접 겨냥하고 나선 것이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새누리당은 왜 '문재인 단식'을 부담스러워하나?"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Why뉴스]"새누리당은 왜 '문재인 단식'을 부담스러워하나?" 방송 듣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중인 세월호 유가족 유민이 아빠 김영오 씨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 (사진=황진환 기자)

     

    ▶ 새누리당이 대변인 공식 논평을 통해 문재인 의원의 단식을 비판한 것이냐?

    = 그렇다.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은 24일 <문재인 의원,="" 단식="" 중단하고="" 정치="" 복귀해야="">라는 제목의 공식 논평을 했다.

    권은희 대변인은 "2012년 대선후보이자 차기 대권후보로 거론되시는 분이 갈등을 중재하고 화합에 앞장서는 것이 아니라 여야 원내대표 합의를 무시하고 사회 갈등을 부추기는 모습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권 대변인은 "2004년 지율스님이 단식을 하셨을 때 당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셨던 문재인 의원은 단식을 돕는 시민단체를 향해 '지율 스님의 단식 중단에 나서야지, 단식을 부추기는 일을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던 분이 정권이 바뀌자 여야 합의는 내팽개치고 단식을 주도하는 자가당착(自家撞着)적 행보를 보이는 것이 바로 현재 문재인 의원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권은희 대변인은 이어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언론에서는 문 의원이 '세월호 파행'을 주도적으로 부추기는 거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공격한 뒤 "대선주자급의 정치지도자로서 대안 없는 비판과 강경투쟁, 단식을 중단하시고 정치에 복귀하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새누리당 지도부들도 문 의원의 단식을 비판하지 않았나?

    = 그렇다. 권은희 대변인의 나오기 전 이미 김태호 최고위원과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문재인 의원의 단식을 비판했다.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은 지난 21일 "문 의원은 특별법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을 때는 보이지 않다가, 여야가 어렵사리 합의를 이끈 그 순간에 동조단식에 들어갔다"며 "자신의 행동이 여야 타협의 정치에 얼마나 큰 걸림돌이 되는지, 또 본인이 속한 당의 지도부를 얼마나 벼랑 끝으로 몰고 가는지 돌이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특히 그분은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이자, 지난 대선에서는 야당 후보로서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는 데 앞장을 서야 하는 국회의원 신분으로 광장으로 나간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하루속히 국회로 돌아와 특별법이 더 원만하게 합의되도록 앞장서 달라"고 말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도 언론인터뷰에서 문재인 의원의 단식과 관련해 "당 지도부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문재인 의원은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는 것인데, 그분은 어느 정당 소속 당원이신지?"라고 반문하면서 "특별법 문제에 대해 진지한 성찰과 고민이 있는 것인지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도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의원 자신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최소한의 도의적 책임도 없는 것처럼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혼자 단식을 지속하면서 책임에서 빠져나가려는 태도는 정말 야비하다"고 비난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중인 세월호 유가족 유민이 아빠 김영오 씨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 (사진=황진환 기자)

     

    ▶ 새누리당이 유민이 아빠 김영오 씨가 단식할 때는 관심을 기울이지도 않다가 문재인 의원의 단식에 대해서는 이렇게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뭔가?

    = 무엇보다도 부담스럽기 때문일 것이다.

    문재인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맞붙었던 야권의 유력정치인이다. 그렇다보니 세월호 유족들의 단식농성보다 파장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민이 아빠' 김영오 씨의 목숨을 건 단식이 40일 넘게 이어지면서 광화문 광장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하나의 구심이 되고 있다. 1987년 6월 항쟁 당시의 명동성당이나 부산 가톨릭센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야당의 유력정치인인 문재인 의원이 김영오 씨를 살려야한다며 단식에 나서자 시민들의 동조단식이 확산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당인 새누리당으로서는 부담스러워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용인대 최창렬 교수는 "새누리당이 문재인 의원의 단식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야당이나 유가족들의 생각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결집하고 이에 따라 국민들의 여론이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경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의 한 유력정치인도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에 이어 새누리당이 문 의원의 단식을 공격하는 건 문재인 의원이 단식하는 상황이 부담스럽기 때문일 것"이라면서 "유족들의 단식과 문재인 의원의 단식의 파장은 다를 것"이라고 풀이했다.

    문재인 의원의 측근 인사도 "여당이 공식논평을 통해서 문재인 의원의 단식을 비판하는 건 못 본 채 하기에는 부담스럽기 때문 아니겠냐?"며 "그냥 외면하고 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의원의 단식에 이어 정의당 천호선 대표와 소속의원 5명도 단식에 들어갔고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도 단식에 동참했다. 동조단식은 광화문광장 뿐만 아니라 전국곳곳에서 이어지고 있고 어제(24일)는 유민 아빠를 보살피던 의료진들이 동조단식을 시작했다.

    ▶ 문재인 의원이 단식에 들어간 이유는 뭐냐?

    = 여러 정치적인 해석과 억측들이 나돌고 있지만, 문재인 의원은 단식의 목적이 유민이 아빠 김영오 씨를 살리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사진=문재인 의원 페이스북 캡처)

     

    문 의원은 지난 19일부터 단식에 들어갔는데 당시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제목이 "제가 대신하겠습니다. 김영오님을 살려야 합니다"였다.

    문 의원은 이 글에서 "세월호 유족들의 단식, 특히 37일째를 맞는 유민 아빠 김영오님의 단식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면서 "그들이 목숨을 걸고 이루고자 하는 특별법 제정으로 진상규명, 이제 우리가 나서야 합니다. 거기에 고통이 요구된다면 그 고통을 우리가 짊어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저는 단식에 들어갑니다. 김영오님을 비롯한 유족들의 단식 중단을 간곡하게 호소합니다. 제가 대신하겠습니다. 김영오님을 살려야 합니다"라고 밝혔다.

    문 의원은 어제(24일) 페이스북에 <'세월호 특별법'은 목숨을 구하는 법입니다.>는 글을 올렸는데 "제가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을 한지 6일이 됐습니다. 유민 아빠 김영오 씨의 단식을 말리기 위한 일입니다"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사진=문재인 의원 페이스북 캡처)

     

    문 의원은 이어 "세월호 특별법은 참사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여 다시는 그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자는 전 국민적 합의입니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금석입니다. 여야 간의 문제가 아닙니다. 정쟁의 대상이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제대로 진실규명을 할 수 있을지 그 방안에 지혜가 모아져야 합니다"라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나설 것을 촉구했다.

    문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합니다. 다시 한 번 유족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어루만져 주시기 바랍니다. 유족들이 동의할 수 있는 특별법을 여야가 합의하여 만들 수 있도록 독려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문재인 의원의 보좌진이나 측근들에게 단식을 하게 된 이유를 물으면 문 의원이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김영오 씨 때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한 보좌진은 "문 의원의 지난 대선 구호가 '사람이 먼저다'였다"면서 "이번 단식도 그런 차원에서 사람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 문재인 의원의 단식 언제까지 계속되는 거냐?

    = 그건 예정이 없다. 문 의원이 언제까지 단식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문 의원의 최측근인사는 "(문 의원의 단식은)유민 아빠 단식을 멈추게 하는 게 1차적인 목표였다"면서 "문 의원의 단식이 언제까지다 이렇게 못 박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경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했던 김경수 전 봉하재단 사무국장은 "문재인 의원은 단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본인이 단식을 한 적도 없고 단식으로 싸우는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그렇지만 유민이 아빠를 살리기 위해 단식을 시작했으니까 문 의원의 평소 스타일상 잘 안 움직이지만 움직이면 대안이 없는 이상 그냥 밀고나가는 스타일임을 감안하면 유민이 아빠가 단식을 중단하거나 이후의 대안이 있어야 그만두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배재정 의원도 "문 의원이 단식을 중단하려면 유민이 아빠가 단식을 중단하거나 확고한 희망이 있을 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일단은 단식의 첫 번째 목적인 유민이 아빠 김영오 씨의 단식이 중단되기 전에는 단식을 끝내지 않을 것 같다. 단식 43일째인 김영오 씨는 병원에 입원해서도 계속 식사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으로써는 문재인 의원의 단식이 언제 끝날 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정치권 일각에서는 문 의원의 단식이 정치적인 노림수가 아닌가? 그런 비판도 있다.

    = 야당보다는 여당 쪽에서 그런 분석이 많이 나온다고 한다. 문재인 의원이 당내 강경파들을 결집시켜서 전당대회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려는 의도다. 486과 당내 강경파들을 대변하는 것이다. 박영선 비대위원장을 흔드는 것이다. 등등 이런 저런 분석들이 많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이 공식 대변인 논평에서 "문 의원이 '세월호 파행'을 주도적으로 부추기는 거 아니냐"는 언급을 한 것도 이런 맥락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물론 문재인 의원이 단식에 들어감으로서 정치의 전면에 나선 건 맞다. 지난해 남북대화록 정국에서 정치전면에 나선 이후 1년여 만에 다시 정치전면에 나선 것이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동조단식중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 (사진=황진환 기자)

     

    문재인 의원은 유민이 아빠 김영오 씨를 살리기 위한 순수한 마음에서 시작했더라도 문 의원이 야권의 유력대선후보군이고 당권 주자인 만큼 정치적인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다.

    과거에도 1983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신군부의 정치탄압에 항의해 23일간 단식을 했고 199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13일간 단식을 한 전례가 있다. 문재인 의원이 의도했건 하지 않았건 유력정치인의 단식은 그만큼 파장이 큰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결기가 부족해 보였던 문재인 의원이 단식에 나섬으로서 지도자로서의 새로운 모습을 보인다거나, 그동안 야당이 너무 무기력했는데 이번 기회에 야성을 찾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NEWS:right}

    물론 비판적인 쪽에서는 문 의원의 단식이 여·야 협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비판을 하기도 한다.

    조선일보는 사설을 통해 "문 의원의 단식은 대선 후보를 지낸 정치 지도자의 처신이라고 하기엔 가볍고 무책임하게 보인다"면서 "문 의원과 친노가 여야 협상을 무산시키고 대신 대통령과 정부를 향한 강경 투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도 달리 할 말이 없게 됐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 기사를 인용해 공식논평을 냈다.)

    중앙일보도 <전직 대통령="" 후보의="" 잘못된="" 처신="">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그가(문 의원) 앞장서서 유가족을 설득했다면 자신도 정권에 대한 투쟁 차원을 떠나 국가를 생각하는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았을 것이다. 대통령 후보의 수준이 그 나라의 수준"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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